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에게 남자친구가 어떻게 해 줄때 사랑받는 것처럼 느껴지는지 이야기 해 줍니다.

딸을 가진 아빠들에게 아내를 사랑하고 배려하는 모습을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그 딸에게 멋진 남자라면 너를 이렇게 대할 것이라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는데요.

저는 어린 시절에 아빠한테 그런 대접을 못 받았을 뿐 아니라 아빠가 엄마를 그렇게 배려하고 사랑해주시는

모습을 본 기억이 없습니다.

그래서 나도 남자한테 사랑과 배려를 받는 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모르고 살았는데요.

 

아빠와 비슷했던 전남편과 18년의 결혼생활후 이혼을 결심했을 때는 엄마처럼 살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제일 컸었던것 같습니다.

 

그렇게 이혼을 하고 연애를 하는데요.

 

지금 남자친구를 만나서 연애를 하면서 행복하기도 하지만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줍니다.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존중 그리고 사랑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 몸에 배인 사람이어서요.

이런 모습은 어디서 왔을까 물어보았더니 자신의 새 아버지가 그렇게 하셨고 엄마가 그렇게 가르키셔서라고

하더군요.

가정교육을 참 잘 받은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 가정교육이 우리가 생각하는 가정교육과 달랐던 훨씬 실용적일 수도 있는...

다른 문화가 가져오는 편안함이 이런거라니 처음엔 신기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래서 늦은감이 있지만 이제라도 아들에게 이런 교육을 하고 싶어서 남자친구 이야기를 자주 해 줍니다.

 

남자친구가 머리 염색을 해 주었다고 보여주니

 

"오, 잘 했네~ 스티브는 염색 하나보지? "

 

라고 하길래

 

"아니, 스티브도 염색 처음해봤데. 색이 변하는 모습을 보며 참 신기해 하더라.

근데 염색 하는 것도 귀찮지만 다른 사람 머리 염색해주는거 여간 귀찮은 일 아니거든.

엄마도 외할머니 머리 염색 해 드려봐서 알지만 그냥 돈 주며 미장원가서 하라고 하기가 더 쉬운데...

스티브가 염색 처음 해 본다면서도 열심히 해 주는데 기분이 나쁘지 않더라. 이렇게 같이 늙어가면 좋겠다 하는

마음이 들 정도로.

그리고 스티브가 아침을 차려주는 것도 그렇고 엄마가 저녁을 준비하며 쌓인 설겆이와 어지럽혀진 부엌을 정리하는

것도 참 좋아. 혹시 자기가 안하면 엄마가 할까봐 잊지않고 해주는 모습에서 정말 사랑받고 있는 느낌이 들어서

정말 행복해... 근데 엄마가 왜 이런 이야기 하는지 알아?"

 

하고 물었더니 시큰둥하니

 

"엄마 남자친구 자랑할려고? "

 

하더군요.

 

"뭐래~ 내가 남자친구 자랑을 너한테 왜해~. 너는 전형적인 경상도 남자인 너네 아빠와 엄마 밑에서 자라서

남편이 아내를 사랑하면 어떻게 집안에서 행동을 해야 하는 지를 모르고 자랐잖아. 엄마도 그렇게 키우지 못했고

그래서 이제라도 교육시키려는 거야. 여자를 존중하고 사랑하는 남자가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스티브를 예로

가르켜주려는 거라고. 엄마도 스티브를 만나기전에는 몰랐던 것이니 가르킬 수 없었는데 스티브를 만나고 보니

알게되고 배우게 된것들을 너에게 가르키려는 거야. 니가 좋은 남자친구, 남편이 되었으면 좋겠거든... "

 

생활의 작은 습관들이나 행동들이 함께 사는 사람을 사랑하고 배려한다면 해 줘야 하는 작은 것들이

그런 행동을 통해 얼마나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을 줄 수 있는지 경험하고 나니 알게 되는 것들을 이제라도

아들을 가르키려 이야기해 줍니다.

 

이제라도 아들에게 남자가 여자를 사랑한다면 집에서건 밖에서건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라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이 생긴것에 감사하는 요즘입니다.

 

매너가 남자를 만든다는 말의 의미를 이제야 알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