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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네트 호수 쟈스퍼
    캐나다 (Canada)/록키여행(Rocky trips) 2021. 8. 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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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이 여행을 하는 남자친구는 다리에 기브스를 하고 목발을 짚는 신세가 되었고, 쟈스퍼는 산불연기로 자욱해졌고,

    날은 더운데 캠핑장은 나무그늘 하나 없이 나무가 다 잘려서 휑하고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을 하다가 차로 가기 쉬운 근처 호수가를

    찾아가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찾아간 아네트 호수.

    산불연기로 공기질이 좋지는 않지만 호수는 시원하고 예쁩니다.

    호숫가 주위를 말을 타고 즐기는 사람들도 있어요. 물론 투어로 참가하실 수 있습니다.

    이번에 쟈스퍼와 밴프 여행을 하면서 놀랐던 것이 영어가 거의 안들리고 대부분이 불어가 들린다는 것이었는데요.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퀘백에서 여행을 와 있었습니다.  지금 록키 관광객의 거의 70프로라고 이야기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요.

    국외로 여행이 코로나로 불가능해져서 다들 국내여행을 하는 것이었는데요. 특히 동부에 비해 상대적으로 코로나가 별로 많지 

    않았던 록키로 가족여행을 정말 많이 와 있는 것이 들리는 언어로 알 수 있었습니다.

    새삼 캐나다가 넓은 나라고 2개 국어를 쓰는 나라였었지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해외를 나가지 않아도 해외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캠핑장에도 얼마나 많은 퀘백 사람들이 와 있던지요.

    저는 퀘백보다는 가까운 비씨주에서 차로 운전해서 와서 쟈스퍼의 상황에 실망하고 있지만 저들은 몇년을 계획하고 벼르고 별러서

    비행기를 타고 캘거리로 와서 거기서 렌트카를 해서 온 록키일텐데 캠핑장 상황이나 공기상황이 좋지 않아서 얼마나 실망을 하고 있을지

    생각을 하다보니 저의 실망은 아무것도 아닌것 같아 졌었습니다.

    저야 쉽게 다시 오면 되니까요.

    남자친구는 호숫가에 쉬게 놔두고 혼자 호수 주위를 한바퀴 산책을 해 보았습니다.

    가볍게 산책을 하기에도 참 좋은 호수입니다.  산책로도 잘 정비가 되어 있습니다.

    사진으로 보면 이 호수에서 이런 전망이 보여야 하는 장소인데요.

    비씨주 산불의 영향으로 보여야 할 산들이 보이지 않는 정도이었습니다.

    그래도 산불 연기가 많이 왔을때의 도시처럼 그렇게 눈이 따갑거나 숨쉬기 힘든 정도는 아니었는데요.

    아무래도 자연에 있어서 어느정도 순화가 되는 것 같았습니다.

    이렇게 나무들도 많은 숲길을 산책하니 공기가 그리 나쁘다는 것은 잘 모르겠더라구요.

    다만 시야가 좋지 않아서 아쉬울 뿐이었습니다.

    호숫가에 걸쳐놓은 해먹에 남자친구를 두고 갔었는데요.  로보트 다리입니다. ㅠㅠ

    사실 남자친구가 기브스를 하게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 순간부터 저는 멘붕이었습니다.

    작년에 몇달을 준비했던 유럽여행이 취소가 되었을때도 그냥 코로나로 더 힘든 일이 많으니 이런 것 쯤이야 잘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을

    했었는데요.

    올해도 몇달을 준비했던 버그레이크 트레일이 홍수로 폐쇄가 되어서 취소가 되어서 실망이 컸는데 어찌어찌 계획을 잘 바꿔서

    여행을 왔는데 캠핑장은 병충해로 지난 겨울에 나무들을 다 짤라서 횅한데 산불은 심하게 나서 연기가 다 덮혀서 이쁜 산들도 안보이는데

    남자친구는 기브스를 해서 그나마 계획했던 당일 산행들을 다 취소를 해야하고 캠핑을 하는 건데 남자친구는 전혀 도움을 줄 수 없는

    상황이 되어서 또 나 혼자 다 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는 것이 정말 화가 나기도 했습니다.

     

    화가 나다 못해 눈물이 나기도 했는데요.  도대체 내 팔자는 왜 이런걸까 하면서 팔자 타령을 해 보기도 했습니다.

     

    사실 록키는 저에게 있어서 좋은 기억만 있는 곳은 아니었거든요.  이번 여행전의 록키 여행들은 대부분 제가 한국에서 온 손님들을

    모시고 다니는 여행가이드에 짐꾼에 운전사에 요리사로 다 해주고도 결과가 별로 좋지 않았던 여행들이어서 그때 함께 여행했던

    한국에서 왔던 사람들과는 연락을 안하고 있을 정도의 사이가 되었습니다.  제 나름대로는 한국에서 온 사람들의 기대치를 제가 

    채워주지 못했던 것 같고 캐나다를 너무 몰랐던 사람들의 높은 기대치와 저의 능력의 한계가 맞지를 않아서 나름 다 해주고도 좋은

    소리 듣지 못했던 여행이었기에 이번 여행은 다르기를 기대하며 이번 여행의 좋은 경험으로 그때의 기억들을 싸그리 지워버리고 싶었던

    여행이었습니다.  이제는 영어도 할 줄 아는 캐나다 사람이고 함께 여행도 여러번 해서 어떤 여행스타일인지도 잘 아는 사람이기에

    제가 가이드에 짐꾼, 운전사에 요리사가 되는 록키여행이 아닌 관광지를 다니는 여행이 아닌 현지 산악인처럼 관광객들은 안가는

    하이킹을 하며 록키를 즐기다 오는 여행이 되기를 바라고 있었기에 남자친구의 부상으로 관광객이 되어야 하는 이번 여행에 대한

    실망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생애 처음으로 록키를 왔는데 부상을 당해서 기브스를 하게 된 남자친구의 심정만큼은 아닐 것 같아서 저의 마음은

    숨겨야만 했는데요. 앞으로도 10일 정도 남은 여행을 중단하고 집으로 돌아가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을 하였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맞이하게 된 새로운 세상에서 급변하는 변화에 적응을 잘 하는 사람이 잘 사는 사람일것이라는 생각은 했지만

    막상 제가 그걸 해야하는 상황이 되고 보니 스트레스 받지않고 그걸 한다는게 얼마나 힘든일인지 알게되었습니다.

    그나마 이렇게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며 긴 한숨으로 속에 쌓이는 화는 좀 풀어서 내어보내어 보았네요.

     

    이번 여행은 저와 남자친구의 관계에도 새로운 국면을 가져와 줄 것 같기도 합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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