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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멀린 캐년 쟈스퍼
    캐나다 (Canada)/록키여행(Rocky trips) 2021. 8. 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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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쟈스퍼의 유명한 관광지 코스중 하나인 멀린 캐년을 가보았습니다.

    남자친구 다리 상태때문에 주차장에서 짧게 들어가서 볼 수 있는 곳만 하루에 한곳정도 가서 보고 있는데요.

    멀린 캐년도 주차장 바로 앞에 있는 1포인트만 보고 왔네요.

    그래도 좋았습니다.  참고 하셔요~

    이런 캐년을 보고 있노라면 얼마나 긴 세월동안 저 바위는 물에 의해 깎였는지 그 세월을 상상해보고는 하는데요.

    그 긴 시간 모든걸 견디어 내었기에 저렇게 멋진 모습으로 깎이고 패여서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게 아닐까 하구요.

    딱딱하게 보이기만 한 저 바위를 시간과 물이 저렇게 패이도록 깍아낼수 있었고 그런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멋진 풍경을 마주하고

    정말 시간이 아주 작은 혹은 아주 미미한 힘과 함께여도 오랜 시간이 지나고 나면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사람도 시간이 갈 수록 더 멋진 사람이 되어야 할텐데 하는 생각을 해 보았네요.

     

    남자친구의 부상으로 모든 스케줄이 다 바뀌고 계획하고 기대했던 여행을 하지 못하게 되어서 답답한 마음으로 이 계곡앞에 섰었는데요

    저 시원한 물줄기에 마음이 많이 정리가 되기도 했습니다.

    다치지 않았다면 그냥 편하게 한두시간 산책을 할 코스에서 그냥 눈도장만 찍고 돌아선다는 것이 많이 아쉬웠는데요.

    새삼 같이 간다는 동행에 대해서 다시 생각을 해 보게되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흔히 동행이라고 하면 혼자 선 한사람이 혼자 서있는 다른 한사람을 만나서 같은 방향으로 바라보며 걸어가는 것이다라고 생각을 하는데요.

    그렇게 같이 걷기로 했다가 혼자 서있던 한 사람이 혼자 서있지 못하게 되었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 전처럼의 속도로 걷고자 하면

    내가 그 사람의 부족함 만큼을 채우며 끌고가야 그 속도로 걸을 수 있을 테고 아니면 그 사람의 속도만큼 내 속도를 줄여야 함께 갈 수

    있을 텐데요.  그리고 혹시나 그 사람이 더는 못 가겠다고 주저앉아 버리면 나 또한 앞으로 나아가기를 포기하고 같이 주저 앉아있어야

    계속 함께가 될것인데요.  그건 함께이기는 하나 더 이상 내가 가고자 했던 길로 그 속도로는 못가는 것이기에 동행은 아닌데.

    나는 이 사람이 혼자 서서 걷지 못하게 되었을때 기다려주고 함께 해 주어도 나중에 내가 그렇게 되었을때 혹시 이 사람이 그렇게 해주지

    않으면 어쩌나 등등 참 많은 생각이 들었었습니다.

     

    이혼을 해서 인가 봐요.

     

    이런 저런 고난과 역경을 죽을 때 까지 함께 겪으며 서로 부축하며 살아가는 게 부부다 라고 생각을 하고 18년을 살다가 계속 되는 배신에

    더는 그 사람을 믿고 함께 동행자로 살 수가 없어서 헤어짐이라는 선택을 하고 그런 경험을 했던 사람이라서 그런가 봐요.

    이제는 누구를 만나도 이 사람은 내가 희생하고 옆에 있어주는 만큼 나에게 희생을 하고 옆에 있어 줄꺼야 하는 믿음이 없어서.

    그렇게 말을 하는 사람은 많지만 그렇게 행동을 하는 사람은 그 행동을 봐야지 알 수 있는 거라는 것을 알게 되어서 인가봅니다.

     

    나는 이 남자친구를 위해 이번 여행을 포기하고 이 사람만을 위해 보살펴주고 속도를 맞추어 줄수 있지만 이 사람도 나중에 그럴까?

    착한 사람이라 이 사람도 당연히 그럴 꺼라 생각하지만 그때의 나의 기분은 어떨까?  혹은 우리는 어떤 관계가 될까?  이런 저런 생각이

    참 많아졌네요.

     

    멀린 캐년은 이렇게 여러 포인트가 있어서 한두시간 편하게 산책하실 수 있는 코스입니다.

    어디를 가나 모기가 극성이니 모기 기피제는 꼭 뿌리고 다니셔요.

    이쪽 저쪽으로 안내표시도 잘 되어 있으니 편히 다녀오시면 됩니다.

    물 색깔이 어쩜 저리 아름다운 옥색일까요?

    제 머리속의 복잡함따위는 상관없이 너무 아름다운 풍경이었습니다.

    처음엔 그냥 이 나무들 사이로 지나가는 작은 개울물이었겠지요?  그 개울물이 시간을 만나서 서서히 영역을 확장해 나가서 지금은

    이런 계곡을 만들었다는 시간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정말 시간의 힘을 느끼게 됩니다.

    얼마나 세차게 흐르며 지나갔으면 옆으로가 아니라 밑으로 저리도 깎아놓았는지. 새삼 약한 곳이 먼저 무너지는 구나 하는 당연한

    생각도 해 보았네요.아무리 물과 시간이 공격을 해도 더 단단한 부분은 덜 깍이고 지금껏 저리 남은 거겠지요.

    창과 방패. 늘 생각은 양쪽에서 다 해 보아야 하는 듯 합니다.

    시간이 주는 평안과 힐링으로 멋진 사람으로 늙어가고 싶기도 하지만 시간의 흐름에도 변하지 않는 단단한 내가 되길, 여전히 정신은

    단단한 노인으로 늙을 수 있기를 바래보기도 합니다.

    멋진 캐년을 사진으로 담고 다시 캠핑장으로 돌아갑니다.

    돌아오는 길에 쟈스퍼에 있는 네스터라는 마트에 들러서 바이슨 스테이크를 사왔습니다.

    비슷한 사이즈의 소고기 스테이크의 두배가격이었는데요.  그래서 저 한덩이가 20불.

    그래도 평소에 먹어보지 못하는 고기여서 얼른 장바구니에 넣었습니다.  집에서 부터 챙겨왔던 로제 와인도 한병 따구요.

    저는 스테이크를 구울때 따로 소스를 만들거나 사용하지 않는 편인데요.  올리브유와 소금과 후추면 충분합니다.

    대신 저 양파는 꼭 볶아서 함께 해 주는데요.  양파를 기본으로 버섯이나 파프리카나 있는 채소 쓰시면 됩니다.

    바이슨 스테이크로 유명한 식당에 가서 먹으면 정말 비싼 음식인데요.  이렇게 캠핑장에서 저렴하게 즐길 수 있어서 좋았네요.

    쟈스퍼에 있길래 밴프에도 있겠지 싶어서 한번 밖에 안 사먹었었는데요.  고기가 정말 부드럽고 맛있었습니다.

    그 뒤에 밴프에 가서 찾아보았는데 팔지를 않더군요.  아쉬웠었습니다.  쟈스퍼에서만 살 수 있는 지 알았다면 한번 더 먹고 올건데

    하는 마음이 들더라구요. 몰라서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지만 다음에 가면 쟈스퍼에서 꼭 사먹어야지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저 앞에 캠퍼밴도 불어를 쓰는 사람들이었는데요.  요즘은 캠퍼밴이 정말 대세인듯합니다.

    카라반이 여전히 많지만 캠퍼밴도 정말 많아졌어요. 다른 사람들의 카라반이나 캠퍼밴을 보며 사용하는 모습을 보며 계속 머리속으로

    계산기를 돌려보는 저였네요.

    아직은 제 차로 차박과 캠핑이 제일 저렴하고 괜찮다는 생각입니다.

    장작이 무한 제공이 되는 캠핑장이라 열심히 아침 저녁으로 모닥불을 즐겼습니다.  상념들을 다 태우고 싶었거든요.

    캠핑장의 샤워장앞에서 남자친구를 기다리다 만났던 차.  참 멋져보여서 한컷 찍었는데요.

    세상은 너희들의 것이야!

    투어회사 차량이었습니다.  동부에서 서부까지 대륙횡단을 함께 하는 투어회사더라구요.  젊은 친구들은 저 투어버스로 여행을 많이

    하고 있기도 했습니다.  나름의 재미가 있을 것 같아요.  이제는 저런 투어버스에 합류를 해서 장거리 여행을 할 수 있는 나이는 아니라는

    생각에 살짝 아쉽기도 했네요.  아들에게 권해주고 싶은 여행입니다.

     

    요즘 인턴으로 열심히 일을 하고 있는 아들에게 잘 지내고 있냐고 문자를 보내었더니 답장이 왔습니다.

     

    "소년가장은 열심히 돈을 벌고 있으니 엄마는 즐거운 여행 잘 하시길요."

     

    빵 터져서 한참을 웃었네요.

    아들을 다 키워서 소년가장이 되게 했으니 정말 저의 할일은 끝이 난것 같아요~^^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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