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라일락이 필 무렵
    캐나다 (Canada)/광역벤쿠버 즐기기 (Vancouver) 2020. 6. 1. 06:00
    728x90

    라일락이 흐드러지게 피고 지는 계절입니다.

    어렸을 적 마당에 있던 라일락 나무는 몇년생인지 정확히 알지는 못하지만 요즘 주택가에서 볼 수 있는 그 어떤

    라일락 나무 보다도 훨씬 큰 나무였는데요.

    라일락이 필 무렵이면 그 향이 온 집안은 물론이고 동네 구석구석까지 그 향기를 실어날을 듯이 강했었습니다.

    엄마가 꽃을 많이 좋아하셔서 그 마당 구석구석이 온갖 꽃들로 봄이면 집 앞을 지나가던 사람들의 발걸음을 한번씩은

    붙잡곤 했었는데요.

    그 집을 기억할때면 그렇게 예뻤던 정원의 기억보다는 연못의 금붕어를 잡아먹던 쥐가 떠오르거나

    한번씩 온 동네 쥐잡는 날이라고 약을 놓았던 어느날 저녁에 벨소리에 문을 열려고 달려나가다가 컴컴한 밤에

    나도 모르게 밟았던 죽은 쥐의 뭉클하게 느껴지던 몸둥이에 "까~~~악"  온 동네 떠나가라 비명지르던 밤이나

    왜 그런 기억들이 더 먼저 떠 오르거나 함께 떠오르는 지 모르겠습니다.

    분명 좋은 기억이 더 많았을 텐데 말이지요.

    나이드신 분들이 혹은 치매에 걸리시고는 옛날일을 회상하실때 계속 화를 내시거나 당신들의 안 좋았던 기억을

    끄집어 내어 본인을 괴롭히고 옆에 있는 사람을 괴롭히는 것도 같은 이치가 아닐까 싶습니다.

    기억은 좋은 기억보다 안 좋은 기억이 더 생명력을 끈질기게 가지고 가나봐요.

    블로그의 글을 읽다보면 그때의 좋았던 일도 떠오르지만 아팠던 기억도 함께 떠오르는데요.

    그래도 사진들과 함께 글을 읽다보면 아팠던 기억은 밀어내고 그때 좋았던 기억으로 열심히 잘 살았다 하는

    생각이 들고도 하는데요.

    이렇게 하루하루 기록을 하는 삶을 살다보면 제가 나이가 들어 기억을 잃거나 혹은 마음껏 돌아다니지 못하는 날이

    오더라도 블로그를 보며 열심히 살았으니 되었다 혹은 그때 잘 살았으니 괜찮다 하며 스스로를 위로하며 살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흐드러지게 핀 라일락 사진을 보다 생각이 많이 옆으로 흘렀네요.

    이혼을 하고 처음 살았던 아파트 제 베란다 바로 앞에 옆집에서 심은 라일락 나무가 있었는데요.

    이맘때 쯔음이면 베란다에 앉아서 차 한잔하면서 라일락 향기에 취하는 그런 날도 있었었네요.

    거실창을 열어두면 거실 한가득 은은한 향이 퍼지기도 했었는데요.

    그 아파트에서 참 행복했었네요.  좋은 일도 많았고 축복을 많이 받았던 아파트였습니다.

    이사를 결정하며 다음에 이집을 사는 사람도 아픈일이 있어서 오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요.

    내가 많은 위로와 힐링을 받았던 집이니 만큼 그 위로와 힐링이 필요한 사람에게 그 집이 갔으면 좋겠다 생각을 했는데

    또 이혼을 하며 주택을 팔고 혼자 이사를 오는 분이 아파트를 샀다는 말을 부동산중개인께 전해 들었네요.

    제가 쌓아둔 기도의 위안과 축복이 그 분과 함께 하길 빌어봅니다.

    요즘 스탠리 파크에서 볼 수 있는 풍경입니다.

    몇개월만에 이런 풍경을 보는 건지 반갑기만 한데요.

    풍선을 저렇게 다달아둔거 보보니 아이의 2번째 생일 파티중인가 봅니다.

    보통 생일파티가 있는 장소에 공원이나 집 앞에 풍선을 달아두거든요.  손님들이 쉽게 찾아오라고요.

    이제 서서히 노멀로 돌아가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라는 것은 잘 알고 있지요.

    백신이 나오는 날까지 끝날때까지 끝난게 끝난게 아니라는 것을요.

    그러거나 말거나 물가에 노란 붓꽃은 흐드러지게 피었습니다.

    물가에 비치는 그림자도 예뻐서 한컷.

    예쁘죠?

    아기를 키우는 오리 한쌍의 가족의 모습.

    얼핏보면 엄마 아빠 사이가 좋은 거 같죠? 하지만 실상은 둘은 싸우는 중이었고 그래서 아기 오리는 시선을 돌렸습니다.

    아이들에게 부모가 싸우는 모습을 보여주지 마세요.  아니 싸우는 모습을 보여 주셨다면 잘 화해하는 모습까지

    보여주세요.  그래서 아이가 싸워도 괜찮다 화해를 잘 한다면 하고 배울 수 있게요.

    엄마오리를 따라서 열심히 털고르기를 하고 있는 아기 오리들입니다.

    학교가 따로 없는 아기오리들은 생존의 모든것을 어미로부터 배우겠지요?

    이 많은 아기 거위들이 잘 커가길 빌어주었습니다.

    집단 육아의 본보기를 보여주는 거위들이지요.

    물가에 핀 붓꽃의 색이 너무 예뻐서 한장.

    꽃들을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창조주 하나님의 엄청난 창의력에 감탄만 하게 됩니다.

    어쩜 저런 색상에 저런 모양에 작은 디테일까지 놓치지 않으시는 지 대단하시죠?

    자연을 보다보면 미술작품은 안보게 되네요.

    이보다 더 멋진 예술작품이 없어서요.

    오늘 하루도 매 순간 감사하며 즐기는 하루 되시길요~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