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오빠 한번 믿어봐~ (ft. 늦가을 동네 라이딩)
    이혼이야기 2020. 11. 20. 06:00
    728x90

    오빠 한번 믿어봐~  너만 바라 보리라~
     
    이 노래 많이들 좋아하시죠?
     
    저도 결혼 하기전 어렸을 때는 이런 말을 하지 않는 남자를 믿음이 가지 않는 남자라고 생각을 했었는데요.
     
    결혼전에 사귀었던 정말 좋아했던 오빠가 유전적인 심장병이 있는 사람이었고 결혼은 절대로 하지 않겠다는 사람이었었는데요.
    저의 혼전순결을 지켜주던 사람이라 이 사람이 정말로 나를 사랑하는 구나 생각을 했었는데 자신의 유전병때문에 결혼을
    하지 않고 애를 낳지 않겠다던 사람이라 저는 그냥 비극의 주인공이 될 수 밖에 없었는데요.
     
    그때 정말 간절하게 생각했던 것이 "오빠 한번 믿어봐~  내가 너를 평생 행복하게 해 줄께"  이 한마디면 전 그냥 그 오빠와
    결혼을 해서 어떤 역경도 함께 해쳐나갈 준비가 되어있다고 생각을 했는데 5년이 지나도 그 말은 안하더라구요.
    거기에 지쳐서 전남편을 만나고 전남편의 아무것도 가진것도 없고 조건도 나쁜 사람의 큰소리에 믿음을 느껴서 바로 결혼을
    했었습니다.
    그때 전남편의 약속이 "오빠 한번 믿어봐~  내가 평생 당신을 행복하게 해 줄께"  였었지요.
     
    가진것도 없고 날 사랑하지도 않는 남자의 큰소리가 어찌나 믿음직스럽게 들렸던지...
    아마 제가 그 말에 너무 갈증이 커서 였을 것 같아요.  정말 사랑하던 사람한테 그토록 오랫동안 듣기를 갈망했던 말이라.
     
    나를 그렇게 사랑했던 사람이 쉽게 하지 못했던 말을 나를 사랑하지도 않는 남자가 쉽게 하는 것을 보며 이 남자는 정말
    자신의 말에 자신이 있는 사람이구나 하고 생각을 했었던 것이 저의 어리석음이라는 것을 그때는 알지 못했었네요.
     
    그때는 저런말도 못해주는 남자를 뭘 믿고 결혼을 생각하나 하고 그 오빠와 헤어졌었는데요.
    저는 그 오빠가 해주지 않는 말이 아닌 그 5년의 세월동안 그 사람이 나에게 보여준 태도와 행동에서 그런 말 이상의 마음을
    알았어야 한다는 것을 그때는 몰랐었어요.
     
    이제 40대 후반 결혼생활을 18년을 하고 이혼을 하고 나니 저 노래를 들을때 마다 헛 웃음이 납니다.
    또 얼마나 많은 여자들이 저런 달콤한 말에 속아넘어 가고 있을지 안타깝기도 하구요...
     
    이제는 되려 저런 말을 쉽게 자신있게 하는 사람을 더 조심해야 한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게 되었기 때문인것 같은데요.
     
    이혼을 하고 혼자사는 여자가 혹은 혼자 아이를 양육하며 사는 여자가 제일 조심해야 할 것중 하나가 저런 말을 쉽게 하는
    남자가 아닐까 생각을 합니다.
     
    이혼을 하고 혼자살면서 혹은 혼자 아이들을 키우며 살면서 상상도 하지 못했던 삶의 무게에 쉽게 지치게 되기도 하는데요
    그렇게 삶에 지쳐 힘들때 누군가가 나타나서 "오빠 한번 믿어봐~ 행복하게 해 줄께 " 라는 말을 한다면 결혼 전 싱글일때 보다
    더 쉽게 그 말에 넘어갈 수도 있는데요. 그냥 삶에 너무 지쳐서 그런 말을 해주는 사람이 정말 자신을 이 힘든 생활에서 건져내서
    저 사람이 말을 하는 것처럼 행복의 나라로 데려가서 평생을 그렇게 살게 해 줄 것 같아서 인데요.
     
    기대고 싶은 사람, 의지하고 싶은 사람이 생긴다는 것은 정말 바라던 바이거든요.
     
    20대나 30대때 그런 남자를 만나서 처음 결혼을 하고 살아보는 건 그닥 위험부담이 크지 않아요. 재혼에 비하면.
    아직 나이가 젊어서 열심히 결혼생활 하고 살아보다가 이 남자가 아닌것 같다 싶으면 이혼하면 되거든요.
    이혼을 권장하는 것이 아닌 이혼을 해야 할 상황이 생기게 되기도 한다는 이야기 입니다.
    그런 남자 말 믿고 결혼 했다가 내 인생 꼬였구나 싶은 날이 오더라도 아직은 30대 혹은 40대.  혼자서기를 하고
    아이를 키우고 할 여력이 됩니다.  그럴 힘도 있고 그럴 시간도 남아있어요.
     
    그런데 그런 경험을 한번 하고 이혼을 한 사람이 이혼을 하고 혼자 혹은 아이를 양육하고 살다가 40대 혹은 50대가 되어
    또 그런 남자를 만나서 그런 말을 믿고 시작을 했다가 인생이 꼬이면 정말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물론 저는 아직 그 경험은 없어서 섣불리 말은 못하겠지만 저의 이혼을 돌아보면 두번다시 하고 싶지 않은 경험이고
    그런 경험을 또 하게 된다면 그때처럼 다시 잘 일어서기를 할 자신이 없거든요.  너무 아팠었기에.
     
    재혼을 하고 그렇게 살다가 이혼을 하면 50대나 60대. 어릴때 만큼의 힘과 열정이 없어서도 더 힘들것 같습니다.
     
    재혼의 이혼률이 70%라는 통계가 있는데요.
    그 만큼 초혼보다 성공하기가 몇배로 더 힘든 것이 재혼인데요.
     
    여자분들. "오빠 한번 믿어봐."   이런 말 믿지 마시고 혼자 더 굳건히 서는 삶을 사시길 기원합니다.
    삶의 동반자를 만난다는 것은 누구를 믿고 의지하는 것이 아닌 혼자선 둘이 나란히 함께 걸어가는 것이니까요.
     
    오늘도 여러분의 홀로서기를 응원합니다. 
     
    혼자 이렇게 자전거 타고 동네를 돌아다니며 가을이 지나가는 모습을 즐기는 것도 나쁘지 않아요~^^

    저 개울에 연어가 보이시나요? 도대체 이 험한 개울을 어떻게 여기까지 올라왔고 또 얼마나 더 가야하는 건지 한참을 연어의 여정을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이해가 안가지만 연어 나름의 생의 이유를 가지고 저렇게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 있는 거겠죠?
    우리의 삶도 그렀겠구나 했습니다.  다른 사람의 이해는 필요없어요. 그냥 내가 끝까지 내 인생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 그걸로 된걸요.
    죽을때 돌아보아 후회없는 삶 되시길 응원합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 살고 있어서 참 감사하고 행복한 나날인데요.
    같은 곳을 보며 같은 곳에서 살며 하루하루가 너무 싫고 괴로운 분들도 계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데요.
    제가 그런 사람중 한명이었던 때도 있었거든요.  한국이 너무 가고싶고 캐나다가 너무 싫었던....
     
    시간이 지나고 나니, 마음이 정리가 되고 나니, 내려놓고 나니....  이렇게 편하고 감사합니다.
     
    다 지나가요.   다 괜찮아 져요.
    이말이 진짜였다는 것을 삶을 통해 보고 나니 더 감사한 요즘입니다.
     
    다 괜찮아 져요.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