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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제나 기분좋은 아들과 산책
    캐나다 (Canada)/광역벤쿠버 즐기기 (Vancouver) 2020. 7. 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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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로 토론토에서 학교를 다니던 아들이 집에 온지 몇달이 되었는데요.

    대학 입학보다 더 어렵다는 1학년 통과하기를 무사히 마치고 매일 게임 삼매경에 빠져있는 아들입니다.

    아들 학교는 1학년에 거의 40%를 짤라내는데요.

    그러다 보니 캐나다의 대학은 입학보다 졸업이 더 경사입니다.

    입학을 한다고 모두가 졸업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다보니.

     

    혹자는 등록금 장사하냐며 1학년에 많은 아이들을 받아놓고 왜 학교에서 떨어뜨리냐고 하지만

    제가 보기에는 정말 공부가 적성에 맞고 하고 싶은 아이들을 골라내기 위해 참 좋은 제도라고 생각합니다.

    혹시 적성에 맞지 않은 공부에 매달려 시간 낭비하지 말고 빨리 다른 길을 찾으라고 오히려 도와주는 제도라고

    생각합니다.

     

    이 나이가 될때까지 자신이 뭘 하고 싶은지 모르는 사람들도 많이 있는데 아이들은 오죽할까요.

    대학 공부를 해 보며 이 과는 나와 맞지 않는 것 같다 혹은 공부는 나와 맞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면

    쓸데없이 돈낭비 시간낭비 하지 않고 다른 길을 찾는 것이 맞는 것 같은데요.

    그걸 대학이 도와주는 제도라고 생각합니다.  

    그 과가 맞았거나 공부가 좋았다면 여러 유혹이 제일 많은 1학년에도 왠만큼의 성적은 유지를 했을 테니요.

     

    아는 아이중에는 수업 잘 안들어가다가 기말고사치러 갔는데 입구에서 못들어가고 시험점수 0점을 받았다는

    아이도 봤는데요.  수업몇번 빠지면 아예 시험의 기회를 주지 않는 과목도 있더라구요.

     

    고등학교때 까지 부모님의 주도로 공부를 했던 아이들이 특히 힘들어하는 곳이 캐나다 대학일듯요.

     

    합격했다는 기쁨에 부모님의 잔소리로부터 해방되었다는 기쁨에 좀 즐기다보면 1학년을 통과를 못하게 되니요.

     

    좋은 대학을 입학하지 않고 2년제 대학에서 공부하며 자신의 적성을 찾아서 3학년에 좋은 대학으로 편입을 하는

    경우가 많은 이유도 이런 제도 때문인데요.

     

    고등학교 성적으로 대학이 결정이 되었다고 거기서 끝이 아닌 계속 다양한 기회를 주는 제도 인것 같아서

    되려 저는 참 마음에 드는 캐나다 대학 시스템입니다.

     

    아들이 공부에 힘들어할때 제가 적어준 편지를 책상앞에 붙여두었었다는데요.

     

    "사랑하는 아들 엄마는 니가 언제든 돌아와도 괜찮아.  

    니가 그 대학을 들어갔다고 해서 꼭 졸업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으니까 힘들면 돌아와.

    니가 무엇을 하든 혹은 무엇을 하지 않든 넌 엄마의 자랑스런 아들이야."

     

    그 편지를 보고 김이 빠져서 되려 열심히 할 수 있었다고 하더라구요.

    토론토대학을 다니는 아들이니 공부가 쉽지는 않겠지요.  

    특히 제 아들처럼 게임에 빠져 공부하려는 마음을 먹기가 너무 힘든 아이에게는 요.

    방학이지만 코로나로 다른 일은 못한다는 좋은 핑게까지 더해져서 마냥 게임에 빠져사는 아들을 간만에 끌고

    집을 나섰습니다.

    엄청 툴툴거리면서도 또 따라나서주는 아들이 고맙더라구요.

    늘 혼자걷는 산책길을 아들과 함께 하니 더 좋습니다.

    숲에들어서는데 익숙한 소리가 들려서 찾아보니 딱다구리가 열심히 나무를 파고 있었습니다.

    사진이 선명하지 못한데 딱다구리 찾으셨나요?

    간식과 물이 들어있는 가방도 아들이 메고 가니 참 좋습니다.

    사진은 몰래찍는 파파라치샷.

    머리를 기르고 싶다고 해서 기른지 반년이 지났는데 어쩜 아직도 저 길이입니다.

    아까 보았던 딱다구리가 물을 먹으려고 길을 막고 있어서 한컷.

    도망을 잘 가는 예민한 녀석인데 이렇게 가까이서 찍은 건 처음이네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동네 공원에서 보았던 도구 도서관.

    아이들이 공놀인이나 줄넘기나 필요한게 있으면 여기에 있는 거 쓰기도 하고 자기가 가진거 있으면 놓고 가기도 하고

    이렇게 함께 공유하며 즐기는 시스템 참 좋아보였는데요.

    코로나에도 잘 이용이 되고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이제 여름방학이 시작을 하였는데요.

    이 여름 아이들이 아프지 않고 다들 잘 즐길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아들은 2학년 개강이 온라인으로 하겠다고 결정을 해서 집에서 대학을 다니게 되었는데요.

    저에게는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한창 공부를 해야할 아이가 게임을 하는 모습을 또 지켜만 보고 있어야 하는 시간이 온다는 건데요.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할것 같습니다.

     

    아이와 싸울 수 있는 나이는 사춘기까지니요.

     

    대학생인 아이는 성인이니 자기 인생을 자기가 어떻게 살든 그냥 지켜보고 응원만 해줘야 하는 거겠죠.

    가끔은 잊어먹는 그 진리를 다시한번 되새겨 봅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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