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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3 아들과 함께 한 미국,캐나다 자동차 대륙횡단 여행에서 제일 좋았던 것...
    2016 미국,캐나다 대륙횡단 2016. 10. 3.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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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500키로의 대장정인 미국, 캐나다 대륙횡단을 하며 좋았던 것이 참 많았는데요..

    무엇보다 퍼스트스텝스에 대해 많은 분들께 알리고 다닐 수 있어서 좋았고..

    다시 볼 수 있을까 하며 헤어졌던 친구들을 오래간만에 만난것도 좋았고...

    평생의 꿈이었던 곳을 가 볼 수 있었던 것도 좋았고 등등 좋았던 것이 참 많았는데요..


    무엇보다 제일 좋았던 것은 아들과 꼭 붙어서 함께 보낸 시간들이 될것 같습니다.


    쿠바여행도 같이 가기 싫다고 하던 아들...

    엄마와의 여행보다는 친구들과 보내는 시간이 더 좋을 때인 16살 아들...


    엄마와의 여행에 외할머니가 함께 하시게 되었다고 해도 큰 불만을 내 보이지 않았던 착한 아들..


    한달만 하고 자기는 비행기로 벤쿠버로 돌아가기로 했던 계획이 외할머니가 여행을 포기하시면서 엄마 혼자 운전으로 벤쿠버를 가야하는 상황에 모든 여행을 함께 하겠다고 먼저 이야기해준 착한 아들...


    학교를 갔다오면 늘 자기 방에서 친구들과 이야기하며 게임하며...

    별로 대화가 없었는데요..


    전형적인 아들답게 "오늘 학교 어땠어? "  하고 물으면 " 그냥 "  으로 끝났던 대화들....ㅎㅎ


    그런데 이번 여행에서 정말 대화를 많이 했습니다.

    지난 일년동안의 학교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다 들었고,

    친구들과 보통 어떤 주제로 이야기를 하는지...  마냥 게임만 하고 철없어 보였던 아들의 장래에 대한 고민도 나누고..

    친구들은 어떤 고민을 하는지도 이야기 하고... 무엇보다 제가 걱정하던 것 이상으로 잘 자라고 있는 아들을 확인하는 시간인것 같아서 참 좋았었는데요...


    친구들의 연애사나 자신의 연애 고민이나 진로걱정등 솔직하게 모든 이야기를 해 주는 아들을 보며 참 행복했었습니다.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걷자고 해도 아무말 안하고 걷고 새벽에 일출을 보러 간다고 하면 같이 가겠다고 깨워달라고 하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을 참 힘들어 하는 아이인데도 새벽에 출발해서 운전을 하는 것을 좋아하는 엄마때문에 새벽에 깨워도 별 투정없이 바로 일어나 주던 착한 아들...

    지저분하고 냄새나는거 정말 싫어하는 아이인데도 경비절감을 위해 별로 깨끗하지 못한 사설 캠핑장에서 몇박을 해야 할때도 크게 불평하지 않고 잘 견뎌주던 아들...


    여행의 3분의 2를 넘기면서부터는 집에 가고 싶은 마음이 크겠지만 운전을 많이 하는 엄마를 위해 엄마를 더 걱정하고 배려할 줄 아는 아들..

    물론 선택을 위한 질문을 할때도 모든 답변은 "엄마 마음대로 하세요... " 여서 살짝 열이 나기도 했지만...ㅋㅋ


    한달을 넘어가며 아들도 힘들다고 생각되는 여행에서 엄마가 혼자 계속 운전을 하며 여행을 한다는 것이 걱정이 되어서

    옆에서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이 "엄마, 힘내세요 화이팅 " 밖에 없는 것이 미안해서 제가 원하는 대로 다 해주기 위해 하는 대답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살짝 서운해 지던 대답 " 엄마 마음대로 하세요.... "


    하지만 그 대답에 아들의 저를 걱정하는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져서 나중엔 참 고마웠던 대답...


    무엇보다 선명히 남는것은 아들과 텐트안에서 같이 투닥거리며 여행하고 좋은 거 보고 맛있는 거 먹고...

    맛없는 것도 같이 먹고...


    이런 저런 속내도 많이 이야기했던 ...  그래서 아들을 더 많이 알게 된 시간이 되었던 이번 여행...


    갑작스런 부모의 이혼으로 힘들었을 아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늘 많은 저인데요...

    그런 엄마의 보호자를 자처하고 나서는 아들을 보면서 듬직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안쓰럽고 미안한 마음도 들던...

    작년에 벤쿠버에서 엘에이로 했던 여행이 오롯이 아들을 위로하기 위한 여행이었다면 이번 여행은 제 걱정보다 훨씬 잘 지내고 있는 아들을 발견하게 되는 여행이었습니다.


    몇년 전만 해도 이것도 하고 싶어요, 저것도 하고 싶어요, 하고 싶은 것도 많았던 아이가...

    이번엔..  저거 비싸요...  이건 다른 나라에서도 해 보았잖아요.. 안해도 되요..  라며 비용 신경도 많이 쓰면서 여행하는 것을 보면서...  이렇게 컸구나.. 싶어서 대견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했던...


    긴 운전을 하는 엄마 옆에서 엄마 간식 챙겨서 입에 넣어주고,  엄마가 요구하는대로 음악 바꾸고, 팟캐스트 바꿔 틀어주고...

    좀 피곤해 하는 것 같으면 손을 꼬옥 잡아주며 " 엄마,  화이팅!!  힘내세요~~"   라고 해주던 달달했던 아들과의 추억을 가질 수  있었다는 것이 이번 여행에서 제일 좋았던 것일것 같습니다.


    집에 돌아와서는 다시 무뚝뚝하고 자기 방에만 박혀서 친구들과 노느라 정신 없는 아들로 돌아왔지만...

    여행 전 보다는 훨씬 더 많은 대화를 나누는 우리를 발견하게 됩니다...


    그 길었던 여행 내내 정말 최고의 여행 파트너로 제 옆을 지켜준 아들!


    아들과는 참 많은 여행을 같이 했는데요.. 국내로 국외로...

    그중에 제일 기억에 남는 여행이 될것 같습니다.


    즐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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