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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기억하고 싶은 2020년 생일캐나다 (Canada)/광역벤쿠버 즐기기 (Vancouver) 2020. 2. 28. 06:15728x90
결혼전 연애는 20대 돈이 없는 연애여서 기억에 남는 생일을 보내지 못했던 것 같고
결혼 후 처음에는 가진것 없이 시작을 한 결혼이라 돈을 아끼느라 근사한 생일 같은 것은 챙기지 못했고
전남편이 돈을 잘 벌기 시작하고 저의 첫번째 생일은 근사한 레스토랑을 갔지만 그곳에서 제가 해야 했던 이야기가"당신의 외도에 대해 알고 있으니 정리하세요." 였었으니 그 뒤로도 생일이라고 근사한 레스토랑을 가며 챙기는 일은 없이 살았습니다.
이혼을 하고 깨닳은 바가 있어서 나에게 뭘 해주겠다는 사람을 내가 먼저 말리지는 말자고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아끼며 살기보다 행복한 기억하나 더 만들자는 생각으로 살고 있는데요.
이혼을 하고 남자들이 참 잘 해줍니다. ( 아, 오해는 마세요. 여기서 남자들이란 아들과 남자친구입니다.)
주위에서 어떻게 그렇게 아들을 잘 키웠냐고 부러워할 정도로 스윗가이가 된 아들의 너무도 감동적인 생일편지로
생일 아침을 맞이했었는데요.
저녁에 자기 집으로 오라는 남자친구의 초대에 그 전날도 얼굴봤는데 아무 말도 없더니 꼭 이렇게 또 오라고 해야겠냐며 속으로만 엄청 투덜거리며 저녁에 차를 몰았습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라 크게 기대는 하지 말자고 스스로를 다독이면서도 간만에 예쁘게 화장을 하고 차려입고 나가는 제 모습에 살짝 웃음이 나기도 했었네요.
결론적으로 이런 선물들을 준비해 두었던 남친은 예약해 두었던 식당이 남자친구 집 근처라 오라고 할 수 밖에 없었죠.
제가 사는 집 주위에는 이런 멋진 레스토랑이 없거든요.
밴쿠버에서 제일 좋은 레스토랑들은 다 남자친구 집 주위에 있어서... ㅎㅎ
발렌타인 데이때도 살아있는 식물을 죽이는 선물은 하고 싶지 않다며 꽃을 안 사줬던 남자친구인데 꽃다발을 사주어서
깜짝 놀랐었습니다. 10개월 만나는 동안 꽃선물은 처음이었거든요.
거기다 제 이니셜이 새겨진 팔찌. 그리고 생일이라고 예약해 둔 블루워터카페.
생일이라고 예약을 하니 레스토랑에서 생일 카드도 준비해 두었더군요.
가제가 케잌을 들고 있는 손수 그린 그림이 참 익살스럽고 식당 특징을 잘 살렸다 싶었습니다.
와인과 함께 시작하는 전체요리.
Blue Water는 Seafood tower가 유명한데요. 저희는 두 사람이라 작은 것으로 시켰습니다.
모두 너무 맛있었는데 저 굴이 정말 신선하고 좋았어요. 굴을 참 좋아하는데요. 한국에서 먹는 굴과는 또다른 맛.
아마 분위기와 손질의 차이일것 같기도 합니다.
이것 저것 시켜서 조금씩 다 먹어 보았는데요.
밴쿠버에서 워낙 유명한 레스토랑이다보니 제가 처음 와 봤다는 말에 남자친구는 놀라더군요.
워낙 짠순이로 살고 전업주부였다보니 이런 레스토랑을 와 볼일이 없었네요.
밴쿠버에 20년을 살았지만 처음 와 봤으니...
자기가 데리고 가는 레스토랑은 대부분 제가 처음 가 본 곳이라 남자친구는 좋아합니다. 데리고 갈 곳이 많다고.
배가 너무 불러서 다 먹지는 못했지만 정말 맛있어서 한 스푼을 먹어도 기분이 좋았습니다.
레스토랑 분위기는 이렇구요. 워낙 가격대가 있는 곳이다 보니 비지니스 하는 분들이 많이 오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혹시 필요하실 분들을 위해 간판도 찍어보았습니다. 발렛파킹을 해 주시는 분들이 두분이 계시더라구요.
식사를 다 마치고 나니 레스토랑에서 이렇게 생일 선물까지 준비해 주셔서 참 행복했습니다.
제 인생에 나쁜 기억들을 좋은 기억들로 바꿔서 채워주는 남자친구가 참 고맙습니다.
연애를 해서 좋은 점 중 하나가 아닐까 하네요.
무엇보다 나를 위해 고민을 하고, 선물을 고르고, 주문을 하고, 준비를 하며 들인 시간들과 정성에 감동입니다.
오래오래 기억하고 싶은 2020년 생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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