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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시간의 산행 후 치맥은 사랑입니다.
    캐나다 (Canada)/산행(Hiking) 2019. 6. 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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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주 전에 갔었던 린드세이 호수 트레일이 눈으로 끝까지 가지는 못했었는데요.

    요즘 날씨가 계속 좋아서 눈이 많이 녹았을 것 같아서 다시 도전을 해 보았습니다.

    린드세이 호수 트레일은 집에서 가까운 번젠호수에 주차를 하고 올라가는 곳이라 더 선호하는데요.

    업힐로만 2시간이상이 나와주는 쉽지는 않지만 멋진 경치에 정말 제대로운동했다는 느낌을 온몸으로

    느끼게 해 주는 코스라서 참 좋아하는 트레일이 되었습니다.

    함께 올라가 보실까요?

    올라가는 길은 힘들어도 가서 만나는 경치가 이 정도이니 갈만 하겠죠?^^

    이 트레일이 힘든 점은 천천히 올라가다가 급경사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 그냥 처음부터  약 2시간을

    계속 이런 경사로 올라가야 합니다.  몸이 바로 급경사에 적응해야 하니 너무 힘든데요.

    저는 처음에는 정말 올라가기 힘들어하고 싫어하다가 2시간 이후부터는 몸에서 힘이 쏟아내는 이상한

    경험을 하게 해주는 트레일 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급경사 올라가다가 평지가 나오면 그냥 날아갈 것 같아요.

    앞에서 빨리 가는 사람은 보내고 그냥 천천히 저의 속도대로 올라갑니다.

    조금 빨리 가나 늦게 가나 가서 만나는 경치는 다 똑같거든요.

    이렇게 많은 나무뿌리들로 되어 있는 구간도 있고.

    그냥 계속 올라가야 합니다.  쭉쭉~

    올라가다가 계곡이 나오면 이렇게 넘어가기도 하고요.

    이런 사다리에 다리를 만들어주신 분께 감사드리며...

    다음 달에 도전할 웨스트코스트 트레일에는 이런 사다리가 어마 무시한 길이로 많이 있는데...

    살짝 연습해 보았네요.

    한참을 올라가다가 이런 평지 길이 나와주면 마냥 행복해집니다.

    봄의 이 연한 초록들은 정말 너무너무 예쁜 거 같아요.

    그렇게 한참을 가다가 만나는 린드세이 호수가는 갈래길.

    여기서 왼쪽으로는 좀 더 길고 힘들지만 경치가 좋은 포인트가 있는 길이고 오른쪽은 호수들이 많은 쉽고 짧은 길인데요.

    왼쪽으로 갔다가 돌아서 오른쪽으로 나오는 길이 린드세이 호수 트레일입니다.

    그럼 왼쪽으로 경치 보러 가 볼까요?

    이런 계곡을 지나가야 하는데요.

    누가 옆에 이런 돌로 석상도 만들어 두었습니다.  잘 만들었지요?

    이런 경치를 보며 먹는 점심은 뭘 먹어도 맛있습니다.

    멸치 야채 삼각김밥과 된장국~

    한국에서 사 온 건조 된장국은 백팩에 딱입니다.

    준비해 간 과일과 맛있는 밀크티 한잔까지 하면 다시 힘을 내어서 나머지 산행을 할 수 있게 해 주지요.

    뷰 포인트마다 조금씩 다른 뷰를 보여주니 또 다음 뷰 포인트를 기대하게 되는 맛이 있습니다.

    호수가 어찌나 맑고 잔잔하던지요.  거울처럼 비춰주는 미러 호수입니다.  제가 이름 붙였어요.

    예전에 뉴질랜드에 밀포드 사운드 여행을 갔을 때 퀸즈타운에서 밀포드는 여행사를 통해서 갔었는데요.

    밀포드 사운드 가기 전에 미러 호수에 들르는 코스더라고요.

    그래서 뉴질랜드에서 미러 호수를 갔는데 그곳에서 아들 왈

    "에게~  이게 미러 호수야?  이 정도는 우리 동네에도 많이 있는데 이걸 뭐 이렇게 크게 광고하고 이렇게 관광 코스에

    까지 들어있어?"

    ㅎㅎ  그죠.. 캐나다에서 사는 사람들은 웬만한 사이즈의 자연에는 쉽게 감동하기 힘든 듯요~

    그냥 집 근처에서 만나는 자연의 사이즈나 퀄리티가 이 정도라서 그런 것 같습니다.

    린드세이 호수 10분 전쯤에 뷰 포인트에서 만나실 수 있는 제일 멋진 뷰입니다.

    아래에 보이는 호수가 번젠호수입니다. 저의 최애 장소이지요.

    멋지기도 하지만 집에서 차로 7분 거리의 가까이에 있어서 인데요.

    뭐든지 내 옆에 있는 게 최고인 것 같습니다. 

    괜히 멀리 있는 것을 원하거나 그리워말고 옆에 있는 것을 더 아끼고 즐기는 삶을 사는 것이 파랑새를 쫒는 삶이 아닌

    내가 가지고 있는 파랑새를 즐기는 삶이 아닐까 싶네요.  행복은 멀리 있는 게 아니거든요~^^

    더는 못 간다 싶을 때쯤 딱 나와주는 린드세이 호수.

    드디어 다 왔습니다.  이제 돌아가면 되는 거죠~~~  3시간만 더 걸어봅시다. ㅎㅎ

    린드세이 호수도 참 잔잔하고 맑고 예뻤습니다.

    눈이 많이 녹기는 했지만 여전히 있는 곳도 있어서 인증숏 찍어보았네요.

    눈을 만날 때마다 무릎을 꿇고 눈으로 무릎 아이스팩 마사지도 하며 좋았습니다.

    눈이 녹으며 트레일이 너무 진탕이 되었는데 누군가가 만들어둔 나무다리.

    2주 전에 트레일에서 만났던 그 할아버지가 만들어 놓으신 게 이거구나 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때 그분이 얼마나 힘들게 이 나무들을 들고 올라가셨는지 기억을 하다 보니 새삼 더 감사의 마음으로 잘 건넜습니다.

    그분도 모르는 사람이 이렇게 감사의 마음으로 잘 건널 것이라는 것을 알고 하신 거겠지요?

    감사의 인사를 전할 길도 없는 배려와 사랑을 받는 기분 참 좋았습니다.

    마침내 7시간 힘든 산행을 마치고 바로 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동네에서 파닭이 제일 맛있는 치킨집으로 달려갔습니다.
    파닭에 생맥주 한잔.
    맥주 한잔을 넘기는 데 우와~ 뼛속까지 스며드는 시원함에 이 맛에 7시간 산행을 하는구나 싶었습니다.
    오래간만에 먹는 파닭도 너무 맛있었고요.
    7시간의 산행 후 치맥은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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