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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an josef bay (사진 만땅)
    캐나다 (Canada)/벤쿠버 아일랜드 (Vancouver Island) 2021. 9. 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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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밴쿠버 섬 북부를 여행하겠다는 이번 여행의 계획은 사실 산 조셉 베이의 사진을 보고 더 굳혀졌었다.

    범고래만 보겠다고 여기까지 오기에는 좀 여행의 이유로 약하기는 했었다.

    그래서 말콤 섬과 얼러트베이 섬 뒤로 산 조셉으로 향했다.  말콤섬 범고래 이야기는 아래 링크에서 구경하세요~

    https://godsetmefree.tistory.com/entry/베레-포인트-말콤-아일랜드                                                                                   케이프 스캇 공원의 산조셉베이 사진을 보고는 이곳까지 함께 해서 갔다오면 좋겠다는 그림이 그려졌고 바로 실행에 옮겼다.

    나를 이 먼곳까지 오게 한 한장의 사진은 바로 이곳의 사진이었고 나도 인증샷을 남겼다.

    그 전날 케이프 스캇 공원의 트레일 헤드에 도착했을 때가 저녁이라 주차장에서 하룻밤을 자고 아침에 일어나 산조셉베이를 갈 

    준비를 하다가 마주친 곰,  가슴팍에 선명한 반달무늬가 있는 반달곰이었다.

    아무도 없는 주차장에서 새벽에 마주친 곰과 인증샷에 비디오까지 찍을 수 있는 여유가 생긴 나.

    아니 내공이 생긴것이라고 해야 맞을 듯 싶다.  산에서 혹은 동네에서 곰을 마주친 경력이 벌써 20년째가 되다 보니 이제는 어떻게

    해야 안전한지도 알고 어떻게 해야 하는 지도 알고 그러다 보니 이런 여유도 생긴것 같다.

     

    참고로 다른 분들께는 별로 추천하지 않는다.  나의 경험을 보고 다른 곰을 만나도 다 안전하겠거니 생각하지는 말기를 바란다.

    많은 사람들이 곰을 만나면 일단 바닥에 누워서 죽은척을 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하는데 그건 완전 잘못된 정보이다.

    북미에서 만나는 곰은 대체로 두종류인데 (물론 북극으로 올라가면 북극곰까지 세 종류) 보통은 그리즐리 곰이나 검은 곰을 만나게 된다.

    그리즐리를 만난다면 무조건 도망을 가야한다.  나는 아직 그리즐리를 만나 본적은 없지만 말을 많이 들어서 나도 그리즐리를 만나게

    된다면 아주 무서울 것 같다.  물론 쟈스퍼 다운타운에는 그 동네를 어슬렁거리는 그리즐리 엄마곰과 아기곰이 있는데 사람들에

    익숙해서 그 곰을 자주 본 사람의 말에 의하면 그리즐리 곰도 무섭지 않다고 하는데 그건 아주 특이한 경우이다.

    그리즐리는 사람을 해치기도 하니 무조건 멀리서 발견을 하며 빨리 도망을 가야한다 그리고 그리즐리가 나오는 곳을 산행을 한다면

    곰스프레이는 필수다.

     

    블랙베어는 그리즐리와 달리 베리를 좋아하고 연어를 좋아하는 순한 곰이라 사람을 해치지는 않는다.  다만 아기 곰이 함께 있는

    엄마곰이거나 사람이 자신에게 위협을 가한다고 생각을 한다면 달라진다.

    그러니 블랙베어를 마주쳤을 때는 일단 멈춰서서 당황하지 말고 큰 소리를 내면서 뒷걸음질로 서서히 물러나야 한다.

    곰에게 내가 여기에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나는 너에게 다가갈 생각이 없다는 것을 알려주어야 한다.

    보통 곰은 그러면 다른 곳을 가거나 피하는데 사람에게 익숙하거나 신경을 쓰지 않는 곰은 계속 오던 길을 오기도 하니 그럴때는

    내가 피해줘야 한다.  내가 방향을 바꾸어서 다른 곳으로 멀리 가줘야 하는데 뛰어갈 필요는 없다.  

     

    암튼 이 곰은 내가 있건 말건 자신의 길을 오고 있기에 내가 피해주었고 나는 바로 차 안으로 들어가서 안전하게 그 곰이 그곳을 

    떠날때 까지 기다렸다.

     

    새벽에 그 곰과의 마주침은 나로 하여금 멀티데이 하이킹을 하려던 계획을 포기하게 해 주었고 그래도 괜찮았다.

    혼자 멀티데이 하이킹을 할때 제일 중요한 것이 안전이기에.  이곳에 곰과 늑대가 많다는 것을 확인하고 나니 사람들이 많은 곳에

    함께 있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산 조셉 베이까지는 주차장에서 약 45분간의 산책으로 들어가야 한다.  이렇게 산길을 걷는 것은 그냥 행복이다.

    2박 3일을 생각하고 먹을 것 까지 챙긴 배낭을 메고 가볍게 걸어들어갔다.

    이번 여행에서 이런 사진을 찍을 수 있었던 것은 남자친구가 챙겨준 셀카대 덕분이었다.  다리가 이리 저리 잘 구부러지는 셀카 삼각대를

    산 남자친구덕에 나무위에 카메라 자리를 잡고 타이머로 이런 셀카 찍기 놀이도 하며 잘 놀았다.

    아마존에서 그 셀카 삼각대를 샀다고 남자친구가 이야기 했을 때 쓸데없는 데 돈을 쓴다고 구박을 했었는데 내가 잘 썼다. ㅋ

    다음부터 남자친구의 쇼핑에 잔소리는 하지 말아야 겠다.  본인이 벌어서 알아서 쓰는데 구박을 받으니 기분이 별로일 것 같다.

    가끔은 여자친구가 아닌 엄마처럼 잔소리를 하니 이걸 고쳐야지 하는데 여자친구보다는 엄마를 오래했던 사람이라 쉽지는 않다.

    그렇게 배낭 메고 걸어와서 만나는 풍경.

    조수 간만의 차이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해변가의 모습이 마냥 바라만 보고 있어도 질리지 않았다.

    나는 바다를 너무 사랑한다.

    해변가에서 다양한 색깔의 말미잘을 보는 것도 좋았다.

    산 조셉 베이에는 첫번째 해변과 두번째 해변이 있는데 두번째 해변은 썰물때 완전히 물이 빠진 딱 그 시간이 아니고는 이렇게 바닷물이

    깊어서 바다를 건너서 들어와야 한다.  이 정도도 썰물의 피크때의 두세시간 전이니 참고하시길.

    첫날 밤은 두번째 해변에서 텐트를 치고 두번째 밤은 첫번째 해변에서 텐트를 쳤다.

    둘다 장단점이 있어서 양쪽을 다 즐기기에 딱 좋았다.

    좀더 조용한 해변을 원하는 사람들은 두번째 해변에 자리를 잡고 더 넓은 해변과 다양한 모습을 보고자 한다면 첫번째 해변에 자리를

    잡는 것이 좋다.  두번째 해변은 접근성이 쉽지 않아서 사람들이 많이 없어서 정말 조용하니 딱 좋고 근처에 시냇물도 있어서 물 수급이

    용이하다.  하지만 첫번째 해변에는 물을 수급할 수 있는 곳은 없다.

    마침 대보름이어서 자다깬 한밤중에 아름다운 보름달의 바닷가 해변을 즐길 수 있었다.  절대 조용하지는 않았다. 자연은 조용하지 않다.

    밤새 파도치는 소리는 기분좋은 조용하지 않음이었다.  사진만 보면 고즈넉하니 절대 고요를 즐겼을 것 같은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늑대가 많은 곳이라 혹시 늑대와 마주칠까봐 텐트에서 많이 벗어나지는 않았다.

    물이 빠졌을때와 물이 들어왔을 때의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해변가.  이하 멋진 사진을 감상하시길.

     

    두번째 밤을 보내었던 첫번째 해변가.  혼자지만 외롭지 않았던 여행.

    이번 여행에서 읽었던 책에서 내면아이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두권의 책을 읽었다.  물론 그게 주된 내용은 아니었는데 그냥 내면아이를

    잘 다독여주고 위로해 주라는 말이 마음에 남았었다.

     

    어렸을 적 나는 혼자 있는 것을 너무너무 싫어하는 아이였다.  그래서 참 울기도 많이 울었던.

    심한 애정결핍에 늘 누군가가 함께 해 주기를 바라던 아이였다.  문득 요즘 내가 이렇게 혼자 여행을 즐기는 이유는 그때의 나에게 

    "봐, 이렇게 혼자 놀아도 괜찮아. " 하고 그때 혼자라 슬펐던 나를 다독여주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혼자여도 혼자가 아니라고 충만히 채워주시는, 늘 함께 해 주시는 주님이 너무 감사하다.

    달이 지는 모습도 이렇게 환한 빛과 함께 볼 수 있었던 곳.

    그곳에서의 멋진 추억을 인생의 한켠에 또 새겨보았다.

    다시 범고래를 보러가기위해 이곳에서는 2박만 하고 돌아나오는 길에 찍은 한컷.

    이런 숲길을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가 있으랴. 주차장에서 베이로 가는 이 산책길도 참 마음에 든다.

    마침 근처에 사람들이 사진을 찍느라 있기에 나도 찍어달라고 부탁을 해서 가지게 된 기념샷.

    셀카 삼각대로는 잡기 힘든 앵글이었는데 이렇게 도움을 받아서 참 좋았다.  저 큰 나무와 나.

    저런 배낭을 메고도 잘 다니는 내가 참 좋고, 그렇게 다니기에 만날 수 있는 풍경들이 많아서 참 좋다.

     

    다시한번 이런 삶이 살게 해 주시는 주님께 감사.

     

    시간의 여유가 있어서 밴쿠버 섬 북부를 여행하시는 분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산 조셉 베이다.

    말콤섬에서 만났던 가족을 이곳에서도 만났는데 반가웠다.  어린 두 딸과 여행을 하고 있던 그 가족은 아이들이 너무 좋아해서 

    3박째 머물고 있다고 했다.  아이들이 참 좋아할 해변가였다.  아들이 어릴때 데리고 오지 않았음이 미안해지기도 할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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