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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자연산 송이버섯을 발견했어요~캐나다 (Canada)/광역벤쿠버 즐기기 (Vancouver) 2020. 11. 12. 06:00728x90
30년지기 친구와 함께 밴쿠버에서 살 수 있는 날이 1년밖에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던 날.
아침 일찍 친구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산에 갈래? 연어보러 갈래? "
혼자 잘 생활을 하던 친구라 별로 챙겨주지 못했다는 생각에 남은 1년은 후회없이 시간을 많이 보내야 겠다 생각을 했는데요.
산을 그렇게 좋아하는 저와 밴쿠버에서 산을 가본적이 없었다는 생각이 드니 많이 미안해졌습니다.
물론 아직 중학생인 아들을 뒷바라지하느라 바쁜 친구여서 자유부인이 된 저와 많이 놀지 않았던 이유도 있지만 말이지요.
이렇게 예쁘게 지나가는 가을을 친구에게 보여주고 싶어서 아침 일찍 전화를 하고 데리고 나왔습니다.
산을 갈래? 연어를 볼래? 하고 물었더니 산을 가고 싶다고 하길래 그냥 둘다 하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강에서 퍼덕이는 연어를 도시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경험은 친구에게 없었거든요.
이렇게 멋진 숲길을 걷는 경험도 그렇고요.
강을 따라 걸으며 멋진 연어들을 보다가 트레일의 끝에서 이렇게 멋진 폭포도 만나는 크리스탈 폴 트레일을 먼저 걸었는데요.
왕복 2시간반정도에 할 수 있으니 연어도 보고 폭포도 보고 몸 풀기에 딱인 코스입니다.
그 먼길을 쉼없이 달려와서 할일을 다 하고 죽음으로 삶의 끝을 맞이한 연어의 사체를 보며 마음이 숙연해지기도 했습니다.
이끼가 너무 멋있게 끼여있는 곳이 많아서 레인포레스트입니다.
도시에 있는 트레일의 좋은 점중 하나는 트레일 마치고 맛있는 거 먹으러 가기가 쉽다는 건데요.
폭포를 보고 나와서 인근의 맛집으로 가서 쫄면, 김밥, 김말이, 떡볶이를 시켜서 쫄면과 김말이는 그 자리에서 맛있게 먹고
나머지는 포장을 해서 번젠호수에서 호수를 보면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제가 애정하는 번젠을 친구는 이날 처음 왔다는데요. 다시한번 반성했습니다. 소중한 친구를 왜 이리 챙기지 않았나 하구요.
별말없이 늘 옆에 있는 친구라 더 챙기지 못했음을 반성했네요.
말없이 옆에 있는 사람일 수록 더 챙겨야 하는데 사람이 익숙해진다는 것이 그런거 같아요.
그렇게 점심을 먹고 디아즈 비스타 트레일로 올라갔습니다. 가는 길에 이런 버섯도 발견하면서요.
어렸을때 시골에서 자라서 늘 산으로 밤따고 뽕잎따러 다녔던 친구라 이정도 산은 쉽게 올라가는 친구를 보며 새삼 놀랐는데요.
늘 집에만 있는 친구라 잘 할까 걱정했던 제가 어리석게 느껴졌었습니다.
어렸을때 단련된 산을 오르는 근력은 나이들어서도 유지가 되는 듯요.
운동화에 청바지로 얼마나 잘 오르던지 등산화에 스틱까지 들고가는 제가 다 민망해 지더군요.
대학때 추억을 함께 이야기하며 정말 좋은 산행을 하였습니다.
친구덕에 이렇게 멋진 가을 풍경을 즐기는 것 같아서 새삼 고마웠네요. 이날 여기 올 계획은 아니었거든요.
디아즈 비스타의 가을이 이리도 예쁘거였나 새삼 감탄을 하며 걸었습니다.
오후에 올라가서 주차장이 4시반에 문을 닫기에 빨리 내려와야 해서 더 많이 즐기지 못하는 것이 아쉽기는 했었네요.
자꾸 자꾸 올려다보게 되는 풍경입니다. 예쁘죠?
그렇게 열심히 산행을 하다가 드디어!!! 저도 자연산 송이를 발견했습니다.
이게 제 눈에 띄일줄은 몰랐는데요. 향이 정말 좋았어요.
물론 따서 가져오지는 않고 다시 잘 덮어두었습니다.
이런 산에서 버섯 채취는 불법이거든요. 그리고 저는 자연산 송이 말고도 먹을 것이 많으니 야생동물들에게 양보했습니다.
그래도 발견했다는 것에 너무 기뻤어요. 내 눈에도 보이는 구나 하구요.
이제 송이를 따도 괜찮은 산을 간다면 찾아서 따오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네요.
각종 버섯들이 정말 풍성하게도 자라는 가을의 산입니다.
이 구간이 좀 위험한 구간이었는데 이렇게 밧줄로 보수공사를 다시 해 놓았더라구요. 감사했네요.
디아즈 비스타의 1경입니다. 날씨가 좋아서 잘 보여서 좋더라구요.
그곳에서 연세가 아주 많으신 할아버지 두분을 만났는데요. 참 좋아보이시더라구요.
저 연세에도 저렇게 산을 즐기고 계시다는 것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저도 저렇게 나이들고 싶더라구요.
내려가는 길에 올라가면서 보았던 풍경과는 또 다른 더 감동적인 가을 풍경을 만났습니다.
어느 방향으로 걷느냐에 따라 경치가 달라보이는게 참 신기하지요?
이렇게 풍성한 가을 향취를 만껏 즐기고 오래된 우정의 깊이에도 흠뻑 취했던 가을의 어느날이었습니다.
나중에 나이들어서 또 이야기 할 하나의 추억을 쌓은것 같아서 참 좋았었네요.
오늘 옆에 있는 사람과 더 아름다운 추억 만드는 하루 되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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