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무 생각없이 멍하게 위로 받는 시간 - 불멍캐나다 (Canada)/광역벤쿠버 즐기기 (Vancouver) 2021. 1. 8. 06:00728x90
혼자서도 캠핑장을 찾는 이유는 불멍이 하고 싶어서 였습니다.
이런 저런 많은 생각들로 머리가 복잡해져서 그저 멍하니 시간을 보내고 싶었는데요.
정말 그럴때는 자연속에서 즐기는 불멍이 최고인것 같습니다.
나이 50을 바라보는 나이에 연애를 하다보니 결혼전의 연애와 자꾸 비교를 하며 생각을 해 보게되는데요.
이혼 후의 첫번째 연애는 아니다 보니 지난 연애와 지금 연애와도 비교가 됩니다.
제일 다른 점은 솔직함이 주는 편안함이 무엇인지를 알게되었다는 것인데요.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는 마음을 경험한다는 것이 어떤 건지를 알게 되었다는 것도 있네요.
불멍은 적당히 추운 겨울이 더 좋은 것 같은데요.
이 불꽃이 주는 따스함을 더 고마움으로 느끼게 되어서 인것 같습니다.
장작불이 활활 타오르는 것을 보며 내 20대의 연애가 이러했나? 생각을 해 보았는데요.
저의 20대의 연애는 늘 결혼을 염두에 둔 연애였었기에 아무 계산없이 활활 불타올랐던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정말 좋아했던 선배가 있었는데 그 선배가 선천성 유전병으로 자신은 결혼은 하지 않을 꺼라 해서 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의 비련의
여주인공으로 울었던 기억.
20대에는 이렇게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오만했었던 것 같습니다. 무엇이든지 들어만 오면 다 태워버릴 것 같은 맹렬함을 보이는
이 장작불처럼 누구를 만나든 내가 잘 하면 나는 사랑받을 사람이라고 생각을 했었으니요.
어찌보면 그 오만은 아주 조금 인기가 있어서 나를 좋아했던 남자들은 많았으나 내가 그들을 선택하지 않았던 경험에서 오는 판단미스
였을 수도...
아무리 맹렬한 기세로 불꽃을 휘날리며 타는 불이라도 그 장작을 다 태우고 나면 재만 남는다는 것을... 맹렬히 탈 수록 더 빨리
사그러든다는 것을 어릴때는 잘 몰랐었네요. 그런 인기쯤이야 긴 인생보면 별거 아닌데 말이지요...
20대때 결혼을 전제로 한 연애들만 생각하며 마음껏 사랑하지 못했던 이유는 나의 가치를 최고로 만들어서 결혼이라는 시장에서
좋은 매물로 나가고 싶어서가 아니었을까도 생각해봅니다. 그때는 그게 참 중요한 일인 줄 알았고 그렇게 키워졌으니요.
지금 사귀는 남자친구를 참 좋아하는 이유는 솔직한 사람이어서 고민을 안하게 해 주어서 좋아하는데요.
연애하는 사이라면 흔히 해 줄 수도 있을 것 같은 입바른 맹세같은 것도 전혀 없습니다.
그게 관계를 얼마나 편하고 담백하고 더 진실되게 하는지 조금씩 배우고 있는데요.
물론 여자로서 흔히 들을 수 있는 "평생 너 하나만 사랑할께" 따위의 말이 없는 것이 가끔은 서운하기도 합니다.
그럴때면 예전에 그런 말들을 남발하며 행동으로는 지키지 않았던 남자들을 떠올리며 다시한번 그래 차라리 이 남자친구가 낫지 라는
생각을 해 보게 되는데요.
화려하게 활활 타오르다가 다 태우고 났을때의 허전함을 더 크게 느끼게 하는 그런 큰 장작불보다 이렇게 작지만 은은하게 오래
내 곁에 있어줄 것 같은 모닥불이 더 정감이 가는 것은 나만의 것이어서 인가봅니다.
캠핑장에서 이렇게 장작을 쌓아놓고 플렉스 한번 해 보고 싶었네요.
머리로는 알고 있는데 이성적으로도 그게 맞는데 감정이 쉽게 내려놓지 못해서 드는 상념들을 다 태우고 오기에 참 좋은 캠핑이었습니다.
나이를 들면서 계속 생각하는 것은 내려놓기가 중요하다는 거네요.
가까이에서 실행으로 잘 옮기며 살아가는 멋진 제 삶의 멘토가 있어서 많이 배우고 다시한번 상기시켜지고는 합니다.
머리가 복잡할때 마주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남자친구가 있다는 것도 참 큰 축복입니다.
모두 내려놓고 편안함을 누리시는 하루 되시길요~
'캐나다 (Canada) > 광역벤쿠버 즐기기 (Vancouver)'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온 뒤 산책 (0) 2021.01.18 비오는 날의 산책 (0) 2021.01.14 메리 크리스마스!! 하늘엔 영광 땅위엔 평화. (0) 2020.12.25 지금 제일 그리운건... 친구들과 함께 했던 좋은 시간들... (0) 2020.12.24 추억으로 만드는 크리스마스 트리 (0) 2020.1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