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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아닙니다. 남자친구입니다.이런 저런 이야기 2020. 10. 8. 06:00728x90
결혼 생활 18년 후에 이혼을 하고 혼자 아이를 키우다 아이를 대학에 보내고 연애를 합니다.
사귄지 1년이 지나갈 쯔음 페북과 카톡 프로필 사진으로 연애를 공개했는데요.사진으로 연애를 공개한 이유는 제가 관계 결벽증이 있어서 제 사진을 보고 페북 친구 신청을 하거나
단체톡방에서 그냥 이혼녀로 생각을 하고 오해가 있는 것이 싫어서였습니다.
이혼을 하고 제 나이또래의 사회집단에서 어떤 여자분들은 제가 잠재적인 자기 남편을 빼앗아 갈 사람처럼 행동을 하시는 분들을 봐서
이기도 하고 또 어떤 남자분들은 이혼녀를 그냥 자기가 어떻게 하면 넘어올 사람으로 오해를 하시는 분들을 보기도 해서 공개를 했는데요.
물론 제게 누군가를 소개해 주고 싶다고 하시는 분이 계시기도 해서였네요.
그런데 연애를 공개하고 사진을 올리고 들은 많은 이야기중에 옆에 있는 사람이 아들이냐는 이야기가 의외로 많아서 놀랐었습니다.
처음에 아들이냐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내가 그렇게 늙어보이나 싶어서 기분이 나빴었는데요.
이혼한 아줌마가 철없이 연하남자 만나는 것 같이 이야기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었을때도 기분이 나빴습니다.
저를 아는 사람보다는 저를 잘 모르는 사람이 사진을 보고 그런 생각을 할 수도 있겠구나 싶기도 했는데요.
앱을 사용해서 찍은 사진이기도 하지만 각도나 위치상 잘 나온 사진이라서 공개를 하기도 했는데요.
실제로 보면 이런 사람 없거든요. ㅎㅎ
이 사진을 보고 남자친구가 도대체 몇살 연하냐고 걱정스레 물어보신분도 계셨는데요.
3살 연하라고 말씀을 드리면 다행이다라고 하시는 분도 계셔서 놀라기도 했습니다.
제가 73년생에 남자친구가 76년생인데요.
너무 어린 사람을 만나서 마음고생 할까봐 걱정해주시는 마음이 이해는 되었네요.
물론 한편으로는 내가 남자고 어린 여자를 만난다고 해도 이런 걱정을 할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는데요.
나이 많은 남자가 어린 여자만나는 것은 별 걱정을 안하면서 나이 많은 여자가 어린 남자만나는 것은 왜들 그리 걱정을 하는지
어느정도 이해를 하면서도 성차별이라는 생각은 지울 수가 없네요.
이제 마음고생은 그만하고 행복만 하라는 염려들.
이해는 하지만 내가 남자였어도 이런 반응들을 받을까? 어떤 관계든 사람의 관계에 행복만 한 관계가 과연 존재할 수 있는 걸까?이런 저런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이혼을 하고 아이를 다 키우고 하는 연애이다보니 어렸을 때의 연애와 다른점이 많은데요.
무엇보다 결혼에 대한 압박없이 그냥 마음이 가는대로 그냥 함께 있다는 것에 감사하는 그런 연애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 저도 아이를 키우지 않다보니 육아에 대한 고민없이 싱글처럼 연애를 하고 있는데요.
가끔 내가 아이가 어렸어도 남자친구와 이렇게 연애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보면 대답은 아니다 이네요.
서로가 각자의 인생을 책임지며 비슷한 조건이라서 편하게 연애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나이도 있다보니 서로 살아온 삶을 인정하고 상대를 바꾸려 하지 않고 그냥 있는 그대로의 그 사람을 받아들이며
혼자 걸어가는 인생에 옆을 돌아보았을때 옆에서 걷고 있는 사람 한사람 있다는 것에 감사하는 그런 연애를 하는데요.
무엇보다 내가 기분이 좀 안 좋거나 속상한 일이 있을때 핸드폰 너머로 얼굴만 봐도 기분이 좋아지는 사람입니다.
쉼없이 저를 웃게 해 줘서 참 좋은 사람인데요.
제가 좀 기분이 나빠보이거나 가라앉아 보이면 사람들이 많은 길거리에서도 거리낌없이 바보같은 춤을 추거나
우스운 얼굴을 만들어서 저를 웃기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네요.
요즘 갱년기를 맞이하려고 그러는지 뜬금없이 가라앉을때가 있거든요.
그래서 웃겨주는 사람이 있어서 참 고마운데요.
이 사진이 벌써 1년전 사진인데요. 1년사이에 저희 두사람은 코비드로 살도 많이 쪄서 저 사진과는 다른 사람이
되었는데요. 남자친구와 연애를 하면서 이런게 연애인가 하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각자의 삶의 방식과 선택은 존중하면서 독립적으로 자신의 삶을 살아가며 옆에서 함께 걸어가는 사람.
무엇보다 처음 만났을때부터 밀당도 한번 없고 전화연락이나 사소한 일로 마음 상하게 한적도 없는 사람인데요.
남자친구가 연락을 잘해서가 아니라 제가 마음을 내려놓아서 입니다. 하루 한번의 통화만으로도 그 사람의 마음에 대한
믿음이 가는 사람. 워낙 대화를 많이해서 내가 뭘 물어보든 솔직하게 대답할 사람이라 쓸데없는 마음 동동거림이
필요없는 사람. 참 마음편한 연애가 이런거구나 하는 것을 처음 알게 되는 것 같은데요.
어떤 분들은 나중에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데 왜 이런 사진을 공개하고 그러냐고 걱정도 해 주시는데요.
나중에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지금은 연애를 공개하고 사는 것이 훨씬 편하고 좋으니 공개하는 거겠죠?
공인도 아닌데 뭘 공개를 하냐고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냥 개인의 성격과 선택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특히 산행을 좋아하다보니 남자친구와 둘이가는 산행 말고도 산행그룹에서 다른 남자들과 산행을 가기도 하기에
더욱 이렇게 산행그룹에 남자친구 있는 사람이다라고 공개를 하고 산행을 다니는 것이 남자친구나 다른 사람들을 향한 예의라는 생각이 들구요. 산행그룹이 페북과 단체카톡에 있거든요.
간만에 카톡으로 제 프사를 확인하신분이 오래간만에 카톡을 주시며 "어머 언니~ 아들이에요? " 하고 물어봐서 써보네요.
아들 아니고, 남자친구입니다.이젠 이 말을 제가 너무 나이들어 보인다가 아닌 능력자로 보인다 라고 받아들여야겠어요.ㅎㅎ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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