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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레 포인트 - 말콤 아일랜드
    캐나다 (Canada)/벤쿠버 아일랜드 (Vancouver Island) 2021. 9. 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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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도 처음 들어봤던 이 생소한 섬에 대해 알게 된 것은 지난번 선샤인코스트 여행때였습니다.

    푹 잘 쉬었던 에어비앤비에서 만났던 예쁜 그녀.

    사랑하는 남자를 만나서 그 사람과 함께 말콤 아일랜드에 집도 사고 같이 살았었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사는 동안 더욱 그 섬에 매료가 되었었는데 그 관계가 잘 되지 않아서 그 남자와 헤어지면서 그 섬을 떠났다고...

    하지만 다시 돌아가서 언젠가는 살고 싶은 섬이라고 했습니다.

     

    그녀의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들으며 제가 매료가 되었던 곳은 베레포인트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 였습니다.

    여름이면 범고래가 해변가로 와서 자갈에 몸을 부비다 가는 곳이라는 이야기.

    처음 듣는 이야기여서 너튜브에서 검색을 해 보았습니다.

     

    세상에나.

    정말로 다른 사람들이 비디오로 찍어서 올려둔 범고래가 자갈에 몸을 부비는 영상이 있더군요.

    그 영상을 보고 나서 바로 베레 포인트를 검색을 하고 말콤 아일랜드를 검색을 하고 베레 포인트 캠핑장 예약을 하려고 홈페이지를

    들어갔을 때가 6월이었습니다.  8월의 어느날 딱 하루를 예약할 수 있더군요.  그거라도 얼른 예약을 했습니다.

    나는 태어나서 처음 들어본 캠핑장인데 인기가 많은 캠핑장이어서 예약이 쉽지 않더군요.

     

    그렇게 8월의 달력에 날짜를 적어두고 기다렸습니다.

    그렇게 찾아갔던 말콤 섬의 베레포인트 공원.  아주 예전부터 범고래가 해변에 와서 자갈에 몸을 부비다 가는 곳이 맞더군요.

    이곳은 옛날에는 원주민들의 비밀의 장소였고 범고래가 오는 곳이어서 물개나 물범이 오지를 않아서 낚시하기에 참 좋았던 곳이라는

    설명이 재미있었습니다.

    한창 이곳에 대해 검색을 할때 알게 되었던 이 간이시설과 그곳에서 살고 계신 분의 이야기도 흥미가 있었는데요.

    20년째 여름마다 이곳에서 범고래를 관찰하며 데이터를 모으고 계시다는 분의 기금마련 페이지를 보기도 했었네요.

    다행이 기금마련 캠페인이 잘 되셨는지 영상을 봤을 때 보다 더 좋은 가건물에 살고 계시는 것 같아 보여 다행이었습니다.

    파도가 치는 바다는 바라만 보고 있어도 좋은데요.

    범 고래가 이 해변에 와서 자갈에 몸을 부비는 이유는 아직 사람들이 잘 모르지만 부비러 오는 조건은 알려진것이 있는데요.

    1.1년 중에 7,8,9 월 딱 여름에만 합니다.

    2. 밀물이 만조일때 옵니다.

     

    이 두 조건 말고는 알려진 것이 없는데요.

     

    처음에 자갈에 몸을 부비는 범고래를 만나고 싶다는 생각으로 정보를 찾았을때 북부 거주 범고래들이 그렇게 한다고 해서 저는

    지난 달 쟈끄 호수에서 거주 무스가 매일 아침,저녁으로 호수가로 와서 식사를 하는 것 처럼 거주 범고래들이니 자주 올것이라 생각을

    했었습니다.  이제와 생각하면 참 안일한 생각이었지요.

     

    그렇게 쉽게 볼 수 있는 광경이었다면 너튜브에 왜 영상이 몇개 없었는지...  거기에 대한 생각까지는 못했었으니요. 

    다른 사람들이 쉽게 이해하고 공감해주지 않는 일을 할때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는 일은 참 반갑고 기쁜일입니다.

    그래서 여행을 가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여행지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대부분 같은 생각을 가지고 그곳을 찾는 것이니요.

    바닷가에 자리를 하고 앉아서 저의 근처에 저 보다 더 심각한 준비로 자리를 셋팅하고 바다를 바라보며 범고래를 기다리고 있는

    다른 사람들을 보는 것은 제게 위안을 주기도 하는 일이었습니다.

     

    "괜찮아,  너만 그런거 아니야..."   혹은

    "괜찮아, 너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세상에는 더 있고 그렇게 살아도 괜찮아..."  라고 말해주는 것 같았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해변에서 범고래가 오기를 몇날 몇일을 만조때마다 가서 기다렸는데요.

    정확히 4일을 기다렸는데 범고래를 만날 수는 없었습니다.

    물론 아침에 저 멀리서 지나가는 범고래때는 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원하는 것은 자갈에 몸을 부비는 범고래였었네요.

     

    베레포인트 트레일헤드 주차장에서 다른 차박캠퍼들을 만났었는데요.  퀘벡주에서 왔고 직접 만든 야외 샤워기를 밴위에 설치를 해

    두었기에 이야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벨기에에서 와서 여행중이던 젊은 커플이었습니다.

    작년 12월에 그 밴을 사서 밴라이프를 하며 여행을 퀘벡에서 부터 시작해서 여기까지 왔다고 했는데요.

    팬더믹중에 캐나다에 있어서 운이 좋았다는 그들의 말이 이해가 되었습니다.

    팬더믹이라 그 나라를 떠날 수는 없지만 나라가 워낙 커서 이곳 저곳 여행하기에는 딱 좋았을 테니요.

     

    제가 베레 포인트에서 범고래를 기다리고 있을때 자기들은 그 섬의 맞은편 레이디 엘렌 포인트에서 범고래를 만났다고 폰에서 찍은

    비디오를 보여주었는데요.  정말 범고래들이 바로 그들의 발앞 까지 와서 자갈해변에 몸을 부비는 영상이었습니다.

    어찌나 부럽던지요.  범 고래들이 딱 이곳 베레포인트만 오는 것이 아니고 섬의 이쪽 아니면 반대쪽으로 간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자갈에 몸을 부비는 범고래를 만나는 것은 엄청난 행운이었던 거고 마냥 한곳에서 기다린다고 만날 수 아니라는 것이었지요.

     

    베레 포인트에서 3박 4일 범고래를 기다리는 동안 캠핑장에 예약은 단 하루밖에 되어있지 않았고 혹시나 하고 찾아왔던 캠핑장은

    완전 풀부킹이어서 자리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차박을 해도 되니 주차장만 있으면 되니 참 괜찮았습니다.

    새삼 차박의 장점을 또 하나 경험하게 되었는데요.  캠핑장에 자리가 없을 때는 주차장을 이용하면 되니 참 괜찮았습니다.

    그러다 자리가 나서 사이트에 들어갈 수 있었던 하루의 제 사이트 풍경이었는데요.

    느긋하게 해먹에서 맥주한잔하며 오수를 즐기기도 했었네요.

     

    마침 제 바로 옆 사이트에 60대에 혼자 밴라이프를 즐기시는 여성분이 계셔서 차를 구경하기도 했는데요.

    혼다 엘리먼트를 직접 개조한 차였습니다.  혼다 엘리먼트가 공간 사용에서는 혼자 차박용으로 최고다는 이야기를 들었었는데

    마침 직접 그렇게 개조한 차를 만나서 반가웠구요.  또 같은 생각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을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캠핑장에서 만났던 많은 사람들이 벤쿠버 섬사람들이었는데요.  역시 지역주민들의 사랑을 받는 캠핑장이었습니다.

    한 여름에도 서늘하게 느껴지는 바닷가라 벤쿠버 섬 남부에 사는 사람들도 많이 휴가를 오는 그런 곳이었네요.

    이렇게 멋진 석양을 만날 수 있기도 했었던 참 멋진 곳입니다.

    3박 4일을 있으면서 바라보았던 바다.  물론 그 뒤로는 자리를 레이디 엘렌 포인트로 옮겨서 2박3일을 더 기다리기도 했는데요.

    결론은 아쉽게도 범고래를 만나지는 못했습니다.

    다만 함께 범고래를 기다리던 사람들로 부터 7년째 오는데 딱 1번 봤다,  혹은 말콤섬에서 태어나서 자랐고 53년째 살고 있는데

    한번도 못봤다.  라고 말하는 분들을 만나서 위로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니 혹시 가볼 계획을 하시는 분들은 너무 큰 희망은 가지고 가지 마시길요~

    제가 그랬다가 실망이 너무 컸었거든요.

     

    그냥 범고래를 기다리는 그 과정과 그 순간들을 즐겼습니다.  바다는 언제나 좋아서요.

    그렇게 기다리다가 범고래를 만난다면 행운인거고 아니어도 또 괜찮다는 마음이 여행을 더 여유롭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이렇게 멋진 석양을 만났것 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했었으니요.

    자갈 해변에 부서지는 파도소리와 함께 숨이 멎을 듯이 황홀한 석양을 즐겼던 것만으로도 충분했던 여행이었습니다.

    이렇게 카약을 타고 고래를 기다리시는 분들도 계셨어요.

     

    곳곳에 여행을 가 보면 가 볼수록 매력이 터지는 브리티쉬 콜롬비아입니다.

    이런 곳에서 살고 있다는 것이 참 감사한 매일이어요.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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