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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에 연어가 왔을까요?캐나다 (Canada)/광역벤쿠버 즐기기 (Vancouver) 2020. 10. 22. 06:00728x90
가을비가 내리고 나서 날이 반짝 좋았던 날 계획에 없던 스케줄을 몇가지 하고 지나가던 길에 있는 강가에 들렀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크리스탈 폭포 트레일이었는데요.
강에 연어가 왔을지 궁금하기도 하고 날이 좋아서 걷고 싶었습니다.
트레일은 완전 나 가을이야~ 를 외치고 있었어요. 너무 예쁘죠?
이 트레일은 예쁜 단풍을 보기보다는 이렇게 많은 낙엽이 떨어져있음으로 가을을 느끼게 되는 트레일인데요.
서부쪽 레인포레스트가 대부분 이런듯요.
얼마전에 "랩걸" 이라는 책을 읽어서 나무와 숲을 조금은 더 알게 된 시선으로 즐기고 있었는데요.
그런 제 눈에 딱 들어온 나뭇잎+씨앗.
이맘때쯤이면 많이 만나게 되는데요. 열심히 빙글빙글 날다가 눈앞에 떨어지는 이 아이들을 말이지요.
나무는 자신의 그늘을 벗어나서 더 좋은 곳에서 싹틔우길 바라는 마음으로 바람에 조금이라도 더 쉽게 멀리 날라가라고 날개도 달아주고
씨앗에 부슬부슬 털옷도 입혀주고 했을 텐데요. 무수히 날리는 씨앗들을 보며 모두에게 화이팅을 외쳐주었습니다.
얼마나 기다리는 시간을 가지게 될지는 모르고 어떤 환경에서 싹을 틔우겠다 결정하게 될지 모르나 각각의 기다림과 여정이
원했던 결과를 맞이하기를 기도해주었습니다.
물론 한그루의 자작나무가 한해에 만들어내는 씨앗만해도 25만개는 된다는 거.
그중에 단 한그루라도 성공을 하기란 기적과 같은 일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말이지요.
레인 포레스트라 예쁜점은 이렇게 이끼들을 많이 볼 수 있어서 입니다.
이끼뒤로 파란 하늘이 반가워서 또 한장.
전날 내렸던 비로 트레일은 군데 군데 이렇게 진흙탕이 되었습니다. 가을 트레일의 시작이네요.
산을 다니면서 비싼 고어택스 등산화를 사게되는 이유를 알게 되었었지요. 저같은 짠순이가 말이어요.
세계적으로 유명한 아크테릭스 등산복 브랜드도 밴쿠버에서 시작을 한 회사인데요. 날씨와 지형을 보면 그 회사가 그렇게 등산용품을
잘 만드는 것이 이해가 갑니다.
여름내 많이 말라있던 강이 이렇게 세차게 흐르고 있는데요.
가을비 덕분에 강수량이 많이 늘어났어요. 연어가 돌아오기에 조금 더 쉬운 환경이 된거 같아 다행이다 싶었네요.
하지만 아직 연어가 돌아오진 않았어요.
아무래도 저 하류에서 열심히 헤어쳐 강을 거슬러 올라오고 있겠지요? 원하는 곳까지 기운 빠지지 말고 잘 오라고 또 화이팅을
외쳐주었습니다.
자연의 순리인가봐요. 가능성이 아주 작은 일에도 주어진 운명에 순응하며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은.
그리고 그게 인생이라고 우리네 인생도 그리 다를 것 없다고 위로해 주는 것 같아요.
뭐가 되지 않아도. 무슨 결과를 만들지 않아도 그냥 주어진대로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사는것에 의미를 가지고 살라고...
그렇게 자연이 말해주는 것 같아요.
물살이 많이 세져서 이 세찬 물줄기를 거슬러 뛰어 오를 연어를 상상만 하다가 돌아섰는데요.
아마 몇주내로 보게될 것 같아요.
호기있게 혼자 시작했던 산행은 가을 트레일을 즐기며 가다가 근처에서 굵은 나뭇가지가 우지근하고 부러지는 소리에 멈춤을 하였습니다.
곰이 있는 거 같았거든요.
요즘 곰들의 활동이 활발해졌다는 이야기를 너무 많이 들었고 또 이 강은 연어가 올때쯤이면 곰들의 식사장소가 되어서 곰이
많이 나오는 곳인데 혼자 산에서 곰을 만나는 일은 별로 하고 싶지가 않아서 그냥 바로 뒤로 돌아서 나왔네요.
당분간 혼자 산행이나 산책은 포기해야 할듯요.
몇주 뒤에 다시 연어보러 와야할것 같습니다.
연어를 보러 가기전에 친구네집에 들러서 선물을 두고 그 집앞에서 기도를 하고 왔었는데요.
부부금슬이 좋고 늘 함께 캠핑과 여행을 다니는 부부가 참 부러워하는 부부였는데요.
아들의 유치원때 선생님 부부이고 같은 교회분이라 함께 알고 지낸지가 꽤 오래 되었는데요.
남편분이 갑자기 췌장암 말기를 알게 되시고 병원에서 2달 남았다고 해서 요즘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친구에게
힘내라고 꽃다발과 제가 만든 소이캔들과 디퓨져를 선물로 놓고 왔는데요.
그냥 말도 없이 가서 집 앞에 선물만 두고 와서 문자를 보내었습니다.
누군가를 만날 기분도 아닐것이라는 것을 알아서 이 선물들이 저를 대신해서 친구를 위로할 수 있기를 바래보았습니다.
지금, 옆에 있는 사람에게 잘하고 그 사람과 함께 있는 순간을 즐기는 삶이 되시길 기도합니다.
우리의 내일은 아무도 모르는 것이니요.
오늘 행복한 하루 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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