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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팩 캠핑 in Galibaldi Wedgemountain Lake. 최고의 날!!
    캐나다 (Canada)/산행(Hiking) 2019. 8. 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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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 전에 백팩 캠핑을 같이 잘 다니는 동생에게 톡이 왔습니다.

    "언니, 가르발디 웨지 마운틴 호수 캠프 사이트 나왔어요.  누가 캔슬했나 봐 얼른 예약하세요~ "

    밴쿠버 주위의 유명한 캠프 사이트는 몇 달 전에 이미 예약이 다 차 버려서 자리를 구하기가 쉽지 않은데요.

    가끔 이렇게 날짜에 다가가서 취소를 하는 게 나오고는 합니다.

    그걸 보고 알려준 동생이 너무 고마웠습니다.

    얼른 홈페이지에 가서 예약을 하고 다시 한번 설레는 마음으로 가방을 쌌습니다.

    이번은 1박2일의 코스이니 가벼운 마음이기도 합니다.

    일주일의 웨스트 코스트 트레일도 갔다 왔는데 말이지요.

     이런 사진이 찍고 싶어서 새벽부터 출발을 하였습니다.

     웨지마운틴 호수 가는 트레일 헤드에 위치한 주차장.

    새로 길을 내고 주차장도 아주 널찍하게 만들어 두었더군요.

    조프리 호수 주차장 문제로 하도 마음을 졸였던 기억에 일찍 도착을 했는데 너무 일찍 왔나 봅니다.

    웨지 마운틴 호수는 조프리보다 산행이 힘들어서 인지 사람들이 그리 많지가 않았습니다.

    휘슬러 빌리지에서 웨지마운틴 트레일 헤드까지 약 15분 정도 한 시간 반 정도를 더 가야 하는 조프리 호수보다 가까워서도

    좋았습니다.

    웨지 마운틴 호수에서 내려오는 계곡물.

    전날의 비로 엄청난 양의 물이 세차게 그리고 시원하게 내려오고 있었습니다.

    주차장에 주차를 하시고 작은 다리를 건너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바로 이런 화살표를 만나게 됩니다.

    이 화살표가 웨지 마운틴 호수로 올라가는 트레일의 시작을 알려주는 표시입니다.

    저 멀리 폭포도 보이고 처음의 2시간 정도는 울창한 숲 속의 산길이라 그늘 길을 걸어서 참 좋았습니다.

    물론 이런 바위 밸리도 지나가야 하긴 하지만요.

    멀리 보이는 시원한 폭포를 바라보며 간식을 먹으며 숨을 좀 돌리기도 하고.

    그냥 걸을 때 보다 역시 백팩의 무게가 있어서 올라가는 산행은 더 힘이 듭니다.

    개인적으로 웨스트 코스트 트레일보다 이 웨지 마운틴이 더 힘들었었네요.

    6킬로에 1200미터를 올라가야 하니 꽤 경사가 있고 힘든 길입니다.

    다른 이들은 내려오는 길이 더 힘들었다고 이야기하기도 하는 트레일인데요.

    그만큼 정상에서의 기쁨은 배가 되고 경치는 그냥 감탄을 자아냅니다. 

    올라가면서 만나는 다양한 야생화들도 반갑기만 합니다.

    동네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야생화들의 아름다움에 쉽게 눈길을 빼앗기고는 합니다.

    점점 올라오니 나무들의 키가 작아지고 저 멀리 눈 덮인 산의 경치가 힘을 내라고 응원해 주는 것 같습니다.

    드디어!!!

    힘들었던 바위길까지 다 올라오고 나면 만나는 화살표.

    이제 호수는 바로 저쪽입니다.

    이 화살표를 만나셨다면 고생은 끝~

    저기에 헛도 보여요~  이제 정말 다 왔나 봅니다.

    저 멋진 호수 보이시나요?  얼른 달려가서 텐트 사이트를 찾아봅니다.

    새벽부터 온 보람이 있게 원하던 텐트 사이트를 차지했습니다.

    텐트를 치고 텐트 안에서 보이는 이 전경에 그냥 올라오면서 했던 그 모든 고생은 눈 녹은 듯이 사라져 버리고

    생각도 안 납니다.

    바위가 많아서 텐트 사이트를 이렇게 나무로 만들어 둔 곳이 몇 개 있었는데요.

    너무 좋았습니다.

    올라오면서 만났던 나무의 이끼도 예쁘고요.

    다양한 야생화들이 너무도 아름답습니다.

    어쩜 이런 점무늬 꽃잎이라니 이런 꽃 보신 적 있으신가요?

    인간의 모든 예술은 자연으로부터 영감을 받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다시금 해 보았습니다.

    이렇게 멋진 모든 것 창조하신 주님께 감사드리며...

    저녁을 먹고 가져온 와인을 한잔 하며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놓고 저렇게 앉아있으니 그냥 이곳이 천국입니다.

    시간이 저녁을 향해 가면서 데이 하이킹을 왔던 사람들은 다 내려가고 캠핑을 하는 사람들만 남은 이곳은

    그 넓은 면적에 비해 텐트를 20개밖에 허용을 하지 않기에 아주 조용하고 평화로운 곳이 됩니다.

    혼자 와인에 취해서 좋아하는 음악에 취해서 그냥 리듬에 몸을 맡겨보았습니다.

    옆 사이트에 일본인 커플이 있었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음악이 들리지 않았을 것이기에 혼자 춤을 추는 제가

    이상해 보일 수도 있었을 것이나 그냥 개념치 않고 몸이 움직이고 싶은 대로 놔두었습니다.

    세상 그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그냥 그 순간의 내 감정에 충실해서 내 몸이 하고 싶다는 대로 놔두는 그 순간이

    얼마나 행복하던지요.

    같이 간 친구가 부끄러워하지 않고 저를 막지 않아서 더 고마웠습니다.

    어려서부터 흥이 많았던 저는 가끔 이렇게 혼자 흥에 겨워 춤을 출 때 저를 말리지 않고 부끄러워하지 않았던

    친구들이 많지는 않았었는데요.

    그러다 보니 세월이 지나며 점점 더 저를 누르며 살았던 것 같은데요.

    요즘은 그냥 저의 흥대로 저의 성격대로 저를 다 드러내며 표현하며 살고 싶은 대로 살고 있는데요.

    이런 제가 부끄러우면 저를 말리지 말고 저를 떠나라라는 생각인데요.

    어렸을 때는 친구가 떠나는 것이 무서워서 그리고 나를 말리는 것이 내가 잘못하고 있는 거라고 생각을 했는데요.

    이제 이 나이가 되고 나니 나와 성향이 같지 않은 친구를 굳이 옆에 두고 싶어서 나를 억누르는 일은 바람직한

    일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 이 나이에는 나와 성향이 같고 함께 있어 그냥 자연스럽게 편한 사람들과 있어야 한다는 생각인데요.

    관계를 위해 노력을 하는 나이는 지난 것 같습니다.

    내가 노력하지 않아도 내 옆에 있는 사람들. 내가 어떤 바보 같은 행동을 하여도 그런애려니.. 하며 바라보며 옆에 있는

    사람들.  그 사람들과의 관계만으로도 충분한 나이가 된 것 같습니다.

    이번 산행은 좋은 경치와 예쁜 꽃들로 좋은 순간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가장 기억에 남는 행복했던 순간은

    혼자 와인 한잔에 취해서 음악 들으며 춤을 췄던 그 저녁으로 기억에 남아있네요.

    주위의 누구의 시선도 신경 쓰지 않고 오롯이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즐겼던 시간이라 그랬던 듯요.

    캠핑장에서 음악소리 크게 하고 춤을 추는 사람들은 물론 너무 싫어하는데요.

    저는 바로 옆 사이트에서도 안 들리게 소리를 작게 하고 추었으니 괜찮았겠죠?^^

    한바탕 춤을 추고 밤에 별을 보기 위해 일어나야 해서 일찍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알람을 새벽 1시에 맞추어 두고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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