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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에 앉아서 세계여행을 합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 2020. 6. 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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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 19로 여러해 동안 계획했던 유럽 자동차 두달 여행이 다 취소가 되었는데도 핸드폰에 넣어두었던 일정표를

    지우지 않았습니다.

    모든 예약들을 취소하면서 마음이 아팠던 터라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그것까지는 하고 싶지 않았었는데요.

    그러다 보니 매일 아침 핸드폰에 제가 계획했던 지역의 지역명이 뜨며 알림이 옵니다.

    그때 다시 생각이 납니다.

    아, 코로나 19가 아니었다면 오늘 나는 이곳에 있었겠구나.

    한동안 마음이 아파서 그곳의 자료나 지도들은 쳐다보지도 않았었는데 다시 뒤적여 볼 마음의 여유가 생겼습니다.

    언제 다시 여행을 할 수 있을지가 불투명한 요즘같은 시대에 할 수 있는 여행은 랜선여행이 아닐까 싶습니다.

    다시 이런 저런 검색을 하다보니 예전에 몰랐던 제가 살고 싶었던 삶을 살고 계시는 분의 블로그를 발견해서

    그분의 글을 읽느라 재미있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요즘인데요.

    결혼 30주년 기념으로 캠핑카를 사서 그걸 끌고 1년간의 세계여행을 하셨던 분.

    그 뒤로 전라도 바닷가에 땅을 사셔서 컨테이너 하우스를 지어서 살고 계신분.

    다 제가 꿈꾸는 삶입니다.  하지만 저는 꿈만 꿀뿐 할 생각은 없는 삶이기도 한데요.

    요즘 그분의 블로그를 열심히 읽고 있다고 했더니 남자친구가 물어봅니다.

    "그리고 누군가를 설득할꺼야?  회사 그만두고 세계여행 가자고?"

    그래서 대답해 주었네요.

    "아니, 이건 내 꿈이지 당신 꿈은 아니잖아. 그러니 당신을 설득할 생각 없어.  그리고 1년동안 세계여행하는 것은

    내꿈이지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야.  내 체력이, 나라는 사람이 그런 여행을 처음부터 끝까지 즐길 수 없을 꺼라는

    것을 잘 알거든. 지금까지 내 여행 패턴을 보면 내가 행복한 여행은 딱 1달이나 2달 정도였던 거 같어.

    그러니 한두달 여행을 떠났다가 집에 와서 몇달 쉬다가 다시 떠나는 그런 여행을 할꺼야. 그러니 걱정하지마

    같이 가자고 설득 안할꺼야."

    누군가와 결혼을 해서 누군가의 삶에 맞추어 살면서 그 사람의 꿈을 내 꿈처럼 꾸고 살아봤던 경험이 있어서인지

    이제 다른 사람의 꿈을 내 꿈처럼 꾸고 싶지도 않고 내 꿈을 위해 다른 사람을 설득하고 싶은 생각도 없는데요.

    그렇게 자신의 삶을 살면서 함께 가는 관계도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전라도 바닷가에 컨테이너 하우스를 지어서 살아 보고 싶은 생각은 있지만 그것도 몇달 혹은 1년 이상은 못할꺼라는

    것을 잘 아는 지라 그저 그 삶을 들여다만 볼뿐 그렇게 살겠다 실천을 할 생각은 없는데요.

    저라는 사람을 너무 잘 알아서 인것 같습니다.  이곳을 완전히 떠나 살기에는 밴쿠버를 너무 사랑하거든요.

    자기가 무엇을 할 수 있는 사람인지 어떤 사람인지를 알게 될 수록 어떻게 살것인지는 선명해지는 것 같습니다.

    젊어서부터 워낙 이런 저런 여행과 이곳 저곳에서 살아봐서 더욱 그런것 같아요.

    1년 세계여행하는 부부들을 여행지에서 몇번 만났었는데 다들 지쳐하시더라구요.

    여러 사정으로 1년이라는 시간으로 정해두었고 그 안에 끝내야 하는 여행이라서 마지 못해 다니는 여행이 되기도 

    한다는 것을 그들과의 만남으로 알게되고 나니 나는 그러지 말자라는 생각을 굳히게 된듯요.

    자원봉사 이외의 직장을 가지지 못하는 좋은 핑게이기도 합니다.

    코로나 19로 여기저기서 레스토랑들이 문을 닫고 일자리가 부족해졌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저는 취업을 포기했습니다.

    그 일자리가 정말 필요하고 돈이 필요한 다른 사람을 위해 일자리를 양보하자는 생각인데요.

    저는 아이도 다 키웠고 아껴살면 먹고 살만한 정도는 모아둔 사람이니 일자리는 그게 더 필요한 젊은 사람들에게 

    양보하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삶에 보람을 주는 일은 자원봉사로 계속 하고 있으니요.

    나는 돈보다 시간이 더 중요한 사람이니 아껴사는 것에 익숙한 제가 참 좋습니다.

    오늘은 두브로닉이네요.

    몇년째 크로아티아를 가고 싶어서 세워두었던 계획인데 또 이렇게 못가게 된 것을 보면 역시 여행은 마음먹었을 때

    가야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행을 위해 많은 고민과 계획을 세우고 실행 전에 혹은 실행 하다가 중단하고 집에 머무르고 계신 모든 분들을

    위해 위로말씀 전해요.

    이제 여행은 랜선으로~ 

    당분간은 지난 여행기를 다시 적으며 아쉬움을 달래 보아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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