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리뷰)그럼에도 불구하고 - 공지영 저책 이야기 2021. 4. 15. 06:00728x90
공지영씨는 예전부터 좋아하는 작가중에 한분이셨는데요. 이번 책도 망설임없이 다운로드를 했습니다.
책을 들으며 산을 올라가다가 어쩜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계시는지 놀라기도 하고 예전에는 쉽게 이해하지 못했던
작가의 마음이 같은 이혼을 경험하고 나서인지 너무도 쉽게 공감이 가고 내가 하는 이야기를 책으로 내신분이 있는데
그분이 공지영씨네~ 하는 생각을 하며 책을 들었습니다.
이제 제게는 책은 읽는게 아닌 듣는게 되었네요. ㅎㅎ 테크놀로지가 삶을 이렇게 바꿔놓고 있습니다.
책 내용중에서 무척 공감이 가고 내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들을 골라서 가져와 봤네요.
"보통 착각하곤 하는 게 말이야. 내가 어려울 때 도와줬다는 말인데, 이 경우는 원래 친구였거나 알던 사람이 내가
어려워졌을 때 도와주고 힘이 돼주었다, 라면 대개 맞아. 그러나 내가 힘들 때 갑자기 나타났다, 이러면 사람의
판단력이 흐려지는 거야. 예를 들면 사흘간 한 끼니도 못 먹고 굶었을 때 누군가가 불량 식품, 농약 범벅인 식품을
주어도 우린 덥석 먹게 되어 있거든. 그러고 나서 배가 좀 불러진 후에도 그 식품을 계속 먹는다는 거야. 우리가 그리
배가 고프지 않다면 우리는 이게 몸에 좋은 건가? 유기농인가? 까다롭게 사람을 고를 수 있는데 말이야. 그리곤 대답하지.비난하지 말아. 그 사람 내가 사흘 굶었을 때 그거 준 사람이야. 고마워. 그걸 잊는다면 나는 나쁜거야, 라고 말하면서말이야. 그런데 지영아, 그게 꼭 맞는 것은 아니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늘 고마운 것하고, 그래서 끌려다니는것하고는 구분해야 해."
"중요한 결정은 가장 편안한 상태에서 해야 해. 쫒기는 사람은 악마의 입속에라도 들어가게 되어 있는 거야."
저는 이 이야기를 이혼을 하는 과정에서 누군가를 만나신 분들이나 이혼 후 힘들때 남자를 만나신 분들께 해주는 말인데요.
내가 너무 힘들때 옆에 있어준 사람이 예전부터 알고 있었던 사람이면 괜찮은 건데 그때 새로이 다가와서 도와준거나 따뜻한 말을
건넨 사람이라면 다시 생각해 보시라고 하고 싶어요. 저도 아프게 경험을 했던 일이거든요.
다시 사람을 만나고 관계를 맺는다면 내가 아플때 힘들때 다가온 사람 말고 내가 가장 편안한 상태에서 만난 사람과 하시길요.
이런 나임에도 불구하고 나를 예쁘다고 하는 그 사람이 내게 불량식품을 주는 사람일 수도 있거든요. 근데 그때는 그걸 쉽게
분간해 내지를 못해요. 그러니 내가 힘들때 다가온 사람은 그냥 딱 그 정도로만 그 사람과의 어떤 깊은 관계로 가는 것은 내가 괜찮아
지고 나서 생각해보시고 결정하시길요. 근데 꼭 그런 여자들만 노리는 남자들도 많아서 특히 갓 이혼하신 여자분들은 조심하시길요.
"자 끝없는 도돌이표를 연주하지 말고 말을 정리해보자. 내가 첫날 네 전화를 받고 말했지. 너는 어떻게 살고 싶은데? 하고.다시 그 문제야."
이 말은 제가 제게 상담을 요청하셔서 이야기를 하다가 자꾸 했던 말로 되돌아가는 분들께 자주 하는 말인데요. 공지영씨가 어떻게
아셨지? 할 정도로 똑 같은 문장이었습니다. 이런 분들이 정말 많으시거든요.
예전에는 계속 되풀이 되는 도돌이표를 들어드렸는데 요즘은 아주 냉정하게 지적하고 자릅니다. 그분의 시간도 저의 시간도 소중해서
이고 그걸 계속 들어드리는게 전혀 도움이 안 되는 일이라는 것을 경험으로 알아서인데요. 이런 분들 참 많으세요.
"선생님, 요즘 힘들어 맞벌이하지 않으면 안되지만 아이 낳고 아이를 위해 집에 있어야 하는 게 아닌가 고민됩니다.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이런 질문에 나는 대답한다."그것은 전적으로 개인의 선택입니다. 아니 행복한 선택이지요. 어쩔 수 없이 선택도 없이 아이를 두고 일하러 가야 하는엄마들이 정말 많으니까요. 다만 이 행복한 선택을 고민하는 분들께는 이런 말씀을 드릴 수 있습니다. 정말 심리학적으로제가 페미니스트이지만 아이는 어린 시절 얼마간 엄마의 지극한 보살핌을 받는 것이 좋다는 것을요.""그러나 이런 말씀도 드릴 수 있습니다. 자기 밥그릇을 책임지지 못하는 사람은 한 인간으로서 결코 독립적으로 사고 할 수없다는 것도요. "
이 부분을 들으면서는 얼마전에 읽었던 책 생각이 났는데요. 딱 이책에 있는 말씀을 하셨어요.
godsetmefree.tistory.com/entry/책-리뷰-당신이-집에서-논다는-거짓말-정아은-저
누가봐도 아는 어리석음의 도돌이표를 영민한 s가 반복하는 이유는 뭘까? 그것은 현실을 받아들일 수가 없어서 일것이다.
이말이 정답이라고 생각을 하는데요. 영민한 사람도 어리석은 도돌이표를 계속하는 이유는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어서 이겠죠.
어떤 불행은 그저 받아들이느냐, 시간을 끌고 만신창이가 되어서야 받아들이느냐 하는 선택을 강요한다.
저는 시간을 끌고 만신창이가 되어서야 받아들이는 편인데요. 그 과정에서도 배우게 되는 것이 많아서 그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터무니없이 느껴지는 고통이 없었다면 나는 허영기 가득하고 가장 속물이면서 거짓 지식으로 그것을 위장하고 마음속으로는
다른 고통 받는 이들을 멸시하는 가장 불쌍한 족속이 되었을 것입니다. 이것은 결코 겸손이 아닙니다. 진실입니다. 이제 저는제 인생의 고통들에 감사하고 다시금 다가오는 고통들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할 수 있습니다."
이것 또한 제가 하는 말이기도 한데요. 전남편의 외도를 통해 그리고 이혼을 통해 세상이 내 계획대로 내가 노력한다고 해서 다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네요. 그래서 남들에게 좀 더 노력해보세요 라고 이야기는 하지 않는 사람이 되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네요.
병들어 보지 않으면병들어보지 않으면 바칠 수 없는 기도가 있다.병들어 보지 않으면 믿을 수 없는 기적이 있다.병들어 보지 않으면 들을 수 없는 말이 있다.병들어보지 않으면 가까이 할 수 없는 성전이 있다 병들어 보지 않으면 우러러 볼 수 없는 얼굴이 있다아~ 병들어 보지 않았으면 나는 인간이기 조차 어려웠을 것이다.
코우노 스스무이분의 시처럼 저는 고통이 축복이다라는 말을 종종 하고는 하는데요. 정말 제가 아파보지 않았다면 바칠 수 없는 기도가 있고 믿을 수
없는 기적들이 있고 들을 수 없는 말이 있고 가까이 할 수 없는 성전이 있고 우러러 볼 수 없는 얼굴이 있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는데요.
저에게 그 기도와 기적과 축복들을 허락하신 주님께 감사드립니다. 제가 아파보지 않았다면 도무지 알기 힘들었을 듯 하네요.
나는 이제는 안다. 고통만이. 아니 다시말해 고통의 정직한 응시 혹은 직면만이 우리로 하여금 인생의 언덕길을 오를 연습을 하게 한다.언덕길 올라 뭐하냐고? 혹시 1층에서 보이지 않는 것들이 2층에서는 보이는 경험을 한적이 있으신지, 3층에 가면 더 잘보이고 10층쯤 올라가면 더 보인다. 더 보인다는 것은 우리에게 그 만큼 생각의 여유를 주고 여유는 우리를 자유롭게 한다.
이혼을 하고 제가 산을 왜 올랐는지 이것과도 비슷할 것 같은데요. 산 아래에 날씨가 안 좋을때도 구름위의 산 정상에는 해가 반짝 하고
있기도 하다는 것을 알아서 인것 같습니다. 산행도 저를 자유롭게 해서 좋아요.
"사랑의 반대말은 미워하는 것도 아니고 무관심한 것도 아니고 '이용한다'입니다.""외로워서, 욕정을 풀기 위해, 돈이 없으니까, 먹고 살기 어려워서, 남이 얕보니까, 집안일을 위해, 허전하니까, 내가 너를 사랑하니까...네가 필요해."
보통 사랑의 반대말을 무관심으로 생각을 했는데요. '이용한다' 라고 들으니 엄청 섬뜻해지기도 했습니다. 이 문장도 제가 종종
싱글맘들에게 하는 이야기인데요. "외로워서, 욕정을 풀기 위해, 돈이 없으니까, 먹고 살기 어려워서, 남이 얕보니까, 집안일을 위해,
허전하니까, 내가 너를 사랑하니까... 네가 필요해." 라는 남자들의 말은 조심해서 잘 살펴 들으라구요. 아마 여자들의 마음속도 잘
살펴보아야겠지요. 혹시 내가 말하는 사랑이 이런 속내에서 나오는 것은 아닌지 말이지요.
"설사 내가 이렇게 아프더라도, 설사 내가 이렇게 손해를 보더라도, 네가 성장하는 길이라면 그것을 응원해."사랑의 희생은 전적으로 자발적으로, 전적으로 더 강한 사람이 하는 것이다. 사랑의 정점에 전지전능한 신이 있다는 것이 그래서 당연할지도모른다. 사랑은 아픔을 허락하는 것이다. 라는 말을 이해했던 것은 내가 엄마가 되고 난 이후였다.
저도 엄마가 되고 난 이후에 사랑은 아픔을 허락하는 것이다라는 말을 이해하는 것 같은데요. 행하기에는 정말 쉽지 않은 말입니다.
지금도 아들의 독립을 위해 집에서 쫒아내기보다는 조금 더 쉽게 품에 안고 있어주고 싶으니 말이어요.
나이 들어 겪는 고통은 힘겹다. 실제로 고난과 고통을 이겨내서 성장의 동력으로 만들어내는 데에는 체력도 필요하기 때문이 아닐까?오늘 당신은 당신의 인생에서 가장 젊다. 그러므로 오늘의 고통은 당신에게 유익하다.
제가 제 나이 43살에 이혼을 결심했던 이유도 전남편은 내 나이 50대에도 외도를 할 사람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그때 이혼을 결심하고
새 출발을 하기에는 너무 힘들것 같아서 였는데요. 오늘의 고통은 당신에게 유익하다는 말을 믿으세요.
나는 그들을 만나면서 알게 되었어. 사람에게 받은 상처는 사랑을 받음으로서도 해결되겠지만 사랑함으로써도 치유된다는 것을.
공지영씨도 15년 동안의 교도소 자원봉사를 통해 이런 깨닳음을 얻으셨다고 하셨는데요. 저도 마찬가지였거든요. 저는 퍼스트스텝스와
고아원, 베이비박스 봉사등을 통해서 깨닳았던 거지요. 전남편의 외도로 부터 받은 상처를 다른 아이들을 사랑함으로써 치유되는 것을
느꼈었으니요.
전 인류적 관점에서 보면 그들은 소위 상류층에 속하는 데도 그들은 점점 더 가난했다. 나라는 점점 더 부자가 되어가는데 우리들의 마음은점점 더 돌이킬 수 없는 가난뱅이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결국 자신의 삶을 어떻게 디자인하는 지가 삶의 질을 결정한다.
요즘 점점 더 이런 것을 타인의 삶을 보면서 많이 느끼게 되는데요. 저도 시골에 가서 살아보시라 권해드리네요.
저도 시골로 가고 싶어요. 계속 꿈꾸다 보면 언젠가는 가서 사는 날도 오겠지요.
하지만 워낙 게을러서 그곳의 삶을 계속 유지하게 될지는 자신이 없네요.
행복이란 무엇인가, 모든 불행을 살아내는 것이다. 빛이란 무엇인가, 온갖 어둠을 응시하는 것이다.
사랑하는 내 친구들 부디 행복하길, 부디 오늘 무슨 수를 써서라도 행복해지기를. 너희들의 부모가 어떤 사람이든, 너희들의 형제가어떤 사람이든 네 과거가 어땠든 네 남편이 무엇을 하든 얼마나 슬펐고 얼마나 많이 울었고 얼마나 외로웠고 얼마나 아팠는지 간에오늘은 이 세상에 살아있는 행복을 만끽하기를. 우리는 행복할 권리와 의무가 있으리라. 행복하라! 오늘!
제가 블로그 마지막에 늘 하는 말이기도 한데요. 행복한 오늘 되세요~
제가 하고 싶은 모든 말을 잘 책으로 정리해 주신 공지영님께 참 감사드렸습니다.
같은 생각을 하며 사는 사람의 책을 읽는 것은 또 다른 재미입니다.
행복하라! 오늘!
'책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책리뷰) 여성의 일, 새로고침 - 곽정은,김희경,김현정,장영화,은수미 (0) 2021.04.26 (책 리뷰) 나는 왜 혼자가 편할까 - 오카다 다카시 저 (4) 2021.04.21 (책 리뷰) 딱 일년만 청소하겠습니다 : 오십이 되면 다르게 살고 싶어서 - 최성연 저. (0) 2021.04.07 (책 리뷰)좋은 사람에게만 좋은 사람이면 돼 - 김재식 저 (0) 2021.04.01 (책 리뷰) 게임 오버 - 한스 패터 마르틴 저 - 1부 (0) 2021.0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