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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오는 날 산책
    캐나다 (Canada)/광역벤쿠버 즐기기 (Vancouver) 2021. 2. 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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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벽에 일어나 차 한잔을 마시며 블로그를 쓰고 기도를 하고 찬양을 들으며 시간을 보내다 보니 해가 뜹니다.

    창밖으로 눈이 흩날리는 모습이 보여서 얼른 옷을 차려입고 산책을 나섰습니다.

     

    일주일에 2-3일은 집 앞 동산 산책을 하는데요. 멋진 설산으로 가고 싶기도 하지만 기름값이 너무 많이 올라서 혼자 기름을 쓰며

    굳이 먼곳까지 가야 할까 싶어서 그냥 집에서 걸어서 갈 수 있는 산으로 발걸음을 향합니다.

     

    직업을 가지지 않고 돈벌이에 연연하지 않으며 많은 시간을 즐기며 사는 법은 어찌보면 단순할 수 있는데요.

    안쓰면서도 스트레스 받지 않고 즐기며 잘 살면 됩니다.

    기름값이 올랐으면 차를 타는 일을 줄이면 되지요.

     

     

    눈이 아주 많이 내린 설산으로 스노슈잉을 다니는 저 이지만 동네 산에서 이렇게 내린 눈은 올 겨울에는 처음 보는 것 같네요.

     

     

    초록의 이끼를 따뜻한 이불마냥 포옥 덮어주는 눈이 차갑게만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비가 올때의 산책도 좋지만 눈이 올때의 산책은 또 다른 설레임으로 다가옵니다.

    늘 보던 풍경에 하얀 솜들이 흩뿌려진듯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요즘 아침에 집을 나서며 봄이 다가 오고 있다는 것을  같은 시간에 한결 환해진 산책로를 보면서 느끼게 되는데요.

    낮의 길이가 길어지고 있습니다.

     

     

    눈이 어느정도 쌓이고 있지만 산책하기에 미끄럽거나 하지는 않아서 다행이었습니다.

    집앞 산이라 아이젠 준비도 안하고 나선 길이었거든요.

     

     

    늘 보던 모습에 눈꽃이 여기 저기 더해졌을 뿐인데도 처음 보는 아름다움인 마냥 마음을 빼앗겨서 연신 사진을 찍느라 자꾸 발걸음이

    느려집니다.

    요즘은 산책을 하며 '게임 오버'를 듣고 있는데요.  그냥 책으로 들고 읽었으면 정말 완독하기 힘들었을 책을 오디오북으로 들으면서

    산책을 하니 조금 더 쉽게 읽을 수 있어서 참 좋습니다.

    혼자 귀에 오디오북을 꽂고 하는 이른 아침 산책은 우울감도 날려주고 많은 생각을 하게도 해주고 정리하게도 도와줘서 참 좋은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2시간반 정도의 가벼운 산행을 끝내고 샤워를 하고 자리에 앉으면 왠지 오늘는 뭔가를 한 것 같은 뿌듯함에

    참 기분이 좋습니다.  남은 하루를 평소처럼 뒹굴거린다 해도 양심의 가책은 평소보다 훨씬 가벼워 지지요.

     

    요즘 새로운 트랜드 중에 "파이어 족" 이라는 말이 있는데요.

    어찌보면 저는 그 "파이어 족"을  앞서 시작했던 사람이 아닌가 싶은데요.

    이혼을 하면서 재산분할 한것으로 은퇴를 선언했었으니요.  그리고 그 돈으로 부동산 투자와 주식투자를 하면서 일은 하지 않고 시간을

    마음대로 쓰는 삶을 살고 있는데요.  자원봉사와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사는 삶.

     

    생각만큼 마냥 좋지는 않은 삶이라고 이야기 하고 싶지만 내 삶에 불만은 없는 삶이네요.

     

     

    블로거라는 것에 감사하게 되는 것도 내가 파이어족이어서 일수도 있는데요.

    그냥 익숙해져서 무의미하게 보내버릴 수도 있는 하루에서 계속 의미를 부여하고 찾으려고 노력하는 삶을 살게 해 주는 이유가 

    되어주기 때문입니다.

     

    마냥 나태해지고 풀어지고 그러다 우울해 질 수도 있는 나의 삶을 잡아주는 글쓰기가 참 고맙네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아.  내 돈이 열심히 일하고 있어.  라고 스스로를 토닥이며 멘탈을 잡는 것도 쉬운일 만은 아니거든요.

     

    오늘 하루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은 하루 되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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