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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오는 날
    캐나다 (Canada)/광역벤쿠버 즐기기 (Vancouver) 2021. 5. 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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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11월 초에 올려두었던 포스팅을 이제야 올리네요.

    그냥 슬며시 옆에 밀어두었던 포스팅을 완전히 잊어버리고 있었어요.

    보통 이렇게 지나가버린 포스팅은 그냥 올리지 않고 나누게 되기도 하는데요.

    요즘처럼 코로나로 집콕을 하고 있어서 별 새로운 포스팅 꺼리가 없을때 헛간속 곶감 빼 먹듯이 꺼내보게 되네요.

     

    우울했던 2020년의 가을에도 크리스마스 장식을 하고 혼자 했던 산책이지만 가라앉은 기분을 끌어 올려보려고 애썼던 어느날의 기록.

    게스타운의 이 가게 창문에서 보이는 장식이 너무 예뻤습니다.

    인테리어 소품가게인데요. 예쁜 고양이 차 받침대를 사들고 나왔던 기억.  평소라면 쉽게 사지 않았을 가격이었지만 다들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어서 가게가 잘 버티어 내시길 바라는 마음에 구입을 했었네요.

    이 예쁜 창문을 계속 보고 싶었거든요.

    촉촉히 내리는 늦가을 비에 노란 나뭇잎이 하염없이 떨어진 게스타운의 거리가 너무 예뻐 보였습니다.

    증기 시계도 여전히 증기를 뿜어내며 열심히 자신의 할일을 하고 있네요.

    밴쿠버에 오래 살았으면서도 게스타운만 가면 왠지 관광지에 온 것 같고 외국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코로나 기간중에 여행가지

    못하는 마음을 이곳에서 잘 해소를 했었네요.

    언제봐도 참 예쁜 거리인데요.  비오는 날의 운치는 밴쿠버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참 좋았습니다.

    식당에서 식사가 가능했던 때였어서 혼자 맛있는 짬뽕을 먹으러 갔던 집인데요.

    주막.  게스타운에 있는 한국음식점입니다.  가게 이름이 참 정겹죠?

    비오는 거리를 걷다가 따뜻한 짬뽕 한그릇을 마주하니 참 행복했습니다.

    외국에 살고 있지만 이렇게 음식을 통해 향수를 달랠 수 있다니 요즘은 정말 외국살이가 좋아진것 같습니다.

    제가 처음 캐나다에 왔던 1996년에는 이런 음식점이 많지는 않았거든요.

    한 그릇에 거의 20불이나 하는 이런 점심을 망설임없이 사 먹을 수 있는 나이가 되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젊었을 때는 이런 금액의 짬뽕은 사 먹을 수 없었거든요.  한달에 빠듯한 돈으로 생활을 하는데 이건 너무 큰 호사였을 듯요.

    아이를 키우면서도 한달 생활비에서 이런 한그릇은 전업주부가 혼자 나가서 마음편히 먹을 수 있는 가격은 아니었는데요.

    그냥 제가 그런 성격이어서 그랬던 듯요.  다른 사람이 벌어다주는 돈으로 내가 원하는 것에 마음편히 돈을 쓰며 사는 성격이 아니었으니요.

     

    이혼을 하고 내 돈이 생기면서 내가 벌어서 쓰는 내 돈이다보니 짬뽕 한 그릇쯤은 마음대로 먹어도 되는 여유가 생기기도 했지만

    젊었을 때처럼 막 돈을 아끼며 미래를 계획해야 하는 나이가 아니다 보니 이 돈 아껴서 뭐하나 하는 생각에 이제는 먹고 싶은 것 쯤은

    큰 고민없이 먹을 수 있는 것 아닌가 싶은데요.

     

    가끔 돌아보면 젊어서 왜 그렇게 까지 악착을 떨고 아끼고 살았을 까 싶기도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그 때 그렇게 살았기에 지금의 여유가

    있는 것이 아닌 가 싶습니다.

     

    세상에 공짜는 없으니요.

    색색깔의 단풍이 너무 예뻐서 발넣고 인증샷 찍기 놀이도 해 보았네요.

    걸어서 집으로 가는 길에 만난 벽화도 멋집니다.

    이런 저런 크리스마스 장식이 코로나로 많이 가라앉아 있던 마음을 살짝 들뜨게 해 주었네요.

     

    비록 포스팅이 밀리다가 이제 올리는 것이기는 하지만 그랬기에 또 이렇게 5월에 11월의 거리풍경을 보며 살짝 들떠보는 것도

    기분이 나쁘지는 않습니다.

     

    지난 사진을 보며 그때의 감정을 다시 느껴보는 것이 참 좋은 요즘인데요.

    이 맛에 블로그를 합니다.

     

    오늘도 더 행복한 하루 되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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