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리뷰) 여성의 일, 새로고침 - 곽정은,김희경,김현정,장영화,은수미책 이야기 2021. 4. 26. 06:00728x90
여자로서 어떤 이야기들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서 다운로드했던 책이었는데요.
사실 패미니스트의 삶을 살지도 못했고 여자로서의 삶을 살면서 일을 하며 치열하게 사는 것은 피해와서 나의 공감을 살 이야기가
많이 있을지 궁금하기도 했었는데요. 개인적으로 곽정은씨와 은수미님이 궁금해서 읽어본 책이었습니다.
이 책은 저 다섯분이 공동 강연회를 하시고 거기서 질문에 답변을 했던 강연회를 정리해서 엮어낸 책이었는데요.
먼저 곽정은 님의 강연에서 공감이 가는 이야기가 참 많았습니다.
내가 쓰고 싶은 기사였고, 나는 이게 여성의 행복이나 나의 행복과 관련이 있는 카테고리라고 생각하며 전문성을 키워 왔는데, 섹스를
자유롭게 말하고 쓰는 여자는 남자들에게 환영받지 못하는 구나, 아 이거 어떻게 하지? 나는 이걸 쓰는 게 좋은데, 계속 쓰고 싶은 데,
남자에게 선택받으려면 숨겨야 하나? 이런 마음속의 갈등이 생겨난 거죠.
남자에게 선택 받으려면 숨겨야 하나 이런 마음속의 갈등 저도 20대때 많이 해 봤던 것 같은데요. 그때는 그걸 숨겨야 한다는게 저의
생각이었고 그렇게 숨기고 결혼을 했었는데요. 지금은 그럴 필요없다는 생각입니다. 그런 나를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야 한다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다고나 할까요? 모든 사람이 나를 좋아할 필요도 없지만 모든 사람이 나를 싫어하지는 않을 테니요.
그냥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그 일까지 좋아해주는 사람을 만나면 되는데요. 위와 같은 갈등이 생기는 이유는 욕심인것 같습니다.
내가 원하는 남자가 나의 그런 면을 좋아해주지 않을때 그래도 그 남자를 가지고 싶은 욕심. 그런건 내려 놓아야 삶이 편하다는 것을
살아온 삶으로 배우게 되었네요.
저에게 애인이 있든 없든, 저는 아마도 결혼을 하지 않을 겁니다. 가부장제 안에서는 제가 행복할 수 없다는 걸 알게 되었으니까요.쉰 살쯤 되면 할지도 모르죠. 하지만 결혼이 서로에게 의무감을 강요하면서까지 들어가고 싶은 시스템은 아니기 때문에 그냥 사랑하는관계로만 유지하고 싶어요. 그것이 제가 꿈꾸는, 의무에 대한 요구 없이 사랑만 하는 관계라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살짝 웃었는데요. 쉰 살쯤 되는 저는 아직도 결혼은 하고 싶지 않으니요. 그냥 사랑하는 관계로만 유지하는 게 참 좋은 것
같습니다. 의무에 대한 요구없이 사랑만 하는 관계요.
무언가를 했기 때문에 내가 갇게 될 행복, ' 이런 걸 얻게 되겠지, 행복해 지겠지'가 먼저 생각나면 그걸 해야 하고, 반대로 '내가 이것때문에 이것도 손해 봐야 하고 이것도 내줘야 하고, 어휴 힘들겠네' 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면 그 선택으로 결코 행복해 질 수 없다.
곽정은 님이 인도에 명상을 하러 가서 어느 선생님께 들은 대답이라고 하셨는데요. 이게 명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여러 카페에서
글을 많이 읽고 쓰기도 하는데요. 결혼전에 이런 남자랑 결혼 해야하나요? 말아야 하나요? 이런 질문 올리는 분께는 꼭 하지 말라고
대답을 하는데요. 그 이유는 그런 고민이 든다는 것 자체가 이미 손해보고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거니 그런 마음으로의 결혼은
안하는 것이 낫다는 것을 주위에서도 많이 보아서 그러네요.
공포와 불안을 누를 수 있는 방법은 그 길을 가지 않거나, 추가적인 뭔가를 많이 준비해 놓거나, 둘 중 하나인것 같아요. 이혼한 여성, 비혼 여성, 아이를 안 낳기로 한 여성에게 희망을 주는 존재가 되고 싶어요. 이런 사람들은 대부분 결핍된 존재로 여겨지잖아요.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이 부분을 읽으며 저도 이혼한 여성으로 다른 이혼한 여성들에게 희망을 주는 존재가 되고 싶어서 블로그에 커밍아웃을 했었는데요.
이혼한 여성이 아이도 잘 키우고 얼마나 더 행복하고 멋지게 잘 살 수 있는 지 보여주고 싶었네요. 그래서 사람들의 고정관념을 깨어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더 열심히 행복하고 멋지게 잘 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멋진 순환구조이죠?
나의 삶이 지속 가능한 구조를 갖추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렸을 때부터 한 번도 그런 것들에 대해 배워 보지 못한 게 지금 시대에 얼마나큰 문제가 되는지 이야기하고 싶어요.
이 말씀은 장영화님이 해주신 이야기 였는데요. 참 공감이 가는 이야기였습니다. 저는 어려서부터 아버지와 어머니의 삶을 통해 경제공부는
참 많이 배우고 자라서 운이 좋았던 편인것 같은데요. 저희 부모님은 오빠와 저를 두고 여행을 가실때도 혹시 여행을 가서 두분이 사고를
당해 돌아가시게 되면 집안에 어떤 재산이 어디에 어떻게 있으니 어느 누구도 믿지 말고 꼭 둘이서 가지고 잘 살아라는 교육을 어려서
부터 시키셨는데요. 특히 아버지는 매년 한번씩 집에 수입이 얼마나 들어왔고 얼마나 저축을 하셨으며 어떻게 투자를 해서 불려나가고
계신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 주시곤 하셨는데요. 그때는 나한테 마음대로 쓰라고 주실 돈도 아니면서 왜 저렇게 말씀을 길게 하시나
꼭 더 아껴살자는 잔소리를 하시는 것 같아서 듣기가 귀찮기도 했었는데요. 다 커서 돌아보니 그게 다 경제교육이었습니다.
저에게 있어 창업은 가치를 창조하며 주도적으로 살아가는 삶의 방식입니다. 기술의 발전으로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직장에 기대어 살 수 있는 시간이 훨씬 줄었잖아요. 그렇다면 스스로 기회를 감지하고, 과감하게 도전하고, 나름의 해법을 찾아 홀로 서야해요.
요즘 시대에 젊은 세대에게 정말 필요한 조언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나에게 필요하지 않은 이야기도 자꾸 찾아듣고 공부를 하고
바뀌는 세상을 알아야 하는 이유는 좋은 엄마, 좋은 어른이 되기 위해 꼭 필요한 일이라서 그런것 같습니다.
저는 세상을 바꾸고 싶은 사람들에게 정치를 통해 그 길을 열어 주는 일을 합니다. 모든 불평등과 차별을 넘어서 남성이든 여성이든,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청년 알바생이든 힘든 어르신이든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존엄할 권리를 누리는 것, 그 길을 여는 것이 저의 일입니다.
이 말씀부터 끝까지는 은수미님의 말씀이셨는데요. 이 책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이었습니다. 은수미님은 필리버스터를 하시는 모습으로
처음 알게 되었는데요. 정치에 별로 관심이 없는 저조차 참 멋진 정치인이라고 생각이 되는 분이신데요. 정말 멋진 마인드 배우고 싶은
마인드를 가지고 계신 분이셨습니다. 존엄할 권리를 누리는 길을 여는 것이 일이라는 이분. 정말 멋지시네요.
어찌보면 오랜시간동안 자원봉사를 하며 살고 있는 저와 생각이 같다 싶었는데요. 고아들도 북한의 어린이들도 존엄할 권리를 누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성공한 여성으로 비치는 내 모습이 어떤 의미가 있는데?' 이렇게 묻게 됩니다. 물론 한국 사회에서 여성이 꽤 높은 지위를 가지는 경우란굉장히 드무니까, 그 자체로 젊은 여성들한테는 성공한 선배라는 롤모델이 될 수 있어요. 하지만 계속 묻게 되는 이유는, 저와 같은 경우는예외적인 케이스거든요. 희망이란 모두가 꿈꿀 수 있는 보편적인 것이어야지 특별한 예술품처럼 예외적이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내가 성공한 여성으로 비치는 것이 지금 어려운 상황에 놓인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묻게 되는 거죠.
이런 질문을 지금 위치의 스스로에게 한다는 것 자체가 정말 멋진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모두가 이런 질문을 하며 산다면 참 좋은 세상이
되겠다는 생각도 했었네요.
저는 20대 여성과 남성이 거대한 의자놀이를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의자놀이 아시죠? 의자 열 개가 있고 열 명이 있어요. 요즘 정규직도의자 하나에 못 앉죠. 그래서 항상 이렇게 뱅글뱅글 돌아야 해요. 다 같이 돌다가 호루라기를 불면 의자가 하나 치워져요. 그러면 열 명의 사람이 의자 아홉개를 놓고 싸우죠. 우리가 돈이 없어서 그런 게 아니에요. 의자는 충분할 수 있어요. 그런데 의자는 없어져요. 그 다음호루라기가 울리면 의자를 또 하나 치우는 거죠. 그러면 열 명이 여덟 개 의자를 두고 싸워요. 의자놀이에서는 대게 남성이 먼저 의자를 차지해요. 그런데 지금 20대 남성은 그러지 못하죠. 그 절망감이 굉장히 커요. 그래서 자기보다약한 사람을 향해 분노를 쏟아 내고 있다고 전 생각해요. 어릴 때 부터 성희롱, 성폭력을 당해 온 여성은 울고불고하느라 의자를 찾지도못하고 있어요. 그렇게 가장 많은 희생을 치르고 있는 세대인 20~30대, 특히 20대 남녀의 두 집단이 싸우는 양상처럼 보이면, 이걸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한국의 젠더 의식이 더 나빠지고 있다는 의견에 공감하고 여성들이 그것에 고통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문제를 긍정적인 힘으로,시대정신으로 바꿔 낼 수 있는 키워드가 뭘까 고민하고 있고요. 이것이 갈등이라는 상태에 머물러 있으면 시대정신으로 바꿀 수 없어요.
의자놀이에서 약자들은 위로 칼을 꽂지 않습니다. 강한 사람한테 칼을 꽂지 않아요. 자기하고 동등하거나 자기보다 약한 사람에게 칼을 꽂게 되어 있죠. 그렇다면 이건 약자를 양산하고 그 약자를 사회의 배터리로 쓰기 때문에 벌어지는 문제죠. 만약 그것이 여성혐오라면, 이건계급적인 문제와 결합이 되는 거예요.
저는 이 의자놀이 이야기를 들으며 정말 공감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요. 제가 사는 곳이 캐나다이다보니 저는 인종차별도 이와 같은 의자놀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미국에서 경제적으로 힘들어지면 꼭 흑인과 동양인의 무력 싸움이 번지는 것을 가끔 보게 되는데요.
그 이유도 예전에 흑인들이 하던 힘든 일자리를 동양인 이민자들이 들어와서 차지하므로 흑인과 동양인 사이에 반감이 쌓여서 그렇게
폭발을 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인데요. 정작 의자를 치우는 사람은 백인인데 그들에게는 칼을 꽂지 못하고 자기하고 동등하거나 약한
사람인 흑인과 동양인 이민자 사이의 싸움이 되는 것이 참 안타깝습니다.
이걸 그냥 안타깝다고 보고만 끝날 수 없는 이유가 제가 동양인이기 때문인데요. 이곳에서 가끔 동양인 혐오범죄 기사를 읽거나 길을
걷다가 그런 것을 느끼게 되면 정말 오싹합니다.
과연 이걸 어떻게 잘 해결할 수 있을지 사회가 함께 고민을 해 봐야 할 일인것 같습니다.
사람이 정신적으로나 물질적으로 가난하면요, 포용을 할 수가 없습니다. 자기 자신을 예뻐하고 자존감이 있는 사람들이 타인을 존중할 수있어요.'나 너무 힘들어요. 당신도 너무 힘들죠.' 이걸 인정하게 되는 순간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각자에겐 자신의 짐이 있고, 그 짐이 가장 무겁다고 생각해요. 그런 생각을 가지기 위해서 굉장히 노력을 많이 했고요. 이건 특히 고립된 여성들에게, 그게 유일한 방법은 아니겠지만그래도 좋은 방법인 것 같습니다. 노력을 하고, 경험을 공유하는 거죠.
경험을 공유하는 것. 이것이 제가 블로그를 솔직하게 쓰는 이유인것 같아요. 저의 경험을 공유함으로 힘을 얻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노력을 하는 거죠.
약자는 서로를 품어 주기가 굉장히 힘듭니다. 자기 자존감을 찾는 것조차 힘드니까요. 그런 약자들이 어떻게 서로를 격려할 수 있을까요.저는 성공한 사람들이 자신의 성공이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자기가 지금 약자인 그분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질문하는 것이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도 계속 질문을 하는 거예요. 제가 무엇을 하면 좋을지.
저는 그래서 제가 그냥 저의 이야기를 하고 제게 이야기를 하고 싶은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드리는 것이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자기가 무엇을 하면 좋을지를 계속 고민하는 것은 좋은 자세인것 같습니다.
"인류 역사상 기득권을 그냥 내놓는 경우는 없어요. 기득권은 빼앗는 거예요."
이것도 명언이네요. 요즘 젊은이들이 기득권을 잘 뺏어 갔으면 좋겠습니다.
자기 삶의 문제를 제대로 감당하면 돼요. 그걸로 충분해요. 누구는 더 감당하고 누구는 덜 감당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 너는 이렇게 감당하고, 너는 저렇게 감당하는 구나. 그럼 우리 미래는 이렇게 하면 되겠네." 이 정도로 서로 격려하면 충분해요.
정말 자기의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 몰라요. 다만 남의 소중한 삶에 대해서도 존중하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거죠.
참 좋은 말씀을 은수미님이 많이 해 주셔서 이분의 다른 책도 찾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었네요.
이 책은 여자분들께 특히 추천하고 싶은 책인데요. 남자분들도 같이 읽어주시고 문제 해결에 함께 힘을 보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오늘 더 행복한 하루 되세요.'책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책 리뷰)마음이 무기가 될때 (무너지지 않는 멘탈을 소유하는 8가지 방법) (2) 2021.05.12 (책리뷰)새로운 미래가 온다 - 다니엘 핑크 (1) 2021.05.04 (책 리뷰) 나는 왜 혼자가 편할까 - 오카다 다카시 저 (4) 2021.04.21 (책리뷰)그럼에도 불구하고 - 공지영 저 (3) 2021.04.15 (책 리뷰) 딱 일년만 청소하겠습니다 : 오십이 되면 다르게 살고 싶어서 - 최성연 저. (0) 2021.0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