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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마는 불쌍하지 않아요? 라는 아들의 말에 연애를 합니다.
    이혼이야기 2019. 11. 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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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가 중학교 2학년때 아빠의 외도로 이혼을 하게 되었다는 것을 알게된 아들은 아빠를 좋아했던 것 만큼 상처를 받았고

    자신의 슈퍼 히어로라고 그림을 그려서 아빠한테 생일 선물을 하곤 했던 아들의 아빠에 대한 사랑은

    배신감의 상처로 더 크게 아들의 가슴에 자리하게 되었고 아빠를 싫어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아들이 아빠와의 면접을 거부했는데요.

     

    다 큰 아들을 아빠와 억지로 면접을 시키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아빠가 잘못을 하기는 했지만 그건 엄마한테 한것이지 너한테 한건 아니잖아"

    라는 저의 말에

     

    "아빠의 잘못이 왜 저한테 한게 아니어요?  제가 제일 사랑하는 사람인 엄마를 이렇게 아프게 했는데?"

     

    아들의 말이 참 고맙기도 하였지만 뭐라고 더 해줄 말이 없더군요.

     

    근 1년을 사람을 미워하고 사는 것은 힘든일이다 특히 그게 가족인 경우에는 남을 미워하는 것보다 훨씬 더 힘든 일이니 제발 아빠를 용서하라고

    부탁을 하며 함께 기도를 하며 매일 니 마음에는 사랑만 가득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를 하며 달래고 설득을 해서 아들이 아빠를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한달에 한번 30분정도만 아빠와 시간을 보내는 아들을 보며

    "조금 더 긴 시간을 아빠와 보내지 그러니? 왜 이렇게 일찍 왔어?"  하고 물어보면

    "할일이 많아요.  제가 좀 바빠서요."  라고 대답하던 아들이 아빠의 재혼소식을 듣고 저에게 알려주기도 했었습니다.

     

    우리의 이혼을 전적으로 이혼을 요구한 저의 잘못이라고 생각하는 전남편은 저와의 모든 대화창구를 막아두고 있었으니요.

     

    아빠의 재혼후 더욱 아빠를 별로 만나려고 하지 않는 아들을 설득하기 위해서

    "알고보면 아빠도 불쌍한 사람이야.  아빠에게는 자식이라고는 너 하나밖에 없고 너네 아빠가 너를 얼마나 사랑하는데.

    그렇게 사랑하는 너를 매일 보지도 못하고 사는 게 얼마나 힘드시겠니?  아빠를 좀 불쌍하게 생각해서 잘 만나드리면 안될까?"

    라고 이야기를 했더니 아들 왈

     

    "그럼 엄마는요?  엄마는 불쌍하지 않아요?  그리고 아빠 자식 더 있어요.  재혼하시고 그쪽에 아들이 둘이나 있는 걸요."

     

    아들이 혼자있는 저를 불쌍하게 본다는 것과 자기가 아빠를 만나러 가면 혼자있을 엄마의 감정을 헤아려서 아빠를 만나지 않으려 한다는 것을

    알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아빠의 재혼으로 이제 아빠에겐 다른 가족이 있으니 아들말고는 아무도 없는 저를 더 불쌍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도요.

    전남편의 재혼으로 전남편은 아들보다 나이가 더 많은 2명의 아들이 그것도 같은 나라에서 살지도 않는 20대의 아들들이 생긴건데

    제 아들로서는 그것도 아빠를 빼앗긴듯한 기분을 가지는 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었는데요.

     

    그리고 연애를 해야겠다 결심할 수 있었습니다.

    아들에게 엄마도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혼자서도 충분히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혼자 있는 엄마를 보는 아들의 생각은 달랐었나 봅니다.

     

    대학진학을 위해 집을 떠나 있는 아들과 통화를 할때

    "엄마에게 남자친구가 있어서 엄마가 덜 외로울꺼라 엄마 걱정은 별로 안해요.  " 

    라는 말에 연애를 하고 있어서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어느 분이 그러더라구요.  옛날에는 60세의 어머니가 재혼을 하시는 것이 싫어서 반대도 많이 하셨었는데 

    요즘은 어머님의 재혼이 참 감사하다고요. 

    그 연세의 어머니가 혼자 계시는 것이 아니라 늘 지지고 볶고 싸움을 하시더라도 옆에 같이 살고 계신 분이 계셔서

    적어도 무슨 일이 일어났을 때 바로 알아 차릴 수 있는 누군가가 함께 살고 계셔서 참 다행이다 싶고 감사하다고요.

     

    아들이 크고나니 그 말이 이해가 되고 많이 와 닿습니다.

    홀어머니의 외아들이라는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연애를 계속 해야겠습니다.

     

    엄마로서의 삶도 행복하게 만들어준 아들인데 여자로의 삶도 행복하게 살아라 해주는 아들이라

    참 고맙네요.

    동백이처럼 여자말고 그냥 엄마하려는 그런 슬픈 선택을 하지 않아도 되게 해주는 고마운 아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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