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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 오빠는 MBC PD 입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 2016. 11. 12.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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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렸을때 부터 정말 만나면 좋은 친구가 있었습니다.

    정말 많이 좋아했던 친구였는데요...    MBC 문화방송...


    내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고 존경하는 오빠가 MBC의 PD가 되어서 더 좋았었습니다.

    어렸을 적 부터 좋아하는 연예인도 많았던 저는  오빠 덕에 방송국도 마음대로 가보고 참 좋았습니다.


    음악방송의 조연출부터 시작한 오빠는 정말 바쁘게 일을 하면서도 참 즐겁게 보였고

    오빠덕에 음악방송 방청을 많이 다니며 저도 참 좋았었습니다.


    어릴적부터 쉽지않은 인생을 산 오빠를 옆에서 직접 보고 자라서 오빠가 행복한 일을 찾았다는 것이 오빠가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것이 더 좋아보였었습니다.


    그렇게 음악방송을 만들던 오빠가 원래 하고 싶었던 시트콤을 만들고 "뉴논스톱"이라는 시리즈를 만들어가며

    작가들과 대본회의해서 오빠가 카메오로도 많이 나오며 스위스나 다른 나라에서 상도 많이 받아가며 열심히

    재미있는 시트콤을 만들어주는 것을 열심히 즐기며 잘 봤었는데요...


    어느날 드라마국으로 옮기더니 또 드라마를 열심히 찍더군요...

    물론 망하는 드라마를 찍기도 하면서...


    그런 오빠의 MBC 방송국생활을 보면서 문화방송을 더 좋아했었는데요..

    무엇보다 그곳의 회사 분위기를 참 많이 좋아했었습니다.


    공대를 나오고 외국인회사에서 세일즈를 하다 동시통역대학원을 나온 이색적인 경력을 가진 오빠를 피디로 뽑아줬다는것에 굉장히 열린 회사구나 싶어서 좋았었고.

    예능으로 들어가서 드라마국으로 부서도 옮겨가며 가끔 망할때도 있지만 또 "내조의 여왕" 처럼 히트작을 만들기도 하는

    오빠를 잘 기다려주고 밀어주는 열심히 자기가 가진 열정을 쏟아부어내고 싶게 만드는 회사구나 싶어서 좋았습니다.


    한두번 망한 드라마를 만들었다고 기회를 뺏어버리는 것이 아닌 그 다음에 나올 히트작을 만들 수 있게 기다려주고 

    기회를 주는 회사라는 것이,  무엇보다 같은 회사에 있는 동료들이 함께 서로를 토닥거리며 니가 망했으면 내가 잘 할께 내가 망할때 니가 잘해라.. 하면서 가는 회사라서 참 좋았습니다.


    그렇게 신나게 대본을 읽으며 배우들을 만나며 드라마를 만들던 오빠가 어느날 노조부위원장이 되었다고 했을때...

    "오빠가 회사에서 받은것이 너무 많아서 그것을 돌려 주어야 하는 때가 된것 같아서... "

    라는 말로 노조부위원장이 되었다고 했을때 그것이 말하는 무게감을 그때는 잘 이해하지 못했었습니다.


    2012년 길었던 총파업을 이끌면서 그 이후로 이어진 징계와 고소고발의 법정싸움 그리고 무죄...

    법정에서 회사가 고소한 모든 재판에서 무죄를 받고도 계속되는 회사측의 징계...

    "뉴논스톱" 과 "내조의 여왕"을 만든 피디였던 오빠는 어느날은 샌드위치를 만드는 수업을 듣고 있고

    어느날은 전혀 상관없는 부서에 가서 평소 오빠의 열정이었던 일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일을 하고 있더군요..

    그때 알았습니다.. 오빠가 말했던 회사는 회사로서의 MBC 가 아닌 그 사람들이었다는 것을.

    오빠가 너무 사랑하며 열심히 일했던 회사의 문화를 오빠의 후배들에게도 이어주고 싶었었다는 것을...

    무엇보다 국민을 위한 공정방송을 언론의 자유를 지켜내고 싶었다는 것을...


    그냥 드라마나 잘 만들면 되지 드라마 피디가 뭐하러 그런 일에 나서냐.. 하는 말은 나오지도 않았습니다.

    그 일이 보도국 사람들의 힘만으로 이루어지는 일도 아니고 그들만의 외로운 싸움으로 두어서도

    안되는 일이었다는 것을...

    비록 지금은 원하는 일을 못하게 된 오빠가 안타깝지만 계속 버티고 있는 오빠가 자랑스러운 이유입니다.


    그리고 오빠의 회사는 그냥 그 안에서 일하는 회사원들만의 회사가 아닌 전 국민을 위한 회사였음을..

    오빠가 지켜내지 못한 MBC 가 종편의 뉴스에도 밀리며 국민들의 욕을 들어먹는 뉴스를 만들어 내는 것을

    보면서 그 뉴스를 들으며 욕을 하는 사람들을 통해.. 그리고 그런 뉴스가 뭐가 잘 못 되었는지도 모르고

    그냥 듣고 믿는 사람들을 보며 알 수 있었습니다.


    오빠가 재판을 받으러 법정을 갔을때 "김민식 피디! 이런식으로 조합원들을 선동하며 불법파업을 이끌었지요"

    라며 검사가 증거로 내건 사진이 오빠의 사진이 아니었을때...

    아..  지금 대한민국 검사는 자기가 기소하는 범인의 얼굴도 모르며 재판을 진행하는 현실이구나...

    범인의 죄를 묻자는 것이 아닌 그냥 그들의 소리를 그들의 바른 주장을 밟아버리려는 권력의 앞잡이구나.

    재판은 그냥 협박용이구나 라는 것을 잘 알 수 있었는데요...


    MBC 조합원들이  공정 언론과 언론의 자유를 위해 힘든 싸움을 하고 있을때 제일 듣기 힘들었던 말이

    "자기들 밥그릇 지키려고 파업까지 하냐?"   라는 오해의 이야기들이었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그냥 가만히 있었으면 그들의 밥그릇쯤은 충분히 잘 지킬 능력있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옆에서 지켜본 사람으로 너무 잘 알기 때문인데요...


    그들의 일자리를 위해서가 아닌 다른 사람들의 일자리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그들의 일자리를 내 걸고 치열한 싸움을 했던..

    하지만 성공하지 못했던...


    그들이 다시 싸움을 시작합니다...

    http://m.pd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59663


    이번에도 그들을 위해서가 아닌 바른 언론에 목마른 국민들을 위해서요.

    지난번 실패로 MBC뉴스가 어떻게 망가졌는지를  지켜본 국민들이

    이번의 싸움은 좀 이해를 하시고 힘을 보태주시고 지지해주시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입니다.


    "질기고, 독하고, 당당하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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