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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에서 가사분담에 대한 조언
    이런 저런 이야기 2019. 11. 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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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저런 이유로 지역커뮤니티 엄마들의 카페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데요.
    어느 엄마가 가사분담에 대한 조언을 부탁해 오셔서 적었던 글을 나눠봅니다.

    어느분이 가사분담에 대한 글에 조언을 구하셨기에

    댓글로 적다보니 길어져서 게시글로 남깁니다.


    ㅎㅎㅎ  분담표를 작성하는 것은 문제가 아니어요.  그걸 지키게 만들기가 끊임없는 작은 전쟁이죠.
    물론 남편이 님을 안 사랑하고 집안일에 관심이 없어서가 아니라 그렇게 자라나서 혹은 그렇게 살아와서 습관이 되어 있지 않아서 그런것 같습니다.
    습관만들기...  만들기는 정말 어렵고 깨기는 정말 쉬운게 이 습관이라는 거 같아요.  그게 특히 집안일이나 해야 할 일이 될 경우에는 말이지요.  좋은 습관은 들이기가 어렵고 나쁜 습관은 아주 금방 들지요.
    저도 아들을 키운 엄마 입장에서 제가 뭘 잘 못 하는 지 알면서도 잘 못한 일이 아들을 집안일 시키는 거 였는데요.


    그래도 시키면 하는 아들까지는 만들었는데 그냥은 아무리 뭐라고 해도 안하더라구요...ㅠㅠ

    근데 그렇게 자란 남편이면 결혼해서의 집안일도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특히 아이 낳기전에 아내가 다 알아서 했던 사람이나 아이를 낳고 나서도 아내가 별 말없이 혹은 가끔은 힘들다고 해도 혼자 잘 했던 사람이라면 더 그러구요.
    그리고 자기가 미뤄두었던 일이 아무 말 없이 시간이 지나면 해결이 되어 있던 일인 경우는 남자들은 더 쉽게 미뤄두기를 택하지요.


    물론 회사일 힘듭니다.  회사에서 쌓인 스트레스 집에 와서는 게임이나 다른 걸로 풀어야지요.
    그렇게 풀어야 또 다음날 일을 나가지요. 그런데 회사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집에서 풀어야 다음날 일을 하는 정도의 사람이었다면 혼자 살았어야지요.

    함께 사는 것을 택하면 안되는 거였지요.

    함께 사는 사람을 택한거지 엄마나 케어기버를 택한 것은 아니니까요.


    아이가 어려서 밤잠을 설쳐서 일 하기 힘든 사람이면 아이 낳기를 선택하면 안되는 거였지요.

    제 말은 많은 캐네디언 아빠들이 어린 아이때문에 밤잠을 설치고 회사에 나와 힘들어 하며 일합니다.

    그게 당연한거여요.  그러니 아빠가 일 한다고 너무 밤에 잘 재우려고 하지도 마세요.

    아빠도 밤잠 설쳐가며 아이를 돌봐야 아이와의 연대도 더 생기고 둘째에 대한 이야기도 더 신중하게 하게 될것입니다.

    그리고 부인이 얼마나 힘들게 아이 돌보고 있는지도 알구요.


    곁들이는 이야기로 저도 전남편 밤잠 한번 설치지 않게 혼자 아이 돌보며 키웠는데요.  제 동서는 남편이 판사인데도 도련님이 밤에 벌떡 벌떡 일어나서 아이를 돌보시더라구요.  동서는 깨지도 않고.

    명절에 가서 그 모습보고 참 같은 형제인데 어쩜 이리 다를까 생각하다가 보니 형제의 차이점이 아니라 동서와 저의 차이점이었어요. 동서는 애가 울든 말든 밤에 안 일어나는 사람이더라구요.  도련님이 일어나기 까지.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싱글 생활이 아닌 결혼생활을 선택한 사람이라면 힘든 회사일 뒤에도 집에 와서 당연히 집에서 자기가 할 일이 많다는 것쯤은 기본으로 알고 있어야지요. 더구나 아이가 있는

    결혼 생활이라면.


    이걸 남자에게 이해시키기에 좋은 방법은 그냥 혼자 살고 있다라고 생각하고 집에 와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생각해 보라고 하세요.  혼자 살고 있다고 생각하고 당신이 해야 할 일들을 하라고...

    혼자 살고 있을 때 보다 설겆이 거리가 많고 빨래는 일주일에 한번밖에 안 한다고 하면

    혼자 살고 있을 때보다 더 잘 먹고 혼자 있는 외로움을 덜어주는 누군가가 있는 비용이라고 생각하라고 하세요~^^  세상에 공짜는 없으니요.


    아내가 집에 있지 않냐고 하는 사람에게는 그래서 내가 왜 집에 있는 지에 대해 생각을 해 보라고 하세요.  아이를 키우기 위해 집에 있는데 그러다 보니 지금 아이 돌보고 청소하고 빨래하고에 회사에서 일하는 당신 이상으로 나도 힘들다고.  그리고 나도 좀 쉬는 시간이 필요한데 지금 상황이 전혀 나에게 쉬는 시간을 주지는 못하는데 당신만 쉬고 있으면 내 심정이 어떻겠냐고.


    사실 집에서 아이 키우는 전업맘의 경우는 왠지 이런 주장을 하기가 미안해서 쉽게 못하는데요.

    아님 뭐라 이야기 해야 하는 게 귀찮아서라도 혹은 이런 저런 마음에 내가 하고 말지 싶기도 한데요.

    이런 집안일의 가사 분담은 신혼일때 정해서 하지 않으면 나중에는 거의 불가능해집니다.


    습관을 들이는 것은 정말 힘든일이거든요.


    그리고 어떤 시어머니가 어떻게 아들을 키웠냐에 따라서도 그럴꺼구요.


    많은 남자들이 잔소리를 싫어하는데요.  반복되는 잔소리없이 집안일 도와주는 습관이 안 잡히는 남자도 있어요.  사실 이런건 시어머니가 해서 키워주셨어야 하는데.

    자기 엄마한테 가사분담으로 잔소리 안 들었던 남자들이 이런 잔소리 듣기 더 힘들어 하는데요.


    내가 함께 살아야 할 사람이라 나에게는 중요한 문제이니 내가 잔소리하며 습관 만들어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것!

    남자들은 단순해서 시키는거 한가지 밖에 못합니다.

    여자들처럼 이거하고 그뒤에 이거하고 이렇게 하면서 저렇게 해야 겠다고 생각 못해?

    이런 말 하지마세요.

    그렇게 생각 못합니다.


    그러니 남편에게 가사분담을 시키실때는 제일 시키고 싶은거 몇개만 딱 정해서.

    하루에 한두개만 습관처럼 꼭 하게 하시고 주말에 몇개 시키시고

    이렇게 간단하게 만들어 두세요.


    아마 처음 한두달 혹은 몇년을 습관이 되게 싸우셔야 할 수도 있어요.


    그리고 시켰는데 내 마음에 안 들게했다고 뭐라고 하지 마세요. 남편이 보는데서는 다시 하지도 마시구요.  그리고 답답하니 내가 하겠다며 하지도 마세요.

    그냥 남편이 하는데로 지켜보시는 것도 중요해요.

    다들 처음부터 살림 잘 산거 아니잖아요.  우리도 처음엔 못했어요.  계속 하다보니 잘 하게 된거지.

    남편에게도 그런 시간이 필요합니다.  아주 많이요~


    실제로 제 주위에는 부인의 설겆이하고 음식물 쓰레기 버려라는 소리가 싫어서 이혼하고 싶다는

    남자도 있었네요.  물론 그 부부 20년을 줄기차게 싸우더니 이제는 정말 가사분담 잘 해주는 남편이 되어 있더군요.  저는 그 부인의 정신승리라고 생각했었네요.

    물론 그 동안의 속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그 남편은 세상 둘도 없는 페미니스트 남편이 되어서 주변 부인들이 다 부러워하지요.


    한국에서 하는 것 보다 캐나다는 가사분담이 좀 더 쉬우실꺼라 생각하는데요.

    그래도 주변 캐네디언 남자들이 워낙 잘 도와줘서 주위와 비교하며 도와달라고 하기가 쉽지 않을까요?

    적어도 이곳 시어머니가 내 아들은 부엌은 못들어간다 라고 하지는 않으실꺼니요.


    쉽지 않겠지만 초반에 습관 못들이시면 더 힘들어집니다.

    화이팅!!!


    아, 도시락.

    도시락의 문제는 간단하게 해결하세요.

    그냥 빵에 쨈발라 샌드위치 만들어 주세요.

    아님 햄하나 넣어주시구요.

    아이가 어린데 완벽한 도시락 만들 생각하지 마시구요.

    도시락에 스트레스 받지 마시고 간단하게 만들어주세요.

    괜히 작은 일에 땀흘리지 마세요~ 

    남자들은 잘해줘도 그것에 익숙해지지만 못해줘도 또 그것에 익숙해지는 단순한 사람들입니다.

    지금은 아이가 어려서 너무 힘드니 간단하게 만들어주시구요.

    나중에 아이가 커서 여유가 생기실때 잘 만들어주세요~

    그걸로 스트레스 받아서 관계에 영향을 주지는 말자는 말입니다.

    뭣이 중헌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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