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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캐나다 (Canada)/광역벤쿠버 즐기기 (Vancouver) 2020. 11. 10. 06:00728x90
날이 좋았던 날 미뤄두고 있던 숙제를 하는 사람처럼 그동안 만나지 않고 있던 친구들을 만났습니다.
코비드 이전에는 더 자주 만남을 가졌던것 같은데 코비드 이후로 만남을 자제하고 있었는데요.
간만에 또는 처음으로 만나는 만남들이 새삼 참 좋았습니다.
사람을 만나면서 에너지를 받는 저라서 더 그런것 같았습니다.
여긴 디어레이크라고 제 블로그를 통해 연락을 주셨던 분과 처음 만남을 한 날이네요.
원래는 찻집에서 차한잔 하면서 만나고 싶었는데 코비드로 찻집을 가는게 살짝 부담이 되며 마침 날이 좋기에 함께 걸으시자고
해서 호수 한바퀴를 돌았습니다.
아침 햇살에 제 방에서 보이는 경치였는데요. 이 순간이 너무 행복했습니다.
비오는 날을 참 좋아하는 저인데 이렇게 아침 햇살에 가을 단풍들이 반짝이는 산을 보는 것도 너무 행복했네요.
이곳은 버나비에 있는 샌트럴 공원이었는데요. 대학교 1학년때부터의 단짝 친구와 간만에 걸었습니다.
친구의 남편이 회사에서 해외 주재원으로 나가면서 그곳은 위험한 국가라 가족들은 원하는 나라로 보내준다고 해서 제가 있는 밴쿠버로
아들 데리고 온 친구인데요.
벌써 내년이면 한국으로 돌아가는 친구.
앞으로 좀 더 자주 얼굴보자 했네요. 이날 김밥을 싸서 친구 아들주려고 들렀었는데요.
친구와 대학교때 좋아했던 김밥집 할머니 이야기를 하며 추억을 나누어서 참 좋았습니다.
김밥을 싸다가 문득 그 할머니 생각이 났었거든요.
테이블은 세개정도 밖에 없던 가파른 오르막 옆에 있는 작은 공간의 허름한 분식집.
메뉴도 김밥과 라면정도 밖에 없었는데요. 할머니의 김밥은 다른 어디서도 먹어볼 수 없는 그런 맛이었습니다.
김밥안에 들어가는 재료 자체가 할머니가 다 준비하신 재료들이니... 단무지를 사용하지 않는 할머니는 무절임 피클을 만들어서 김밥을
마셨는데요. 무엇보다 김밥의 베이스가 되는 밥을 식초,설탕,소금,참기름 이 재료들의 황금비율로 버무려내시는 정말 김밥장인이셨던
기억이 나는데요. 그때는 그걸 몰랐었네요. 대학을 졸업하고 다시 찾아가본 분식집은 없어져 있었고 그 뒤로 그런 김밥을 먹어본 적이
없는데요. 김밥을 쌀때마다 혹은 다른 곳에서 먹을때마다 생각이 나는 그리운 맛입니다.
그런 기억을 함께 공유하는 친구와 캐나다에서 공원을 산책할 수 있다니 정말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샌트럴 공원의 그 작은 호수에 이렇게 큰 물고기가 있을 줄은 몰랐네요. ㅎㅎ
여긴 디어레이크입니다.
처음 뵌 분과 서로 지나온 인생을 이야기 하며 걷는 길이 참 좋았네요.
어찌보면 찻집에서 차한잔을 앞에 두고 하는 것보다 어색함이 덜 해서 더 좋았을 듯요.
서로가 좋아하는 취미가 걷기라서 더욱 좋았습니다.
밴쿠버 싱글맘 산악회를 만들어 볼까봐요.
이혼을 한 사람으로 일반 한인 산악회에서 겪었던 불편한 일들을 서로 나누며 서로 처지가 비슷한 사람끼리 편하게 산행을 해 보자는
이야기가 나왔네요. 역시 사람은 함께 어울려 사는게 좋은 것 같습니다.
불편한 사람들 말고 편한 사람들끼리요.
요즘 한식의 퓨전화를 시도하는 젊은 한인 쉐프들의 레스토랑을 종종 보는데요.
그중 한곳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데릭할아버지와 함께요.
마침 셔릴 할머니 돌아가신 기일이라 할아버지가 더 적적하실까봐 모시고 나왔네요.
매운걸 전혀 못드시는 할아버지 입맛에 맞는 음식이 뭘지 몰라서 그냥 조금씩 여러가지가 나오는 것으로 주문을 했는데 입맛에 맞는 음식이
있어서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특히 저 버섯 샐러드가 정말 맛있었습니다. 튜나 타다키도 괜찮았구요.
이런 저런 시도이다보니 입맛에 안 맞는 메뉴들도 있었는데요. 무엇보다 매운걸 전혀 못드시는 데릭 할아버지께서 드시기에 좋은
안 매운 메뉴들도 있어서 좋았습니다.
너무 많이 나오는 종류에 놀라시는 데릭할아버지가 점심을 이렇게 먹고 저녁은 뭘 먹니? 하고 물어보시는 것도 재미있었네요.
한식을 잘 모르는 외국인 친구와 함께 가서 먹기 좋은 식당을 발견한 느낌이었습니다.
아침에 할아버지께 전화를 드렸을때 목소리가 많이 잠겨 계셔서 살짝 걱정을 했었는데요.
할머니 생각에 우울해 하실까봐 그랬지요.
그런데 잘 버티고 계시는 것 같아서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코비드로 주위를 별로 챙기지 못하고 이런 사소한 만남도 많이 못하고 살았는데요.
다시 확진자의 수가 늘고는 있지만 이제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알게 되었으니 조심하며 주위도 챙겨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옆에 있는 사람들과 좋은 시간 보내시는 하루 되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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