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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신생아를 돌보아주었습니다.이런 저런 이야기 2020. 6. 30. 06:00728x90
코로나로 이런 저런 많은 변화들이 생기고 그에 따른 이야기들이 생기고 있는데요.
제가 살고 있는 밴쿠버는 해외이다보니 임신을 한 엄마들이 출산할 시기가 되었는데
코로나로 한국에서 산후조리를 도와주시기로 한 친정엄마의 캐나다 입국이 어려워지며
갑자기 혼자 남편과 둘이서 아이를 낳고 산후조리를 해야 하는 엄마들이 생겼습니다.
이곳에도 개인적으로 산후조리를 해 주러 다니시는 분들이 없지는 않아서
이런 저런 서비스를 예약한 엄마들이 많으신데요.
동네에서 알고 지내던 동생중 한명도 이런 케이스였습니다.
산후조리를 해 주기로 하신 분들은 보통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 돌봐주시니 주말에는
가서 좀 도와줘야겠다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요.
출산예정일이 아직 몇일 남아있는데 연락이 왔습니다.
"언니, 저 병원인데 이제 분만들어가요~ "
갑자기 양수가 터져서 예정일보다 몇일 앞당겨진 출산이었는데요.
그렇게 병원에서 아이를 낳고 자연분만을 시도하다가 마지막에 급하게 제왕절개를
한 케이스라 병원에서 몇일 더 있게 되면서 병원으로 국을 끓여다 줬었네요.
병원 방문은 허락이 안되고 있어서 그 동생 남편에게 내려오라고 해서 전해줬네요.
그리고 드디어 퇴원.
준비해두었던 밑반찬과 미역국을 끓일 준비물을 들고 방문을 했습니다.
한국에서 베이비박스에서 자원봉사도 하고 해외입양기관에서 자원봉사를 하기도 해서
신생아들은 많이 봤었는데요.
신생아들 보는 것을 정말 좋아하는데 캐나다에서는 그럴 기회가 별로 없었으니 정말
오래간만에 보는 신생아였습니다.
어찌나 예쁘던지요. 러시아계 캐네디언인 아빠와 한국엄마 사이에서 태어난 아기는
정말 예뻤습니다.
예전의 기억을 떠올려가며 아이를 어떻게 돌봐주라고 가르켜주고 도와주러 갔다가
캐나다식의 신생아 돌봄을 보고 깜짝 놀랐는데요.
제가 아는 육아지식으로는 신생아는 속싸개로 꽁꽁 싸주어서 심적 안정감을 주고
따뜻하게 옷을 입히고 등등인데...
캐나다 병원에서 아기를 낳고 병원에 몇일 있으면서 이곳식으로 교육을 받고 나온 그 부부는
제가 아는 방식과 다르게 아이를 다루고 있었습니다.
제일 쇼크는 자는 아이 깨워서 젖먹일때였는데요.
자는 아이를 깨우기 위해 우선 옷을 홀랑 벗기고 춥게해서 깨우는데요.
병원에서 간호사들은 아주 찬 물수건을 아이 몸에 갖다대서 아이를 깨우라고 했다는 말에
정말 쇼크였는데요.
그리고 아이를 꽁꽁 싸매지도 말라고 했다고 해서 아이는 두팔 두다리로 버둥거리고 있었습니다.
문화가 다르니 섣불리 제가 아는 지식으로 어떻게 하라고 이야기 하는 것은 의미가 없는 것 같아서
그냥 산모 밥 챙겨주고 미역국 끓여주고 수유끝난 아기 안고 재우는 것만 하다가 왔는데요.
새삼 나중에 아들이 장가를 가서 아이를 낳아도 가서 아이를 안아만 줘야지 아는 옛날 육아지식으로
잔소리를 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문화도 다르고 시대가 다르니 예전에 내가 알고 있던 지식들이 쓸모없는 것이 되는게 많네요.
세시간마다 먹여야 되는 아기와 부모의 수유전쟁이 옆에서 보고 있기에 참 안쓰럽기도 하고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옛생각도 많이 났구요.
뱃속에서 편하게 탯줄로 필요한 영양분을 받으며 그냥 편하게 잘 자랐던 아이가 이 세상에 나와서
힘들게 젖을 빨아서 먹어야 하는 것도 힘든 일이고 익숙해 져야 하는 일인데...
엄마도 애가 나오면 그냥 젖이 나오고 먹이면 되는 줄 알고 있다가 처음 마주하게 된 많은
상황들에 배워가느라 힘들고 옆에서 아빠도 처음 보는 상황이라 어리둥절하고...
모두가 처음인 사람들이라 힘들게 새로운 상황에 익숙해져가는 모습들을 보면서 그렇게 또
가족이 되어가는거겠지 하는 생각도 들었네요.
코로나로 산후조리 해 주실 친정엄마도 없이 혼자 아이를 낳고 남편과 오롯이 둘이 하다보면
힘든 만큼 더 동지애는 끈끈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투같은 육아이니 전우애일까요?
저는 간만에 신생아 실컷 안고 있다가 와서 마냥 행복했었습니다.
아기와 엄마가 건강하게 잘 회복하고 적응하길~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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