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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가 될 순 없어 - 임미숙씨네 가정을 보며 들었던 안타까운 생각들.이런 저런 이야기 2020. 9. 1. 06:00728x90
1호가 될 순 없어라는 프로를 가끔 재미있게 보고 있는데요.
임미숙씨네 편을 보며 다른 때와 다르게 많은 생각들이 들었습니다.
남편에게 핸드폰 비밀번호를 알려달라고 울며 애원하는 미숙님의 모습에서 옛날 제 모습이 겹쳐보이기도 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는 김학래씨의 모습에서 전남편의 모습이 보이고
옛날의 아픔들이 다시 떠올라서 계속 시청을 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는데요.
(그때의 이야기를 적은 포스팅은 여기서 읽으실 수가 있어요.)
김학래씨의 외도의 과거로 인한 상처때문에 지금까지 아파하며 힘들어하는 임미숙씨를 보다보니 나는 이혼하길 정말 잘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그 이유는 제가 이혼을 하지 않았다면 제 모습이 임미숙씨의 그것과 크게 다를 바가 없을 것 같아 보여서 였습니다.
어찌보면 별것 아닌 일에도 의심하게 되고 또 상처받고 아파하며 그렇게 살고 있었을 것 같아서 입니다.
그리고 또 어찌보면 정말 별것 아닌 일로 넘어갈 수 있는 일을 크게 키우고 다시 한번 내게 상처를 주는 사람은 다른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예민해서 혹은 내가 갱년기여서 나의 잘못으로 이런 상황이 되었다는 내것이 아닌 자책감까지 안고 살고 있었을 것 같아서 입니다.
그리고 임미숙씨네 아들을 보며 이혼하길 잘 했다는 생각을 다시한번 하게 되었는데요,
프로그램 상에서는 그런 엄마아빠의 갈등을 아들이 잘 중재해주고 다독여주는 모습을 보여주며 얼마나 그 아들이
착하고 장한 아들인지 그 두사람에게 소중한 인물인지를 보여주었는데요.
저는 그 아들의 모습을 보면서 옛날의 제가 생각이 나면서 다른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전에 저희 부모님이 싸우시면 임미숙씨네 아들이 하는 역할을 한 사람은 저였거든요.
외도한 아빠의 변명을 들어주며 자기 합리화를 인정해주며 상처받아서 아파하는 엄마에게 공감을 하며 엄마의 감정을
다독여주는 그 역할을 하는 사람이 저였었습니다.
어려서부터 부모님의 사이가 워낙 나쁘셨다보니 저는 본의아니게 빨리 어른이 되었어야 했는데요.
특히 엄마에게는 엄마라는 존재가 내가 의지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닌 연약한 우리 엄마를 내가 보호해줘야 하는 존재였습니다.
반복된 외도를 하시고도 당당하게 자기 변명과 가정을 지키기 위해 그런거라는 합리화를 하시는 아빠를 이해하며 자라야 했었기에 결혼을 하고 외도를 하는 남편도 참아내고 이해해 주려고 노력하는게 당연하다 생각이 되었었는데요.
임미숙씨과 김학래씨 부부를 보며 그 나이의 부모가 두 사람의 갈등을 어른인 당사자들이 풀어내지 못하고 아들을 통해
풀어내는 모습을 보면서 저 아들이 겉으로는 듬직한 아들인척 괜찮은 척 하지만 속은 얼마나 힘들어 하고 있을까 생각을 하니 참 안타까웠습니다.
그리고 그런 부모들의 모습을 보며 저 아들은 또 어떤 비뚤어진 부부의 모습을 당연한듯 받아들이며 자랐을 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남편의 외도를 당연히 이해하고 참고 반복되는 외도에도 가정을 잘 지키며 살아야 한다고 그게 당연한거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자란 저처럼 말이지요.
아니 어쩌면 아빠의 외도와 엄마의 상처를 보고 자란 제 오빠가 절대로 외도는 하지 않는 사람이 되겠다 혹은 절대로 폭력을 쓰는 아빠나 남편은 되지 않겠다고 다짐을 하고 그걸 지켜내고 사는 것 처럼 그 아들도 그렇게 살 수도 있겠지요.
뭐가 되었든 그런 부모님의 갈등밑에서 자라지 않은 자식들의 삶보다는 더 치열하고 힘든 삶입니다.
내 아들에게는 나와 같은 삶 살게 하고 싶지 않아서 이혼을 하기도 했는데요.
아들 앞에서 전남편과 싸우는 모습을 단 한번도 보여준 적이 없었으니요.
전남편의 외도로 이혼을 하게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 아들은 많이 힘들어 하긴 했지만 아빠와의 연락을 차단했는데요.
그렇게 자신이 싫은건 싫다고 좋은 건 좋다고 표현하는 아들의 삶이 더 건강해 보입니다.
이혼을 하고 저는 여러모로 건강해지고 있는데요.
무엇보다 행복하게 산다는 게 이렇게 힘들이지 않아도 되는 일이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나를 좀 더 아끼고 사랑하고 배려해주는 삶이 이렇게 쉬운일이었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임미숙씨과 김학래씨 부부의 모습을 보며 두분의 관계가 더 건강해졌으면 좋겠다 생각을 했습니다.
그 아들이 중간에서 중재자의 역할을 더이상 하지 않아도 되게 말이지요.
그 아들이 28살인데 그 부모가 아들로 부터 정신적 독립이 전혀 되어있지 않은것을 보며 저 아들이 장가를 간다면 어떤 결혼생활을 하게 될지 눈에 보이기도 했네요.
이 나이가 되고 나니 결혼을 생각할때 상대를 고를때 제일 중요한 것중 하나가 경제적 정신적 독립을 제대로 이룬 사람과 결혼을 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상대방의 부모가 자식으로 부터 경제적, 정신적 독립을 제대로 이룬 사람들인가를 보는 것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물론 나부터도 혹은 내 부모님도 경제적,정신적 독립을 잘 이루어야 하겠지요.
자신이 과거에 한 행동으로 인해 그 오랜 세월 아파하고 지금도 힘들어 하고 있는 아내의 눈물앞에서 자신의 프라이버시를 내세우는 김학래씨의 행동이 정말 너무도 이기적으로 보여서 참 마음이 아팠습니다.
자신의 프라이버시를 내세우려면 제대로 행동을 하셨어야지요.
전과자들이 문제가 생길때마다 먼저 의심을 받는 이유는 그 일을 충분히 할 수 있는 능력과 그런 것을 행동으로 옮겨본 경험을 바탕으로 다른 사람들 보다 더 쉽게 그런 일을 다시 할 수 있는 사람이기때문인데요.
의심을 받는 것이 싫다면 바로 알리바이를 입증해야 그 의심에서 벗어날 수 있는 거겠지요.
김학래씨의 케이스도 마찬가지 인데 자신은 프라이버시를 위해 알리바이는 대기 싫다고 하면서 의심도 싫다라는 주장을 너무도 당연하게 당당하게 하는 것을 보며 헛웃음만 나왔습니다.
옛날 같으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정을 지키는 임미숙씨를 잘하고 계시다고 했겠지만 이혼을 하고 보니 그러지 않아도 괜찮다는 이야기를 해 드리고 싶은데요. 그 이유는 더 이상 아파하며 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나를 위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를 알게 되서 그런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게 자식들에게 더 나은 길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드리고 싶네요.
양부모가 있는 가정에서 자란 자식이라고 다 잘 자라는 거 아니고 이혼한 가정에서 자란 자식이라고 다 못자라는 거
아니다라는 것을 다시한번 생각해 보았습니다.
다들 아프지 말고 행복하게 살기를 바래봅니다.
자동차에 앞으로 가는 기능도 있지만 뒤로 가는 기능도 정말 중요한 기능인데요.
인생에서도 마찬가지 인것같습니다. 무언가 잘못된 길을 가고 있는 것 같다면 뒤로 가도 괜찮아요.
그렇게 다시 길을 찾아 가는 것. 그게 인생이지 않을까요?
오늘도 행복하세요~
얼마전 휴가를 보냈던 오지 어느 호숫가 캐빈에서 맞이한 일출이었네요.
사진을 보다보니 또 가고 싶어지네요. 이런 경험들도 이혼이 가져다 준 고마운 선물들입니다.
혼자서도 충분히 괜찮은 삶을 사는 인생. 혼자가 되고 나니 보이는 세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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