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73년생 이혼녀 미자 -16
    73년생 이혼녀 미자. 2020. 4. 22. 06:00
    728x90

    "나 없는 동안 외롭다고 딴여자 만나지 말고 딱 잘 기다리고 있어야 해요. "

    가볍게 농담을 던지는 미자에게 존은 껄껄 웃었다.

    "미자씨 만큼 예쁘고 매력있고 아이도 있는데 다 키운 여자가 있다면 만날 수도 있겠죠~ ㅎㅎ 근데 그런 사람이 없다는 게 문제이겠네요. "
    "그죠? 그러니 잘 기다리고 있어요~ "

    데이팅앱을 통해 존을 만나고 존과 처음 커피를 마시고 그 다음날 그에게 그녀의 핸드폰에 있는 데이팅앱들을 다 삭제했다고 이야기 했던 그녀였다.
    그리고 그도 그의 폰에 있는 데이팅앱을 삭제했다고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서로에 대한 마음을 보여주기도 했었다.

    고작 일주일 조금 넘게 가는 캠핑인데 벌써 그가 그리워질 것 같은 그녀였다.

    웨스트 코스트 트레일.

    존을 만나기 훨씬 전부터 준비를 해 왔던 트레일이다.

    이혼을 하고 미자는 다른 사람들 앞에서 특히 아이앞에서 아무일 없다는 듯이 잘 살고 있는 모습만 보여주어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이미 걱정을 많이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걱정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아서 정말 괜찮다는 듯이 잘 살고 있었다.
    그러다 그녀 자신에게 미안해 졌을때 우연한 기회로 쿠바로 혼자 여행을 갔었다.
    아들과 함께 가고 싶은 여행이었으나 쿠바에 인터넷이 안된다는 것을 안 아이는 함께 가기를 거부했고 그녀는 그 여행을 혼자 갔다.

    그렇게 이혼을 하고 처음 혼자 여행을 간 미자는 그녀가 그 여행에서 많이 울다가 올꺼라고 생각했었다.

    블로거로 늘 인터넷으로 가족들과 친구들과 그리고 모르는 사람들과도 소통을 하며 살았던 그녀라서 더욱 더 속 마음은 숨기고
    잘 지내고 있는 모습들만 보여주었는데 그러느라고 한켠으로 밀어놓았던 그녀 본인의 처연한 슬픔을 마주할 시간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특히 상간녀가 그녀의 블로그를 본다는 것을 알고 있는 그녀라서 그녀의 블로그에는 더욱 더 아무일 없다는 듯 잘 지내는 모습만 보여주고 있던 그녀였다.

    -부인의 블로그를 들어가 보았어요. 엄청 억척인 아줌마인것 같더라구요. 그런데 혹시 부인이 저에대해 아시게 되면 저에게 오셔서
    머리채를 잡으실텐데 그럼 어떻게 해요?

    그녀가 이혼을 결심하게 된 마지막 상간녀와 전남편과의 톡 내용중에 있던 대화.
    그때 그녀는 헛웃음이 났었다.
    억척인 아줌마? 그녀도 한때는 여리고 여린 공주같던 시절이 있었더랬다.
    그러다 없는 집안에 가난한 남자를 만나 결혼을 하고 잘 사는 가정 만들어 보겠다고 허릿띠 조여매고 생활을 했고
    아들 하나 잘 키워보겠다고 몇번을 바람피는 남편을 용서하며 다독거리며 사느라 그녀의 여린 속마음은 강철로 인쳐졌었고
    그렇게 세상과 세월의 모진풍파를, 무엇보다 전남편의 정신적 학대를 참아내며 열심히 살아 왔고 살고 있는 모습이 담긴 블로그였는데.
    억척인 아줌마 같다고?

    가슴만 빵빵하니 어리기만 하던 상간녀가 함부로 입에 올릴 그녀의 인생은 아니었다

    몇번의 외도에도 한번도 상간녀를 찾아간 적은 없는 미자였다.
    그녀는 아무리 그녀들이 먼저 꼬리를 쳤다고 해도 그녀의 남편의 잘못이라고 생각했고 그녀의 남편이 그런 행동을 하게 만든 그녀의 잘못이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흔한 불륜 드라마에서 부인이 상간녀를 찾아가서 머리채를 잡는 장면을 제일 이해 못하고 경멸하던 그녀였다.

    잘못 한 사람을 잡아야지 왜 제 2의 상대에게 저러냐며.
    왜 여자의 적은 여자가 되어야 하고 잘못은 아랫도리 함부로 놀린 남편들의 잘못인데 여자들끼리 저래야 하는 거냐며 이해하지 못했었었다.
    그러니 그 상간녀의 톡은 어이가 없었다.

    하지만 그녀의 전남편의 대답은 더 어이가 없었다.

    -우리 마누라 그럴 사람 아니야. 그런 걱정은 하지마. 내가 그런 일은 없게 만들어. 당신 지켜줄꺼야.

    아주 놀고들 있었다.

    그들이 그런 대화를 나누었던 그날 아침에도 미자에게 사랑한다고 다정한 입맞춤을 하고 출근을 한 그녀의 전남편이었던 것이었다.


    인터넷도 없고 아는 사람이라고는 한명도 없는 그 곳에 가서 마음껏 목놓아 우는 시간을 가지리라 생각을 했던 미자였다.

    하지만 막상 도착한 쿠바는 생각보다 너무 매력적인 나라였고 미자는 대학생때 떠났던 유럽여행 당시에 느꼈던 그 자유와 설레임을 다시한번 느끼며
    울 틈도 없이 여행을 즐기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었다.

    20대때의 유럽배낭여행은 미자의 인생을 많이 바꾸어 놓았었고 미자가 힘이 들때마다 그때 그런 시간도 있었는데 이것도 잘 해낼 수 있다는
    힘을 주는 추억이기도 했고 그런 시절도 있었지 하며 아련히 기억할 수 있는 좋은 삶의 조각들이 되어주었었는데
    쿠바여행이 다시한번 그런 여행이 되어 줄것 같았고 그 여행은 정말 그렇게 되었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는 모든 여행을 아이를 위해 계획하고 준비하고 실행했던 그녀였는데 이제는 그녀를 위한 여행을 해야 겠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되었고 생활비를 아끼고 줄여서 일년에 한두번은 꼭 그녀를 위한 여행을 가는 것으로 그녀의 삶을 바꾸어 놓은 것이 쿠바여행이었다.

    무엇보다 삶에 있어서 주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그녀가 그렇게 낯선 곳에서 마주하는 하나님의 위로를 마주하며
    주님이 살아서 함께 계심을 느끼고 받는 위로가 너무 좋았다.

    현모양처의 삶이 최고의 인생을 사는 것이라 생각하고 살았던 그녀에게 여행을 하다가 만나게 되는 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삶의 모습은
    이혼이 인생의 실패는 아니라고 이야기 해주는 것 같아서 좋았다.

    특히 미국인은 거의 여행을 오지 못하는 쿠바에서 우연히 여행코스를 바꾸고 탔던 시외버스에서 옆자리에 미국에서 오신 할머니가 앉으시고
    30대때 전남편의 외도로 이혼을 하고 평생을 혼자 사신 할머니의 이야기를 나누었던 시간은 그녀에게 정말 많은 위로를 주었었다.

    미자가 힘들어 하고 있던 일 중에 하나가 자신의 잘못도 아닌 일로 벌을 받고 있는 것 같은 억울함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었다.
    그녀의 부모님께 아이에게 형제자매에게 이런 아픔을 드리게 되어서 너무 죄송했었다.

    "내가 이혼을 했을때 그 옛날의 미국 남부의 내 고향에도 우리집안에 이혼을 하는 사람은 나 밖에 없었었어.
    잘못은 전남편이 했는데 왜 다들 나에게 손가락질을 하는 지 나도 그게 너무 억울하고 힘들었었지.
    그런데 이렇게 세월지나서 살고보니 전남편은 그때 그 여자와 결혼을 해서 지금까지 잘 살고 있고 나도 잘 살고 있어.
    그때의 우리의 이혼은 전남편이나 나에게 좋은 일이었던거야.
    그러니 미자씨도 나중에 그렇게 생각하게 되는 날이 올꺼야. 그러니 너무 슬퍼하지 말고 주님 은혜가운데 늘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어."

    다른 사람의 잘못의 댓가를 내가 치러야 한다는 억울함을 알아주는 사람을 만났다는 것이 큰 위로가 되어 주었다.
    그리고 미자뿐만 아니라 전남편과 미자 두 사람 모두에게 좋은 이혼이었을꺼라는 낯선이의 말이 냉정하게 다가와서 그녀의 이혼을 다시 바라보게 해 주었다.
    하지만 여전히 미자는 아이에게 너무 미안하고 힘들어하는 아이가 너무 안쓰러워 어쩌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여행이 끝나고 집에 돌아왔을때 미자는 그 시간이 그녀와 아이 모두에게 필요한 시간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래서 조금씩 자주 그런 시간을
    가지려고 노력하게 된 그녀였다.

    왜 쿠바냐고 묻는 다면 그냥 이혼을 했기에 할 수 있는 것을 하며 이혼하길 잘 했다라고 스스로에게 이야기 해주고 싶었다고 이야기 할 것 같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여행비가 저렴했다.
    이혼을 하고 예전같은 풍족한 삶을 사는 것은 아니기에 하루 여행 경비로 먹고자고 다 해서 2만원이면 충분히 여행을 할 수 있는 쿠바는 그래서 매력적이었다.

    그렇게 쿠바를 다녀오고 삶에 더욱 자신이 생겨서 열심히 살게 되었고 본인이 생각보다 이혼에 대해 덜 슬퍼하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던 미자는
    적은 돈으로 여행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보게 되었고 그래서 찾은 것이 백팩캠핑이었다.

    장비만 다 갖추고 나면 캠핑을 가는 것은 전혀 돈이 많이 들지 않는 일이었고 그렇게 하와이도 캠핑으로 다녀온 그녀였다.

    여행에서 비행기값을 제외하고 나면 정말 돈이 들지 않는 여행이 백팩캠핑여행이라는 것을 알게 된 그녀는 이제 비행기값이 들지않는 여행을 하기 시작했고
    그렇게 준비를 하게 된 것이 웨스트 코스트 트레일이었다.

    남들은 해외에서 비행기타고도 오는 곳이어서 이곳에 살고 있는 사람으로 이곳부터 시작을 하는 것이 맞는 것 같아서 시작한 준비.
    나이들어서는 힘들어서도 못하는 그런 여행을 먼저 하자는 생각에 더 백팩캠핑은 그녀와 딱 맞는 여행이었다.

    그렇게 일년을 준비한 그 트레일이 존을 만나고 나서 가려니 왠지 그곳을 다녀오고 나면 또 많은 것을 깨닳고 더 용감해진 미자로 돌아올것 같은 설레임도 있었다.

    (40대 아줌마 혼자 떠난 쿠바 배낭 여행기) 여행 둘째날..(1)

    새벽 6시반에 잠에서 깨어 말레콘으로 산책을 갔습니다. 원래 새벽형 인간이라 시차를 생각하면 새벽 3시반에 잠에서 깬것이니 별로 늦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우선 처음 걸어서 돌아다녀 볼꺼고 새벽이라 안전할지..

    godsetmefree.tistory.com

    <script async src="https://pagead2.googlesyndication.com/pagead/js/adsbygoogle.js?client=ca-pub-5127668932683022"
         crossorigin="anonymous"></script>

    '73년생 이혼녀 미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73년생 이혼녀 미자 -18  (0) 2020.04.24
    73년생 이혼녀 미자 - 17  (2) 2020.04.23
    73년생 이혼녀 미자 -15  (2) 2020.04.21
    73년생 이혼녀 미자 -14  (2) 2020.04.20
    73년생 이혼녀 미자 - 13  (0) 2020.04.17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