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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응팔은 유토피아...
    이런 저런 이야기 2016. 1. 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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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동안 응답하라 1988에 푹 빠져 있었는데요...

    한국에서는 마지막회를 방영했을 시간에 아직도 안보고 이렇게 포스팅을 쓰며 응팔을 떠나보내지 않으려 혼자

    붙잡고 있네요...ㅎㅎ

     

    19화의 응팔을 보면서 제가 왜 그동안 그렇게 응팔에 열광을 했는지...

    그리고 응팔은 어떻게 저의 열광에 응답해 주었는지를  새삼 느꼈었습니다.

     

    젊은 주인공들의 삶도 풋풋하고 옛생각이 많이 나게 해 주어서 좋았지만 부모님들의 삶과 가족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라서 제 나이에 더 공감도 많이하고 그랬었는데요...

     

    19화에서 라미란여사가 폐경으로 인한 갱년기로 우울증을 겪는 모습을 보며...

    그 모습을 어떻게 가족들이 함께 위로하고 도움을 주고 헤쳐나가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것을 보며...

    그래...  참 좋다...  응팔은 유토피아...  이상향이구나...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우울증....

     

    저와는 너무 친숙한 단어인데요...

     

    중학교 3학년 한창 고입입시에 대한 부담감과 제일 친했던 친구의 전학과 주변 모든 상황과 제 성격상

    저는 심한 우울증을 겪었었는데요...

    저의 우울증의 다른 문제는 제가 워낙 밝은 성격이라 주위 사람들에게는 티를 잘 안내고 아니 티를 내더라도

    너무도 밝게 혹은 그냥 펑펑 울면서 " 나 죽고싶어...."  라고 하고는 그 다음에 툴툴 털어내는 듯한 모습을 보이니

    아무도 제가 얼마나 심각하게 우울증을 겪는지를 몰랐었습니다.

     

    한창 사춘기 예민했던 저는 너무도 혼자만의 생각에 잠겨갔고 늘 자는 것을 좋아했기에 제게 있어서 죽음은

    그냥 현실의 모든 것을 잊고 푹... 깨지 않는 잠을 자는 것이라 생각했고 죽음을 너무도 원했었습니다.

     

    이 동네 저 동네를 돌아다니며 수면제를 사 모으고... 수면제를 사기위해 약국마다 들러서 설명을 하며 조금씩 사는 것에 지쳤던 저는 다른 방법을 모색했고 결국 면도칼로 손목을 그었었습니다.

    지금도 그 밤의 기억이 너무도 생생한 것은 면도칼로 손목을 그을때 피가 나기 전까지 너무도 아프지 않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래 이제 죽자는 생각에만 사로잡혀서 칼날이 무디게만 느껴졌었는데요...

     

    저의 의식 한쪽에서 꾸준히 버티어주었던 현실감각이 손목에서 피가나기 시작하면서 돌아와 결국은 멈추었습니다.

     

    제가 이렇게 가버리면 저는 편하고 좋겠지만 우리 엄마아빠 그리고 오빠가 너무 힘들것 같았고 그들에게 그런 짐을

    지워드리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더 컸기 때문이었는데요...

     

    그때의 경험은 제게 자살하는 사람들의 그 순간의 심정을 너무 이해하게 했고 왜 건물에서 뛰어내리는 자살이 제일 안 좋은 방법인지에 대해 알게 하였습니다.   죽기전에 다시 맨 정신으로 돌아올때가 있는데 뛰어내리는 순간 후회를 해도 돌이킬 수 없다는 것이지요....

     

    그때의 일은 그 당시에는 제 주변에서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렇게 치열하게 사춘기와 학창시절을 버텨내고...  살아내고...

     

    제 성격대로 정말 행복하게 살고 있을때...   두번째 우울증이 왔었습니다.

     

    두번째 우울증이 너무도 제게 쇼킹하고 힘들었던 이유는 제가 주님을 체험하고 깊은 관계에 있었을때 ...

    제가 크리스찬이라는 확신이 있고 크리스찬으로서 살고 있을때 왔기때문에 더 힘이 들었었는데요...

     

    하나님의 은혜와 성령님 함께 하심으로 매일 매일을 살고 있는데 우울증?

     

    두번째 우울증은 이번엔 목을 메달아 죽어야 한다는 강한 충동으로 왔었습니다.

    매일 매일 저기에 줄을 달고 목을 메달아야 한다는 그리고 그 지점이 집이었기때문에 거실의 그 부분을 지나다니며

    그 유혹은 너무도 저를 견디기 힘들게 했고...

    그리고 그렇게 하나님의 사랑으로 살고 있다고 말하던 제게 우울증이 왔다는 것이 혹시 내가 뭘 잘 못했나..

    아님 내가 잘 못 믿고 있나 하는 제 믿음에 대한 의구심마저 불러 일으켰었는데요...

     

    그때 제 아들이 5살...

    저를 자살로 부터 붙들고 있는 아이는 제 아들이었습니다.

     

    저 아이가 혼자 어떻게 살아낼까...   내가 집에서 목을 메면 내 시신을 저 아이가 제일 먼저 볼텐데...

    저 아이의 인생에 그런 짐을 줄수는 없다...

     

    얼마나 울고,기도하고,주변에 기도부탁드리며 메달렸었는지요...

     

    지금도 그때의 상처와 아픔은 기억에 생생한데요...

     

    하지만 얼마나 주변 사람들이 제 아픔에 공감을 못했었는지도 생생합니다.

     

    남들이 보기에는 좋은 집에 공기좋은 캐나다에서 살면서 어떻게 그런 우울증을 겪고 있다는 건지...

    제가 힘들다고 말은 해도 사람들 앞에서 늘 힘들다는 내색을 하는 사람은 아니어서...

    속으로는 치열하게 싸우면서도 일상 생활은 다 하면서 또 웃기도 하면서....

    남들 앞에서는 아마 평온해 보이고 제가 죽고싶다고 하는 것이 잠깐의 투정으로 들리기도 했을 것 같습니다.

     

    이미 카운슬링도 받았었고 약은 제가 거부를 하고 있던 단계였는데요...

     

    그렇게 치열하게 두번째 우울증을 이겨내고 그 다음 지금까지 정말 행복하게 열심히 살고 있는데요...

     

    제가 작년부터 생각하고 있던 것이 우울증은 또 올것이다였고...

    자살 충동은 그냥 저의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올때마다 그냥 다독거리며 살아야지.. 하고 생각하는데요..

    그 이유중 하나가 갱년기였는데...

     

    응팔에서 그렇게 강하고 씩씩한 라미란여사가 갱년기 우울증으로 힘들어 하는 것을 보면서....

    그 가족들이 도와주기 위해서 다들 애쓰고 이해해 주는 것을 보면서...

     

    현실에서 가족들이 저렇게 해 주지 않는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하나...

    하는 생각에 우울해 지기도 하며...  아니야.. 대부분의 가정이 저렇게 엄마를 이해하면서 도와주지는 않을꺼야..

    응팔은 이상향이니까....  유토피아니까...  라고 생각하며 그럼 어떻게 해야할까...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요...

     

    어제 저녁 친구의 초대로 다른 교회에서 있었던 우울증에 대한 컨퍼런스에 참석을 하며 그래 이거구나....

    현실에서는 이렇게 헤쳐나가야 하는 거구나... 했었습니다.

     

     

     주변에서 함께 살아가고 있는 여자들의 솔직한 이야기들을 들으며...

    어릴때 부터 여러 이유로 찾아왔던 우울증과 자살충동을 어떻게 이겨내고 싸우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들을 들으며

    믿음의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두번째 찾아온 우울증에 얼마나 받아들이기 힘들었는지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래...   나 혼자가 아니구나....

     

    나 혼자만 이런 싸움을 하면서 살고 있는 것은 아니구나...

    내가 해 왔듯이 저들이 해 왔듯이...

    내가 겪고 있듯이 저들이 겪고 있듯이...

     

    우리는 그렇게 싸우면서 살아가는 거겠구나....

     

    괜찮다...  라고 하면서...  서로를 위로하고 받아들이고 격려하면서...

     

    응팔에서 처럼

    저렇게 이해하고 집안일을 대신해줄 남편이 없어도...   

    엄마를 이해하고 감정을 다독여줄 딸이 없어도...

    저렇게 이벤트를 해주는 아들이 없어도...  

    이렇게 함께 아파하며 헤쳐나가고 있는 친구들은.. 같은 동지인 여자들은 주위에 항상 있겠구나...

     

    우리는 그렇게 주님안에서 나누고,기도하고,위로하고,격려하며...
    그렇게 이 싸움을 계속 하면 되는 거구나...

     

    그 싸움안에서도 항상 함께 하시고 위로해주시고 힘주시는 주님이 계시니....

     

    라는 생각이 들었었습니다.

    어찌나 마음에 평화를 주던지요...

    어찌나 위로가 되던지요....

     

    괜찮다....    혼자가 아니야....  

    그런 생각 들 수도 있어...  괜찮아....

     

    혹시 지금 우울증과 싸우고 계시는 분이 계시다면 이렇게 말씀 드리고 싶네요...

     

    괜찮아요...

     

    그리고 꼭 주위에 알리시고 도움을 받으세요...

    절대 혼자서 헤쳐나갈 수있는 일이 아닙니다.. 그리고 그럴 필요도 없구요...

     

    그럼...   모두 화이팅...

     

    심각한 두번의 우울증을 견뎌내고 다시 올 아님 지금도 싸우고 있을 제가 아는 것은 한가지...

    인생은 살아가는 것이고 살아내는 것이고 절대로 혼자가 아니며...

    살다보면 좋은 날은 꼭 온다는 것이고 좋은 날이 더 많다는 것이네요....

     

     

    (저는 어남택이었거든요....   어남열 분들이 얼마나 허탈해하시고 안타까워하시는지 알지만...  저는 마냥 좋으네요..

    택아....  내 너를 어찌 보내리.......  ㅎㅎ)

     

    즐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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