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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리뷰) 당신이 옳다 : 정혜신의 적정심리학
    캐나다 (Canada)/광역벤쿠버 즐기기 (Vancouver) 2021. 5. 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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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저런 고민 상담 전화를 받는 저에게는 정말 딱 궁금했던 것들에 대해 말씀을 해주는 전문가의 조언이 된 책.

    공부를 해서 전문적인 상담심리사가 될까를 고민을 했던 적이 있었는데요.
    그 이유는 오직 하나. 전문적이지 않은 저의 공감과 위로가 약이 아닌 시간낭비가 상대방에게 되면 어쩌나 하는
    걱정 때문이었는데요. 특히 주위에 제가 사랑하는 사람의 우울이나 마음 힘듦을 보면서 제대로 도와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을때 공부를 고민해 보기도 했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내려놓았었는데요.

    이 책을 읽으면서 굳이 공부를 하지 않아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돈을 내고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전문가는 많지만 그럼에도 저에게 전화를 하는 이유는 공짜이고 또 그냥 비슷한 일을
    겪은 사람의 공감과 위로를 받고 싶은 거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게 저의 역할이라는 생각이 확실해 졌습니다.

    특히 이혼을 고민하시는 분들은 이혼하고 잘 살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잘 살고 있는 일반인의 모습을 보고 싶을때
    그래서 힘든 마음에 조금의 희망이라도 주고 싶을때 제게 연락을 하거나 저의 블로그를 보시는 경우도 많으니 그냥 저는
    그런 역할을 하는 것 만으로도 충분하겠구나 하는 생각을 가질 수 있게 해 준 책이었습니다.

    가장 이기적인 것이 가장 이타적일 수 있다는 오래된 명제는 자기 존재 증명의 영역에서 더 확실한 진리다.

    저의 삶을 딱 설명하는 듯한 문장이었는데요. 남들은 제가 자원봉사를 많이 하고 댓가없는 도움을 주는 것을 쉽게 이해하지 못하기도
    하는 데요. 저에게는 그게 제가 제일 좋아하는 일이어서 그냥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 남을 도와주는 것이고 그것을 통해
    제 삶의 의미와 존재 증명이 되기 때문에 어찌보면 이기적이게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데 그게 이타적이 된 경우이네요.

    내가 조금이라도 더 좋은 지구환경에서 살고 싶어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동네 쓰레기를 줍고 하는 것도 같은 경우 일것 같은데요.
    저도 제 마음이 너무 아파서 제 마음 편해지고자 세월호 유가족분들이 서울로 시위하러 올라오셨을때 도시락을 싸서 전달해 드리기도
    했었으니요. 물론 도시락을 전달하러 갔던 현장에서 경찰들이 어떻게 유가족분들을 통제하고 주위를 통제하는 지를 보면서 더
    열통이 터지기도 했던 기억.

    다 가진 자들의 이런 서민스러운 불안과 외로움이 이해받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별개다. 역설적으로 자기 존재에 대한영역에서 인간은 공평하게 허기지다.

    다 가진 자들이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반복적으로 확인하는 게 있다. 저들은 내 돈을 보고 그러는 거다. 내가 지금처럼 돈을 쓰지 않으면내 뜻대로 움직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런 관계들 속에서 다 가진 자는 금은 넘쳐나는 데 쌀은 한줌도 없는 이상한 기근을 겪는다.존재에 대한 주목이 삶의 핵심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질주 하다 보면 현실에선 아무 쓸모도 없는데 사이버 세상에선 떼부자인 다 가진 자처럼 되기 십상이다. 다 가진 것 같지만 금괴 더미 안에서 주린 배를 움켜쥐고 쓰러진다. 블랙 코미디 같지만 마음의 영역에선 이런일들이 차고 넘친다.

    저를 포함해서 주위에 이런 분들이 몇분 계셔서 너무 공감하며 마음아파하며 읽었던 글. 가진 자들의 불안과 외로움이 이해받기는 쉽지
    않다는 이야기. 가까이서 보면 저희 아버지도 그러신데요. 어려서 부터 저희에게 늘 하신 말씀이 "내 말을 안 들으려면 내 돈을 쓰지
    말아라." 였습니다. 그냥 저희가 어리고 아빠가 부모로서의 권위를 세우시며 훈육을 하셔도 되셨을 것을 아빠는 늘 이렇게 경제력으로
    하셨는데요. 이 이야기의 슬픈 결말은 여전히 아빠가 경제력이 좋으셔도 스스로의 경제력이 좋아진 자식은 아빠의 돈을 안쓰니
    아빠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지요. 아니 그 보다 더 슬픈건 그냥 자식된 마음으로 뭘 해드리려고 해도 제가 돈이 필요해서 나한테 이러는
    건가라고 생각을 먼저 하시니 뭘 해드리기가 싫어지네요. 이제는 80이 넘은 분이 바뀌실 것도 아니라 무슨 말씀을 하셔도 내가 그러려니
    하며 맞추어 드려야지하고 생각을 하지만 그분의 삶이 안타까워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좀 더 편하게 행복하게 사셔도 될
    모든 조건을 갖추시고도 참 외롭게 사시는 분들.

    우선 내게 절박하게 필요한 도움은 전문가 자격증을 가진 사람만이 줄 수 있다는 선입견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래야 진짜 길을 찾을 수 있다. 그 전에 내게 필요한 도움이 어떤 것인지 그 실체를 아는 게 중요하다.

    남편에게 쵸코 아이스크림을 사다 달라고 했는데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사왔다면서 어떻게 사람이 이럴 수가 있냐고 남편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시던 분께 혹시 우울증 검사는 해 보셨냐고 말을 건넸다가 난리가 났던 적이 있습니다.
    제 입장에서는 그분의 남편이 사업을 해서 엄청 바쁜 사람이고 생활비를 한달에 3000만월을 주고 집에 일하는 사람도 몇명이나 있는
    분이 그 남편이 퇴근길에 아이스크림을 잘 못 사왔다고 이혼까지 생각을 하는 그 분의 불만을 들으며 이건 이성적이지가 않는데 하는
    생각에 드린 질문이었는데 그분은 너무도 펄쩍 뛰시더군요. 검사 다 해봤지만 본인은 우울증이 아니었다고 하시면서 왜 사람을
    환자로 몰아가냐고 남편이 잘못한 일을 이야기 하는데 왜 자신이 문제인것 처럼 이야기를 하냐고 펄쩍 뛰셨는데요.
    그 분은 그냥 그분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그래 니가 맞다라고 해 줄 사람이 필요하셨던 건데 제가 너무 문제 해결에만 신경을 썼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그분의 그 불만은 다른 분들의 불만과 비교해서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에 그분의 문제를 들어주는 것은
    제 시간 낭비라고 생각을 했었던 것이었구나 하고 반성을 하기도 했었는데요.
    상대방에게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를 실체를 아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동네를 걷다 잃어버린 아이를 비행기 타고 찾을 수는 없다. 걸으면서 찾아야 찾을 수 있다.질병이 아닌 일상의 영역에선 사람에 대한 자연스럽고 상식적인 반응이 따로 가장 효과적인 치유다. 그것이 사람 마음에 더 빠르게스미고 와닿는다. 그런 일의 위력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탁월한 치유자가 된다. 어떤 고통을 당한 사람에게라도 그 고통스러운 마음에 눈을 맞추고 그의 마음이 어떤지 피하지 않고 물어봐줄 수 있고, 그걸 들으면서 이해하고, 이해되는 만큼만 공감해 줄 수 있다면 그것이 가장 도움이 되는 도움이다.

    이해 되는 만큼만 공감해 줄 수 있다면 이라는 문구가 참 와 닿았습니다. 이해가 되지 않을때는 공감하기 어려웠었는데요.
    그만큼도 괜찮다는 이야기. 그냥 들어주기만 하는 것도 큰 도움이라는 말씀. 근데 들어주기만 하는 거 정말 쉬운일 아니어요.

    이 땅에서 사는 일은 죽음 충동을 특별한 질병의 징후라고 여길 수 없을 만큼 일상적이지도 평화롭지도 않다. 모든 게 전투적이다.

    저도 살면서 두번을 심각하게 자살 시도나 충동이 있었고 그걸 이겨내었던 사람이라 아들이 고등학교때 자살하고 싶었다는 말에
    참 간이 덜컹 하기도 했지만 아들이 스스로 이겨내야 하는 일임을 알고 마음아프게 응원하며 지켜보기만 했었는데요.
    죽음 충동은 특별한 질명의 징후라고 여길 수 없을 만큼 일상적이지도 평화롭지도 않다. 가 사실인듯요.

    일상의 외주화로 인한 결과는 어떤 모습일까. 예를 들어 내 삶의 고통과 외로움이 우울증이라는 의사의 진단 영역으로 한계가 지어지는 순간나의 존재 자체는 다시 소외되고 우울증 환자 일반으로 대상화되기 쉽다. 고통으로 피폐해졌을 때 사람은 무엇보다 정서적 공급이 시급한데,그런 순간에 결정적으로 정서적 소외가 일어나는 것이다.

    우리 삶의 고통은 정신과의사와 상의해야 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들로 이루어져 있다.

    아들이 우울증으로 힘들어 하는 것을 보며 정신과 상담도 권해 보았고 이런 저런 권유는 했지만 끌고 가지는 않았었는데요.
    제 경험으로도 이건 한두번 아니 몇십번의 상담도 중요하지만 스스로가 이겨내야 할 문제이고 살면서 계속 될 문제인데 아이를
    병원으로 데려감으로 내가 할 일은 다 했다는 아마 저는 쉬운 해결책을 찾고 있었지 않나 싶은데요.
    이 책을 통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혼자 아이를 돌보는 환경에선 남자도 산후우울증에 빠진다. 호르몬의 문제가 아니다.우울과 무력감은 삶 그 자체일 뿐, 병이 아니다.

    남자도 산후우울증에 빠지고 이건 호르몬의 문제가 아니라 우울과 무력감은 삶 그 자체일 뿐, 병이 아니다라고 정신과 의사가
    이야기를 해 주니 마음이 편해지기도 했는데요. 사실 우울과 무력감과의 싸움을 평생하고 있는 저에게 그냥 그게 삶 그 자체야 라는
    말은 큰 위로가 되어 주었습니다. 싸워서 이기려고 하지 말고 그냥 같이 살어도 돼 라는 위로.

    노모의 죽음 이야기나 은퇴 후 우울은 극복의 대상이 아니다. 우울이라는 내 삶의 파도에 리듬을 맞춰 나도 함께 파도에 올라타야 할
    타이밍이다.

    이혼도 내 삶의 파도이고 그 파도에 리듬을 맞춰 살사댄스를 추자고 생각했었는데요. 비슷한 이야기를 해 주시네요.

    지난 5년, 세월호 유가족 같은 극한의 트라우마 피해자들이 목숨을 버리지 않고 견딜 수 있었던 힘은 이런 시민들의 거대한 무력감과
    죄의식의 연대가 만들어낸 치유적 공기에 많은 부분 기대고 있었다고 느꼈다.

    너를 공감하다 나를 만나다. 공감은 누가 이야기 할때 중간에 끊지 않고 토달지 않고 한결같이 끄덕이며 긍정해 주는 것, 잘 들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아니다. 전혀 잘못 짚었다. 그건 공감이 아니라 감정 노동이다. 그런 식으로 이야기를 들어주다 보면 지친다.누군가에게 낙지 같은 존재가 되려다 그 전에 자신이 먼저 쓰러지는 소가 된다.

    정말 딱 저에게 하시는 말씀 같았어요. 누군가에게 낙지 같은 존재가 되려다 그 전에 제가 먼저 쓰러지는 소가 된적이 있거든요.

    치유란 특정 문제에 대해 외부에서 던져주는 전문적인 코멘트에 의해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자신과 자기 상황을 제대로 조망할 수 있을때까지 묻고 공감하고 또 묻고 다시 공감해 주는 일을 반복해 주는 것이 옆에 있는 공감자가 해야 하는 일이다. 자신을 또렷하게 볼 수 있을 때까지 곁에 함께 있으면서 주저앉으려 하면 함께 주저앉아 있어주고, 그 과정을 쓸모없는 것으로 여기는 등 엉뚱하게 해석하면 왜 그런 마음이 드는지 다시 묻고 들어주고 또 그 마음을 공감해 주면서 함께 가는 사람이 공감자다.

    가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다 보면 어쩜 자기 속마음을 그리 잘 아시냐고 깜짝 깜짝 놀라실때가 있는데요. 그건 제가 뭘 알아서가
    아니라 그냥 듣고 있다보면 그 분들이 다 이야기했는데 스스로 알아차리지 못하고 계신 경우들이 많아서 그냥 정리해 드리거나
    원하시는 것은 이것인거 같다고 꼬집어 말해드리는 것 뿐인데요. 그래서 뭘 하시고 싶으신데요? 라는 질문을 많이 하고는 합니다.

    "타인을 공감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이유는 공감까지 가는 길 굽이굽이마다 자신을 만나야 하는 숙제들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처음에 정말 힘들었던 이유가 이런 저런 사연들을 들을때 저의 상처와 아픔이 다시끔 고개를 들고 제 속을 헤집어 놓아서 저의
    상처가 아닌 그들의 상처에 집중을 하기가 쉽지 않을때가 많았는데요. 아 그때 내가 그런 마음이었구나를 다른 사람을 통해
    알게 되기도 합니다. 나도 많이 무서웠었구나. 내가 너무 아파서 그런 결정을 했었구나 하고 말이지요.

    성공한 사람은 부지런할 것이다, 머리가 좋을 것이다, 합리적일 것이다 등 집단적 지레짐작이 집단 사고다. 모름지기 여자란,
    모름지기 장남이란, 모름지기 성직자란, 모름지기 학생이란.... 우리 사회의 이런 집단 사고들은 자연의 곡선을 직선으로 밀어버리는
    포크레인 같은 심리적 폭력이다.

    외형적 조건에 휘둘려 한 존재의 개별성에 주목하는 일을 게을리 하면 본의 아니게 타인에게 뿐 아니라 자신에게도 폭력자가 된다.

    나도 많이 그랬던 것 같아서 반성을 하면서 앞으로 계속 기억하며 실천해 나가야 하는 부분이 아닌가 생각했네요.

    상대방과 똑같은 감정을 느끼지 않아도 괜찮다.공감은 똑같이 느끼는 상태가 아니라 상대가 가지는 감정이나 느낌이 그럴 수 있겠다고 기꺼이 수용되고 이해되는 상태다.

    부모인 내가 자식을 사랑했다고 해서 사랑이 아니라 부모가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아이가 느껴야 사랑이다. 사과도 마찬가지다."난 사과했어"가 아니라 엄마인 내가 얼마나 미안해하고 가슴아파하는 지 아이가 느끼고 아이 마음에 스밀 때까지 해야 진짜 사과다.

    뇌 과학과 약물학으로 사람 마음의 거의 전부를 설명하고 해석하려 드는 최신 정신의학계의 흐름을 알지만 크게 의식하지 않았다.흐름에 맞춰 내 경험과 직관을 편집하려 들지 않았다. 오로지 내가 느끼고 경험한 것들을 내 시선, 내 태도에 입각해서 통합하고 정리했다.

    옴짝달싹 할 수 없을 것처럼 숨 막히는 고통과 상처 속에서도 공감이 몸에 배인 사람은 순식간에 공간을 만들어 낼 수 있다.사람들 마음속에서 공감이 하는 일이다. 사람은 그렇게 해서 사지를 빠져나올 수 있다. 공감의 힘이다.

    공감의 힘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는 적정 심리학.
    정말 많은 분들께 추천하고 싶은 책이었는데요. 무엇보다 사춘기를 힘들게 보내고 있는 자녀가 있는 부모님들께 추천하고 싶은
    책이었습니다.

    저도 가끔 다시 읽어보며 마음에 습관처럼 새기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요.

    나를 좀 더 존중하고 사랑하며 위해보는 하루 되시길요.
    당신이 옳으니까요.

    아래의 숲길을 걸으며 들었던 책이었는데요. 힐링이 저절로 되는 것 같았습니다.
    봄의 여린 초록초록함이 너무 예뻤던 어느 산책.

    자연이 주는 공감과 힐링이 최고인듯요.
    언제 찾아가도 한결같은 모습으로 그 자리에서 자신의 모든것을 내어주는 자연.
    그러면서 조용히 시간의 흐름을 일깨워주는 숲. 그 치유력과 생명력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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