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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좋아하는 책보고 찾아가 본 wolf in the fog, Tofino
    캐나다 (Canada)/벤쿠버 아일랜드 (Vancouver Island) 2020. 11. 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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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끔 누가 "무슨일 하세요?"  하고 물어보면 " 여행블로거에요. " 라고 대답을 할때가 있었는데요.

    블로그로 돈을 버는 것은 아니지만 그만큼 여행 블로거의 삶을 살고 싶어서 그랬었는데요.

    2020년 모든 여행 계획이 취소가 되고 오랫동안 준비해 온 여행을 포기하고 많은 금전적 손해도 보게 되었던 해였는데요.

     

    멀리가는 여행은 못하게 되었으니 주위를 여행하며 일상을 여행하며 살아야겠다 생각을 하는데요.

    사람이 많지 않은 곳을 사람이 많지 않을 시기에 맞춰서 조금씩 여행을 하고 있었는데요.

    사회적 거리두기가 좀 풀렸을 때 다녀온 여행입니다.

     

    밴쿠버 아일랜드에 있는 토피노.

     

    십여년전에 한번 가보고 가본적이 없는 곳이었는데요.

    작년에 갔던 웨스트 코스트 트레일이 너무 좋아서 올해도 가고 싶었는데 그곳도 올해는 문을 닫았었는데요.

    그 근처에 있는 토피노에 가서 그 자연을 다시 만나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집에서 가까운 여행을 계획하고 예약을 해두고 있을 쯔음에 읽은 책에서 반가운 이름을 발견했습니다. 

     

    나는 내 나이가 참 좋다 : 우아하고 지혜롭게 세월의 강을 항해하는 법  
    저자: 메리 파이퍼

     

    70대 작가의 나이듦에 대한 생각과 다른 사람들의 인생 인터뷰도 재미있게 읽고 있었는데요.

    그 책에서 토피노의 울프인더포그 라는 식당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나와 남편은 일주일 동안 밀물과 썰물이 만들어낸 웅덩이를 탐험했고, 불가사리와 말미잘, 소라게를 관찰했다. 저녁에는 태평양 너머로 지는 석양을 바라보고, 벽난로에 불을 지피고, 활짝 열린 오두막 문 너머로 생생히 들려오는 바닷소리를 들었다.

     아침이면 샌드위치를 만들고 물병을 채운 뒤 오래된 숲과 열대우림을 향해 출발했다. 우리는 평화로운 침묵과 수 백 가지 녹색으로 둘러싸인

    길을 따라 몇 킬로미터씩 걸었다. 숲의 신선한 공기는 기분을 한껏 들뜨게 했다. 시간이 지나자 차츰 솔송나무와 가문비 나무, 미송나무가

    선명히 구별되기 시작했다. 원주민들이 신성한 나무라고 여기는 적삼목도 눈에 띄었다.

     저녁 식사는 주로 작은 카페에서 먹었다. 때로는 야외 테이블에 앉았으며 가끔은 물가에 자리를 잡기도 했다. 토피노에 있는 '울프 인 더 포그' 카페에서 식사를 했던 어느 날 저녁, 나는 남편에게 말했다. "우리, 다시는 여기 오지 못하겠지?" 

     

    책에서 내가 갈곳에서 내가 할것들을 이 작가도 경험을 했고 그걸 책으로 써놓은 책을 내가 읽고 있다는 것은 참 재미있고 나의 여행을더욱 설레게 만드는 경험이었습니다. 작가는 우리, 다시는 여기 오지 못하겠지? 라고 했지만 나는 쉽게 갈 수 있는 곳에 살고 있다는 것에 감사하기도 했네요.

     

     

    책에서는 작은 카페처럼 이야기를 했으나 우리가 찾아가본 곳은 그렇게 작은 카페가 아니었습니다.

    일단 예약이 최소 2주치는 다 주중 주말 할것 없이 다 차버려서 저희가 그곳에 머무는 동안의 예약이 불가능 했는데요.  그래도 혹시나

    하는 생각에 사람들이 많지 않을 것 같은 월요일 저녁 식당이 시작하는 시간전에 가서 식당 문 앞에서 기다려보았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기다린지 얼마되지 않아 다른 사람들도 많이 와서 줄을 서더군요.  다시한번 그 식당의 인기도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우선 가볍게 칵테일을 시키고 시작을 하였는데요.

    오른쪽 작은 칵테일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시더나무를 술에 2주동안 넣고 숙성을 시켜서 시더향이 듬뿍 담긴 칵테일이었거든요. 

     

     

    식당 이름의 나무로 만든 늑대상이 인테리어에서 눈에 들어왔는데요.

    토피노근처에 늑대가 많이 살고 있어서 인것 같았습니다.  곰도 많은데 곰은 겨울잠을 자러 들어가니 사계절 옆에 있는 야생을 느끼게

    해주는 동물인데요.  안개속에 있는 늑대.  딱 토피노 야생의 느낌을 그대로 가져온 이름이었습니다.

     

     

    칵테일을 마셔보고 주류가 저리 많은 걸 이해할 수 있었는데요.  칵테일이 정말 다양하고 맛있는 맛집이었습니다.

     

     

    굴요리와 새우요리의 전체요리를 두개시켰는데요.  플레이팅도 훌륭하고 맛이 정말 훌륭했네요.

     

     

    이렇게 분위기 있는 테라스도 있어서 운 좋게 테라스 좋은 자리를 받았습니다.  제일 먼저 줄 서있어서 그랬나봐요~^^

     

     

    저희가 테라스에 자리하고 있어서 유리창 안쪽 테이블에 앉았던 귀여운 꼬마와 까꿍 놀이도 해 보았네요. 너무 귀엽죠?

     

     

    메인으로 시켰던 생선요리도 너무 훌륭했는데요.  소스가 정말 맛있었습니다.

     

     

    테라스 공간이 있어서 저희는 식당 밖 테라스에서 식사를 했는데요.  생각보다 젊은 사람들이 정말 많아서 살짝 놀랐었습니다.

    생각보다 가격대가 저렴하지 않은 곳이었거든요.  조금 마시고 전체요리에 본요리 먹고 디저트까지 하면 인당 100불 훌쩍 넘어가는 곳.

    그런곳에 젊은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 저의 옛날을 생각하면 신기했네요. 이젠 이런곳도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는 것이

    참 좋았습니다.

     

     

    당시에는 별 생각 없이 내뱉은 말이었다.  실제로 우리가 9월의 토요일 밤 저녁에 토피노의 이 카페에 다시 방문 할 가능성은 거의 없었으니까, 하지만 시간이 흐른 뒤 나는 그 문장에 더 깊은 의미가 담겨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우리는 건강한 60대 중반 부부였고, 함께 하는 삶에 만족하고 있었다.

     

    토피노에서 보낸 그날 밤 우리가 느낀 노화의 부담은 가벼운 수준이었다. 우리는 삶이 주는 축복을 한껏 누리고 있었다. 우리에겐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고, 원하는 책을 읽으며, 가장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  이런 종류의 여유를 누릴 수 있는 것은

    아주 어린 아이들. 그리고 속도를 줄이는 법을 아는 사람들뿐이다.

     

    이렇게 바에서 혼자 앉아서 그곳을 즐기고 있는 사람을 보면서 이 사람이야 말로 정말 스스로를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아닐까 생각을

    했는데요. 삶이 주는 축복을 한껏 누리고 있는 사람이 아닌가 싶었네요.

     

     

     

    오래 함께한 부부는 서로를 따뜻하고 안전하게 지켜주는 굴속의 여우와 같다.

     일생 동안 서로의 말을 들어주고, 힘들 때 보호해주고, 위급한 상황에 함께 해줄 사람을 갖는다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는 말로 채 설명되지

    않는다. 이런 관계가 주는 안정감은 마치 달빛처럼 신성하고 신비롭다. 명상수행자 샤론 샐즈버그는 이렇게 썼다.

    "진정한 사랑이란 상대방과 깊이 연결 될 수 있는 내면의 능력이다."

     

    40여년을 함께 보낸 남편과 함께 이곳에 와서 느꼈을 작가의 느낌을 나는 절대로 경험해 보지 못하리라는 것이 아쉽기는 했었는데요.

    작가의 글을 읽으면서 과연 그냥 오래 함께 하기만 한다고 굴 속의 여우같은 사이가 되는 걸까 싶기도 했구요. 정말 일생 동안 서로의 말을

    들어주고, 힘들 때 보호해주고, 위급한 상황에 함께 해 줄 사람을 핏줄로 연결 된 사람말고는 가져보지 못해서 더욱 그랬는데요.

     

    그래도 내게는 주님이 계시고 일생 동안 나의 말을 들어주고, 힘들 때 보호해주시고, 위급한 상황에 함께 해 주시니 그 분과의 관계가 주는안정감이 마치 달빛처럼 신성하고 신비롭다는 것은 이야기 할 수 있을 듯요.

     

    사람은 겪어보고 살아보면서 상황의 변화에 의해 혹은 나의 변화에 의해서도 상대방과의 연결이 끊기기도 하고 연결되기도 할텐데 도대체 진정한 사랑이란 그럼 그게 연결이 되어 있을 그때만을 이야기 하는 것이고 그게 끊겼을때는 진정한 사랑이 아니고 그게 한사람과 끊기고다른 사람과 연결이 되면 또 그게 진정한 사랑이 되는 것인가 하는 이런 저런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요.

     

    작가처럼 40여년을 함께 보낸 남편과 그곳을 찾지는 않았지만 혼자도 너무 좋고 함께 하기에도 너무 좋은 만난지 2년된 남자친구와 함께여서 좋았었네요.  무엇보다 내가 누구와 어떤 상황에서 이곳을 찾았든 그냥 그 시간을 즐기고 있다는 것에 스스로에게 잘 하고 있다고 말하는

    밤이었네요.

     

    모두가 한사람과 수십년을 사는 부부의 연을 맺는 행운을 가지지는 못하는 거고 그래도 괜찮다고 스스로를 위로하며 혼자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는 용기를 내고 행복하게 살고 있는 나 자신이 너무 멋지게 느껴지던 밤이었네요.

     

    분위기도 너무 좋고 음식도 참 맛있었던 울프인더포그.  토피노를 가신다면 꼭 한번 가 보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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