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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의 매...
    이런 저런 이야기 2016. 3. 3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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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번에 이 학교가 좋은 학교일까요?  라는 제목으로 포스팅을 한적이 있는데요..

    http://firststepscanada.tistory.com/entry/이-학교가-좋은-학교일까요-

     

    그때 어느 선생님께서 같은 경험을 하셨다고 답글을 주신적이 있습니다.

    괜챦다고 하는 크리스챤 학교에 가셔서 너무 힘드셨던 경험도 있고 동네가 그리 좋지 않은 공립학교에서 정말 보람을 느끼시며 열심히 가르키셨던 경험도 있고,성적이 저조하고 아이들 다루기 힘들다는 사립학교에서 너무나 행복하게 가르쳤던 학교도 있고..

     

    그리고 요즘은 7학년 남학생들이 너무 말을 안들어서 힘드시다고...

     

    그 말씀을 듣고 문득 아들의 6학년때 선생님 생각이 났었는데요...

     

    캐나다에서 신나는 일년의 학교생활을 마치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서 강남 역삼동의 도* 초등학교 5학년 2학기로

    전학을 간 아들의 5학년 2학기는 정말 힘든 시간들이었습니다.

     

    특히 아들이 제일 힘들어 했던 것이 반 아이들의 분위기였는데요..

    아이들이 욕을 너무 많이 해서 아들은 학교가기를 정말 힘들어 했었습니다.

     

    욕을 듣는것도 하는 것도 너무 싫어했던 아이였던지라...

     

    "엄마는 제가 심한 욕을 하루종일 듣고 있는데 욕 들으려고 학교에 가는 것도 아니고... 제가 하루종일 욕만

    듣고 오는 것도 괜챦으세요?  학교 가기 싫어요..."

     

    라고 하는 아이에게...

     

    "그래도 너에게 욕을 하는 건 아니잖어..  그냥 귀를 닫으면 안될까?  "

     

    하며 달래기를 여러번...  나중에는 아이들에게 욕을 하지 말라고 욕에 대한 특별 수업을 2시간이나 하시고 나가시는 선생님을 향해 아이들이 욕을 해서 아들이 선생님이 너무 불쌍했어..  라는 이야기를 했을 정도니...

     

    강남에서 심한 사교육에 시달리는 아이들의 유일한(?) 스트레스 해소처가 욕이라더니 정말 그 학교 아이들의

    욕은 저의 경험과 상상을 넘어가는 수준이기도 했었는데요...

    (가끔 아들을 기다리러 학교 정문앞에 서 있으면 지나가는 아이들의 대화에 섞에 욕에.. 헐.. 하고 혀를 내두르곤 했으니... )

    그렇게 5학년 2학기를 힘들게 보낸 아들이 맞이한 6학년...

    학기 시작하고 몇일 안 되어서 전체 빠다를 맞았다며 엉덩이에 시퍼런 멍이 들어서 집에 왔습니다.

    줄이 쫙쫙 갔더군요...

     

    허걱...

     

    안그래도 자기를 캐나다로 다시 보내달라고 난리를 치던 아들을 겨우 붙잡아 두고 있었는데...

    자신은 그 어떠한 잘못도 하지 않았는데 맞은 단체 빠다...

    아들에게는 엄청난 문화적 충격이었습니다.

     

    그때 제가 아들에게 해 준 말...

     

    "우와..  선생님이 너네를 정말 사랑하시나 보다..  요즘 같은 시대에 단체 빠따라니...

    너네를 어지간히 사랑하지 않으시고는 절대로 하실 수 없는 일이시지...  너 올해는 정말 멋진 선생님 만난것 같어..

    축하해 아들..  "

     

    아들의 엉덩이에 약을 발라주며 열심히 선생님 칭찬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처음에는 당혹함과 분노에 어쩔 줄 몰라하던 아들도 차츰 생각이 바뀌는지..

     

    "음.. 선생님이 무서워서 아이들이 반에서 욕을 안하기는 해...   그건 좋아.."

     

    "거봐,  얼마나 잘 되었니? 너 작년에 제일 힘들어 했던 것이 반 애들이 욕하는 거 였잖어...

    하나님이 너를 위해 보내주신 선생님이시네.. 너 이제 애들 욕하는 건 안 들어서 좋겠다..."

     

    "흠...  그래도 맞는 건 싫은데.....   "

     

    그렇게 한참을 아들을 달래고 설득하고 그 안에서도 좋은 방향으로 보게 해 주려고 노력을 했었는데요..

    그러면서 저도 그 상황을 그렇게 보려고 노력을 했었습니다.

     

    정말 고이 키운 아들이고 이런 한국 교육이 싫다고 애가 태어나기 전에 이민을 가 놓고 시민권자가 된

    아들을 한국에 데리고 와서 이런 교육환경에 넣어두었으니..  저도 아들 앞에서는 담담히 좋은 척 이야기를

    했지만 마음을 잡기가 쉽지는 않았는데요..  그런 마음은 절대로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되려 저 자신에게도 그래 사자도 새끼는 절벽에서 밀어 떨어뜨린다는데...

    귀한 아들일 수록 강하게 키우자...   라며 스스로를 다독였습니다.

     

    두번째 단체 빠따를 맞고온 아들이 울면서

     

    "이건 도저히 참기가 힘들어요..  제가 안 맞기위해서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이없어요...

    저는 선생님 말씀 다 잘 듣고 하지 말라는 것은 안하는데 선생님 말씀을 안 듣는 다른 애들때문에 저까지 맞아야 한다는건... 정말 이해가 안되요...   "

     

    태어나서 처음으로 어마어마한 좌절감을 느끼고 있는 아들에게 계속 힘을 주고 긍정적인 말을 해 주는 것이 쉽지는

    않았지만 그렇게 해야만 한다는 생각으로 너무 화가나는 저 스스로도 다독이면서 선생님이 너네를 정말 아끼고 사랑하시니까 그러시는 거라는 이야기를 계속 해 주었는데요..

    요즘 같은 시대에 교육청에 학부모 항의라도 들어가면 선생님이 불리해 지시는데 그것도 감수하시며 너네들을 잘 이끌고 가르키시고 싶어하시는 열정에 그렇게 하시는 거다..

    그리고 한국남자들은 군대를 가니 단체기압이나 단체 벌에 익숙해 질텐데 너는 군대도 안 갈테니 이렇게 경험해 보는것도 좋은 경험이 될꺼라고 생각한다.. 등  되도록이면 긍정적으로 풀어주려고 노력을 했었는데요...

     

    결과적으로 아들은 정말 좋은 6학년을 보내었습니다.

     

    아들은 어떤 선생님을 만나느냐에 따라 학교 성적이 많이 좌우되는 아이이기도 했었는데요...

    학원이나 과외를 받는 것이 전혀 없는 아이가 수업을 받는 것은 오로지 학교 선생님으로 부터이니...

    아이들이 학원과 과외를 통해 이미 배워 올꺼라고 생각하고 수업을 대충하시는 선생님을 만나면 성적이 많이 나빴었고

    그런거 상관없이 충실히 수업을 해주시는 선생님을 만나면 성적이 정말 좋았었는데요...

    6학년때 반에서 4등까지 했었으니...  5학년 2학기 캐나다에서 돌아와서 5학년으로 들어가는 시험을 쳤을때 커트라인에 못 미쳐서 제가 아들을 집에서 공부시키겠습니다하고 각서를 쓰고 5학년에 진학을 시켰던 아이로서는 정말 장족의

    발전을 했던 거지요...

    물론 전 학교에서 쓰라고 해서 각서를 썼지 집에서 공부는 안 시켰거든요...ㅎㅎ

     

    중학교에 올라가서도 6학년때 선생님을 그리워하며 찾아가곤 했었으니...

     

    저는 그때 그 선생님의 매는 사랑의 매였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그런 매는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즐기세요~~

     

     

    (제가 좋아하는 홀리번에서 벤쿠버의 석양을 찍은 사진입니다~~ 전문 사진사 작품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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