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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래 기억될 베이비박스에서의 하룻밤...
    작은 나눔 2014. 8. 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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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소에 베이비 박스에서 자원봉사를 정기적으로 하지는 않는데요...

    정기적으로 봉사해주시는 분들이 많이 계셔서 인데요..

    그래서 그냥 일손이 딸리실때 전화를 주시면 가서 도와드리는 식인데..

     

    외국 손님들이 많이 오셔서 급히 통역이 필요하실 때 말고는 전화를 받은적이 정말 오래간만이었습니다.

     

    밤에 오시기로 한 봉사자분께서 몸살이 나셔서 못 오신다는데 혹시 하룻밤 가능하실까요?

     

    평소에 목디스크에 어깨도 아프고 골골 거리는 마누라가 무리를 하는 것이 싫었던 남편의 반대를 무릅쓰고..

    다녀와서 아프다고 안하겠다고 약속하고 갔었던 베이비박스..

     

    내가 정말 하고 싶어서 그런데 가게 해 주면 안돼?  라고 물었을때 선선히 다녀오라 그래도 니 걱정이 많이

    된다고 하던 남편께 감사한 마음을 가지며...

     

    버스로 한시간이 넘는 거리를 달려갔습니다.

     

    간만에 만나는 서희와 신생아 3명이 있었습니다.

     

    아직 탯줄도 끊어지지 않은 그 아이들을 보며...

    마음도 짠하고...  아이들을 안고 젖병을 물리며 너네 엄마는 어디서 울고 있을까... 걱정도 해보며..

     

    그렇게 하룻밤을 시작하였었는데요...

     

    워낙 아이들을 사랑하는 저고 제가 아주 어렸을 때부터 동네 아이들을 다 보고 다녔을 정도로

    아이를 좋아하니...

    그리고 입양기관에서 자원봉사는 처녀때부터 했었고..  내 아이도 키웠으니 이정도는 식은 죽먹기...

    라고 생각을 하고 시작을 했습니다.

    물론 아이를 보는 일 자체는 그러했죠... ㅎㅎ

     

    그러나...

     

    두시간에 한번씩 먹는 아가들 세명에 서희....

    특히 이제 놀면서 지샌 하룻밤으로도 몇일은 헤롱거리는 저질 체력의 나이...

     

    그리고 아이를 조금만 울려도 다른 아이가 깨게 될까봐 한명의 아이라도 찡 하는 소리라도 내면 안고 달래주고 먹이고 기저귀 갈고....

     

    낮에는 애들이 많이 안 자도 되니까 조금 우는 아이가 있어도 다른애를 보고 있으면 어쩔 수 없이 울리기도 하는데...

    이건 밤이라 전혀 그런 일 없이 하려니까..

    정말 장난이 아니었었습니다.

     

    정말 정신없었던 하룻밤이 지나고 아침에 고이 잠든 아가들을 보며...  참 새삼 생각이 많아지더군요..

    지난 5년을 단 하루도 빠짐없이 어쩜 더 심한 날들을 보내셨을 베이비박스 식구들과 목사님의 수고가 정말 몸으로 느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단 하루도 푹 잠을 주무신적이 없으시다는 목사님의 말씀이 온 몸으로 와 닿았던...

     

     

    셋이 나란히 아침 햇살을 쬐며 잠들어 있는 것을 보며 어찌나 평온을 느꼈던지...

    정말 이런 평온은 아주 간만이었습니다...

    너무 피곤해 정신이 몽롱해서 더 그렇게 느꼈을 까요?   ㅎㅎ

     

     

    간밤에 얼마나 바빴었는지를 보여주는 젖병들....

    주여.. 제가 정녕 저 많은 젖병을 물렸습니까?   ㅎㅎㅎㅎ

     

    비록 집에와서 어깨에 파스는 붙였지만...

    정말 베이비박스 분들의 노고를 온 몸으로 느끼고 온 아주 오래 기억될 하룻밤이었습니다.

     

    제발 학교에서부터 제대로 성교육을 잘 하고...피임에 대한 교육을 많이 시키고..

    그리고 입양에 대한 법이 좀 더 현실적으로 바뀌이서..

    베이비박스에 들어오는 아가들이 없어지는 날이 오길 간절히 기도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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