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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치다보니 야간 골프
    캐나다 (Canada)/광역벤쿠버 즐기기 (Vancouver) 2021. 5. 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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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주 오래간만에 남자친구와 골프채를 들어보았습니다.

    코로나로 예약이 너무 힘들어진 골프장을 가기에는 둘다 너무 연습을 안 했었기에 그냥 피치엔퍼트를 가기로 했네요.

    늘 산책을 가는 동네 공원인 스탠리파크에 피치엔퍼트 장이 문을 열었기에 날이 좋은 주말에 가 보았습니다.

     

    맛집을 가서 식사를 할 수도 없고 주말에 사람들이 몰리는 산을 가지도 않는 주말에 산책말고 뭔가를 한것이 얼마만인가 싶었네요.

     

    다시 심해진 코로나로 인해 마음이 심란해지는 요즘입니다.

    무엇보다 너무 오래 뵙지 못한 부모님들도 뵙고 싶고 한국도 많이 그리운데요.  내년에라도 백신을 다 맞고 여행이 쉬워지면 부모님을

    뵈러 가고 싶고 부모님과 오랜 시간을 보내고 싶다가도 그럼 여기 혼자있을 남자친구는 어떻게 해야하나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보면 늘 결론은 그냥 오늘 행복하자로 가는데요.

    부모님 곁에서 갈 수 없는 지금을 안타까워하지말고 남자친구 옆에 있는 것에 감사하며 행복하게 오늘을 살고 

    부모님 곁에 갈 수 있을때는 그것에 감사하며 남자친구 옆에 없는 것을 안타까워하지 말고 살아야 하는 거 아닌가 싶습니다.

    다 가질수는 없는 게 인생이니요.

     

    남자친구는 백신을 맞았고 저도 제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데요. 요즘 상황을 보면 백신을 맞는다고 해도 항체가 6개월도 지속되지 않는

    이 백신으로 계속 변이가 생기는 코로나에 대비책이 될까 싶기도 합니다.  과연 우리가 코로나 이전시대로 돌아갈 수 있을까를

    생각하다보면 그건 불가능하다는 결론이 내려지곤 하는데요.

     

    코로나를 독감처럼 그냥 안고 살아가야 하는게 맞다는 생각이 듭니다.

    독감보다 코로나를 무서워하는 이유는 치료제가 없기때문인것 같은데요.  백신보다 빨리 치료제가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전염의 공포없이 마음편히 사람들을 만나고 여행을 할 수 있는 그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뭘 하면 또 행복한 추억 하나를 남길 수 있을까 생각을 하다가 지난번 산책에 지나갔던 피치엔퍼트로 나와봤네요.

    물론 몇주전 일입니다.  이제 제 포스팅은 바로바로 올라오는 건 아니다라는 건 아시죠?^^

    뜨거운 햇살 아래서는 치고싶지 않고 저의 간헐적 단식으로 4시까지 식사를 해야 하는 관계로 4시반쯤 집에서 나왔는데요.

    한참 치다보니 이렇게 석양이 예쁘게 지는 시간이 되더라구요.  그래도 해가 정말 많이 길어졌습니다.

    5시쯤 피치엔퍼트에 도착을 해서 줄을 섰는데요.  앞에 꽤나 많은 사람들이 있어서 들어가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자기들은 거의 2시간을

    기다렸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그때는 지금보다 줄이 훨씬 길때였다고 하니 희망을 가지고 기다려봅니다.

     

    남자친구도 간헐적 단식중이라 저녁 8시까지 먹는 것을 끝내야 해서 요즘 함께 저녁을 못 먹고 있는데요.

    그 시간에 피치엔 퍼트를 나오게 되어서 남자친구는 자신이 먹을 것을 준비를 해서 왔기에 기다리며 우선 군고구마를 꺼내 먹었습니다.

    남자친구와 연애를 하며 그 문화를 아는 사람과 함께 무언가를 한다는 것이 이렇게 편한 일이구나 하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될때가 있는데요.

     

    저는 그냥 피치엔퍼트 하자~  라고 하고 골프채만 챙겨서 왔는데 남자친구의 가방은 이것 저것 준비물이 가득입니다.

    물병, 간식, 골프공, 낮은티, 골프공에 이름 적을 펜 등등.  제가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챙기지 않은 것들까지 잔뜩 챙긴 남자친구를 보며

    예전에 아들과 놀러다니던 제가 생각이 나기도 했는데요.

     

    제가 점점 더 게을러지고 잘 안챙기게 되는 것이 알아서 잘 챙기는 남자친구가 옆에서 챙겨줘서 이지 않나 싶기도 했네요.

    작지만 18홀이 있는 피치엔퍼트는 두사람이 30불이 조금 안되는 금액이라 젊은 친구들이 많이 왔었는데요.

    퍼터와 피치만 가지고 치게 되는 제일 거리가 긴 코스도 100야드이니 아기자기하게 시간보내기가 참 좋은 곳인것 같습니다.

    야외라 사회적 거리두기도 넉넉하게 되고 말이지요. 

    이렇게 코스마다 거리가 적혀있습니다.  물론 초보인 저에게는 아무 의미없는 일이긴 하지만요.

    너무 간만에 치는 골프인데 공이 제대로 앞으로 나가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웠습니다.

    무엇보다 이렇게 골프 그린의 나무들 사이로 떨어지는 해를 볼수있어서 참 좋았는데요.

    일반 골프장보다 더 캐주얼한 곳이다보니 스피커로 음악을 들으며 다니는 사람들도 보이고 해서 저희도 제가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골프를 즐겼는데요.

    사람들이 줄 서 있는 거리에서 군고구마를 혼자 꺼내서 잘 먹는 40대 중반의 남자친구의 털털함에 살짝 놀라기도 했는데, 골프장 그린

    깃발 뒤에서 저를 교란시키기위해 아니 저를 웃기기 위해 폴댄스를 추는 남자친구의 익살스런 춤사위에도 빵 터졌었네요.

    같이 골프장에 골프치러 갔을때는 한번도 보여준 적이 없던 모습을 피치엔퍼트라 보여주어서 정말 많이 웃으면서 재미있게 데이트했네요.

    피치엔퍼트는 이야기만 들었지 가서 쳐본것은 처음이었는데요. 코로나에 참 좋은 데이트 코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치다보니 제 공이 떨어진 곳 근처에 거위가 자리를 잡고 있기에 거위를 쫒아내고 치기도 했는데요.

    자연과 하나되어 앞팀을 기다리면서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기도 하고 재미있게 놀았습니다.

    집에서 둘만 있을때도 저를 웃기기 위해 웃긴 춤을 추거나 웃긴 표정을 짓는 남자친구는 참 재미있고 매력적인 사람인데요,  이렇게

    사람들이 많은 밖에서도 남들 시선 의식하지 않고 저에게만 신경을 쓰고 저를 웃기기 위해 웃긴 춤을 추거나 웃긴 표정을 지을때면

    너무도 사랑스러운 사람입니다.  남들 시선 의식하지 않고 저를 좋아해주는게 처음이라 더 신선한것 같은데요.

    그래서 더 이 사람과 연애를 하게 된 것이 참 감사한 하루하루 입니다.  제가 웃는 모습을 좋아하는 사람이라 고맙네요.

    치다보니 다 돌지도 못했는데 해는 벌써 저물었습니다.  야간 경기를 할만큼 가로등이 있는 곳은 아니어서 알아서 그만둬야 하는데요.

    11번 홀쯤 갔을때 앞에서 중간에 새치기를 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술에 약간 취하기도 해서 거짓말을 하는 모습에 어떻게 해야 하나 하고 있는데 앞 팀이 저희가 자기들 뒤에 치는 것이 맞다며

    소리를 쳐 줘서 그 사람들에게 양보를 하지는 않았는데요.  저희 뒷팀은 그 사람들에게 양보를 해 줘서 그 사람들이 치게 하는 것을 보며

    늦은 시간에 중간에 한팀을 끼우는 것이 얼마나 내가 손해를 보게 되는 일인지를 체험할 수 있었네요.

    날이 어두어지니 18홀을 채 마치지도 못하고 그만둬야 하는데 더 기다리게 되면 그 만큼 더 못치게 되는 것이니요.

     

    하지만 이게 뭐라고 그렇게 거짓말까지 하면서 즐기고 싶다는 사람들을 못하게 해야 하나 싶기도 했었는데요.

    하고 보니 나의 선의때문에 내 뒤의 사람들까지 피해를 주는 일이 되는 거구나 싶었네요.

    그리고 그들은 딱 봐도 돈을 내지 않은 사람들이었으니요.

     

    나의 선의가 그 사람들에게는 선의가 될지 모르나 그 선의로 인해 피해를 보게 되는 다른 사람들에게는 선의가 아님을 생각해 봐야 겠다는

    것을 알게 된 시간이기도 했네요.

    어느덧 이렇게 달도 예쁘게 떴기에 저희는 17홀에서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간만에 치고 그렇게 어두운데서 쳤는데도 골프공을 잊어버리지 않고 잘 마무리해서 좋았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고 있는데 작년엔 피치엔퍼트도 문을 닫았던 시간이 있는데요.  올해도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으나.

    작년의 경험으로 좀 더 현명하고 안전하게 이 시기를 잘 넘어갔으면 좋겠습니다.

    작년에는 마냥 무서워서 집에만 있었는데요.  올해는 좀 더 현명하게 뉴노멀을 즐기는 하루하루가 되길 기대해 봅니다.

     

    오늘 더 행복한 하루 되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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