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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마가 친구는 잘 사귀어야 한다고 하셨는데... 이래서 였나봅니다.
    작은 나눔 2020. 3. 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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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주전에 친구가 함께 홈리스저녁을 준비하자고 했을때만 해도 이런 계획은 아니었었습니다.

     

    자원봉사자분들과 함께 좋은 일도 하며 즐거운 시간도 보내는 계획이었지요.

     

    옛날에 매주 가서 홈리스저녁 봉사를 하던 교회주방이라 예전생각도 나고 한동안 이런 저런 핑게로

    참석하지 못했던 것이 미안하기도 해서 간만에 한번 하자는 생각이었지요.

     

    그랬는데 몇일전 친구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요즘 코비드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야 해서 주방에 자원봉사자 2명밖에 안된데.

    너랑 나랑 그냥 둘이 하자. 괜찮지?"

     

    이미 저의 능력과 체력과 성격을 아는 너무 오래된 친구라 핑게도 못 댑니다.

     

    "응 알았어."

     

    그렇게 둘이서 180인분의 저녁을 준비했습니다.

     

    준비를 교회안 주방에서 해야만 하고 이런 저런 주의할점이 많은 것을 이미 알고 있어서

    준비물을 몇일에 걸쳐서 사두었다가 다 옮기고 둘이서 작업에 들어갔었네요.

     

    칠리와 밥을 하고 과일에 샐러드 디저트로 브라우니.

    칠리를 다 했을때쯤 다른 두분의 자원봉사자가 오셔서 교대해 주셨네요.

     

    문제는 재료를 준비하는 것이 참 힘들었었는데요.

    저는 자가격리로 안나가고 있었으니 친구가 다 했는데요.

    이런 저런 매일 다른 마트를 다니며 콩통조림과 소고기간것 쌀 등을 사 모으느라 친구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대단하다 했습니다.

     

    아무튼...

     

    둘이서 했네요. ㅎㅎ

     

    엄마가 친구를 잘 사귀어야 한다고 하셨는데... 이래서 였나봅니다.

     

    늘 삶에서 묵묵히 이웃사랑을 실천하며 사는 친구들이 옆에 있어서 그들과 함께 있는 것이

    좋아서 함께 하다보면 괜히 좋은 일을 하게 됩니다.

    전 그렇게 착한 사람이 아닌데 말이지요...ㅠㅠ

     

    간만에 다운타운에 나갔는데 길은 한산했고 홈리스분들이 더 눈에 띄더군요.

    다른 민간단체들이 많이 잠시 문을 닫으셔서 저희 교회로 평소보다 더 많은 분들이 도시락을 받으러 온다고 하시더군요.

    새삼 길을 지나가며 보았던 기침을 심하게 하시던 홈리스분이 떠올랐었습니다.

     

    원래 교회안에서 테이블 설치하고 대접을 했었는데 도시락으로 이번 코비드로 바뀐 풍경인데요.

    그래도 도시락을 받으러 너무 많은 분들이 오시니 이분들 사회적 거리두기로 줄을 세우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말을 듣지 않는 분들이니요.

     

    그래도 누군가는 해야하는 일.

     

    묵묵히 맡은 바 일을 하시는 모든 분들께 경의를 표했네요.

     

    제 블로그를 읽는 분들 중에서도 많으실 텐데요.

    일선에서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라 이런 힘든 상황속에서도 묵묵히 하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를 전합니다.

     

    저녁 8시 배급인데 5시부터 와서 줄을 서시는 것은 여전하더군요.

    줄을 서서 기다리시는 그 분들을 보며 삭신은 쑤셨지만 뿌듯했습니다.

     

    그리고 밤에 토론토에서 온 아들을 공항에서 픽업해서 와서 저는 다시 자가격리 2주에 들어갑니다.

     

    자가격리 2주 끝나면 친구가 또 하자네요.

    그러자고 했습니다.

    그러며 친구에게 한마디 했습니다.

     

    "엄마가 친구를 잘 사귀어야 한다고 했는데... ㅠㅠ 이래서 였나봐... "

     

    빵터진 친구를 보며 한참을 같이 웃었습니다.

     

    이번 자가격리는 감사함으로 잘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집에 있으라고 하는데 있을 수 있는 집이 있음에 감사하고 매 끼니 먹을 것이 있음에 감사하고

    가지고 누리고 있는 모든것에 더 감사하며 잘 지낼것 같습니다.

     

    다들 화이팅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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