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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혼이 나쁜 것만은 아니구나...
    이혼이야기 2016. 6. 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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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에 끄적여 놓았던 일기장에서 가져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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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사 댄스를 배우기 시작했다...   여러 다른 라틴댄스와 함께..

     

    워낙 춤을 좋아했던 내가 늘 하고 싶었던 것을 할 용기를 낸것은 이혼을 하고...

     

    그러고도 반년이 훌쩍 넘은 뒤에....

     

    겉으로 보기에는 굉장히 외향적이고 강한면도 있지만 속으로 굉장히 보수적이고 내성적인 성격도 가지고 있는 터라...  영화나 뮤직비디오에 나오는 라틴댄스를 잘 하고 싶은 마음은 강했지만 남편이 아닌 다른 남자의 손을 잡는 다는 것에 굉장한 거부감을 느껴서...

     

    그래서 내가 선택했던 것이 줌바....

    줌바를 하면서 더욱 라틴댄스에 욕심이 생겼었는데...

     

    이혼을 했다.....

     

    어느날...  뜬금없이...  자연재해처럼 찾아온 이혼은 내 인생을 저 밑바닥부터 송두리째 뒤 흔들었는데...

    흔들림 속에서 부던히도 내 인생을 지켜내려고 애를 쓰던 중에...

     

    그래..  이 흔들림을 없앨 수 없다면..  이 흔들림이 오기 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면...

    이 흔들림을 리듬을 타고 즐겨주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용기를 내서 찾아간 살사댄스 스쿨....

     

    처음엔 여전히 모르는 남자의 손을 잡아야 하는 것이 부담스러워서 입구에서 한참을 망설이다 돌아섰었는데..

    2016년 새해를 맞아 그냥 용기를 내었다.

     

    다들 살사댄스 배우기가 신년 결심중 하나였는지... 20대 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다들 조금은 어색한 그리고 또 조금은 설레는 그러면서도 결심에 찬 얼굴들을 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내 긴장이 풀린것은 의외였다...   나만 그런건 아니구나... 하는 동질감이 들어서였을까...

     

    동네의 문화센타에서 환한 밖이 환하게 보이는 강당....

     

    옛날에 흔히 상상하던 퀘퀘한 냄새와 함께 끈적함이 느껴지는 어느 지하의 댄스교습소...   뭐 그런곳이 아니어서 더 용기를 낼 수 있었던듯...  용기를 내기 쉬웠던듯...

    파트너없이 살사를 배우러 간다는 말에 우려를 보이던 친구를 이해하지 못했었는데...

    그러면서 조금은 걱정도 하며 갔었는데...

     

    막상 파트너없이 온 사람들도 많고..  파트너가 없어도 어차피 파트너 체인지를 계속하면서 연습을 하게 하는 시스템이라 자기 파트너랑만 추는 것도 아니어서...  괜챦았다.

     

    두번의  살사댄스 레슨후 용기를 내어 참가했던 라틴댄스 파티...

     

    연습에 도움이 많이 될꺼라고 선생님이 초대를 해 주셔서 갔는데...

    장소가 같은 문화센타여서 더 부담없이 참가했던 라틴댄스 파티...

     

    태어나서 그런 장소에 직접 있어보는 것은 처음이어서...  굉장히 어색하고 설레였는데...

    이런 저런분의 댄스 신청을 받으며 계속 저는 초보여요.. 라고 이야기하며 그분들의 리드에 따라 추면서...

    레슨보다 정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고..  무엇보다 아직은 스텝을 많이 알지 못해서 아쉽지만 그래도 음악에 몸을 맡기며 즐기고 있는 나를 보면서...  춤에 대한 열정이 다시 불타오르는 것을 느끼며...

    연세가 족히 60세 중반을 넘긴듯 보이는 어느 커플의 열정적인 춤사위도 구경을 하며...

    너무도 곱게 늙으신 중년부인의 우아한 댄스도 감상하며..  마냥 부러워하며 나도 열심히 해야지 하는 의욕을 불태우며...

     

    새삼...  그래..   이혼이 나쁜것만은 아니구나...   생각했다.

     

    내가 아는 나라는 여자는 남편이 있는데 다른 남자들의 손을 번갈아 잡아가며 춰야 하는 라틴댄스를 부러워만 하고 절대로 배우거나 추러가지는 못했을 여자라는 것을 잘 아니까...

     

    이제 싱글이니까...   용기를 내어서 내가 해 보고 싶은 것을 해 보겠다고 실행에 옮길 수 있는 거라는 것을 아니까...

     

    내 인생을 송두리째 흔든 이 이혼이라는 흔들림을 참거나 흔들림없이 꿋꿋이 서서 이겨내 보겠다가 아닌

    흔들리면 흔들리는 대로 그 리듬을 즐겨보겠다라는 자세로 라틴댄스 만한것도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벌어진 일이라면,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일이라면, 돌이킬 수 없는 일이라면...

     

    최대한 그 최악의 상황에서도 장점을 찾아서 즐기려고 노력해야 하는거 아닐까...

     

    인생은... 삶은 ....  살아야하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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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배우는 살사로 쿠바여행을 정말 멋있게 즐겼네요...

     

    godsetmefree.tistory.com/entry/40대-아줌마-혼자떠난-쿠바배낭여행-열흘째-앙꼰비치와-살사

     

    (40대 아줌마 혼자떠난 쿠바배낭여행) 아홉째날... 앙꼰비치와 살사~~

    가브리엘라와 맨디와 오전에 트리니다드 산책을 하고 올드카 택시를 타고 앙꼰비치를 갔습니다. 가브리엘라와 맨디가 이렇게 한장씩 찍길래 저도....ㅎㅎ 한국애들과 어울릴때는 제가 아줌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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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을 송두리째 흔드는 흔들림과 마주하셨나요?  그럼 그 흐름에 몸을 맡기고 즐겨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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