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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혼이 뭐 잘 한일이라고..
    이혼이야기 2016. 12. 9.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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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혼을 한지 일년이 조금 넘었습니다.

     

    한동안은 그 아픔에 몸서리를 치며 더 열심히 사는 것으로 아픔을 이겨보려 애를 썼고..

    40을 훌쩍 넘긴 나이에 혼자 배낭여행이라는 것도 다니며 이혼이 준 상처를 아물게 하려고 애쓰고 다녔는데요...

    (혼자 배냥여행을 하며 얻게 되는 좋은 점은 세상엔 정말 여러사람들이 많고 이혼을 했던 비혼을 했던 결혼을 했던 자신의

    선텍에 따라 열심히 사는 것 만으로 충분한 세상이라는 것과 이혼을 했다는 것이 터부가 되거나 특별한 것이 되는 것이 아닌

    그런 사회를 만나게 되고 세상을 만나게 되고.. 무엇보다 혼자 배낭여행을 하며 그래 앞으로도 혼자 잘 살아갈 수 있겠네.. 라는

    자신감도 얻게되는... 혹은 집에서는 숨겨왔던 감정 저 밑바닥도 만나며 그 상처를 보다듬어주는 시간도 가지고...)

     

    캐나다에서 생활을 하다보니 이곳 친구들은 이혼했다는 것을 너무도 쉽게 이야기를 하고..

    무엇보다 편하게 자신들의 아픔을 드러내주며 저의 아픔을 위로해 주는 것이 굉장히 큰 위로가 된다는 것을 경험하면서..

    이혼 그거 아무것도 아니야.. 누구나에게 올 수 있는 그냥 교통사고나 마찬가지야...

    괜챦아.. 너는 더 멋지게 살아갈 수 있을꺼고 너를 더 사랑할 수 있을꺼야...

    나도 살아보니 그 상처, 시간이 다 아물게 해 주더라.. 그리고 이렇게 잘 살고 있잖아.. 그러니 너도 곧 그렇게 될꺼야...

    이렇게 위로를 받으면서...

     

    어린 아이가 넘어져서 울때 그 아이에게 가서 '어이구.. 넘어져서 어떻게 하니.. 그러게 좀 조심해서 걷지 그랬니..

    평소에 너 뛰어다니는거 보니 넘어질만해...   '라고 이야기를 하면 아이는 계속 크게 울지요.

    하지만 넘어져서 울고 있는 아이에게 ' 그럴 수 도 있어.. 괜챦아.. 나도 예전에 넘어져서 상처가 있는데 곧 아물었었어.. 그거

    남들도 다 한번씩은 넘어져..  아무것도 아니야.. '  라고 다독거리면 금방 아픔이 없어진것처럼 아이가 울기를 멈추는 것 처럼...

     

    그렇게 제가 받은 위로로 저도 다른 힘들어 하는 이들을 위로해 주고 싶었었습니다.

     

    저처럼 이혼을 경험하면서 마주한 그 엄청난 상처를 이제 갓 마주하고 어찌해야 할 지 몰라할 많은 저에게 위로를 해 주고 싶고

    힘을 내라고 괜찮아 질꺼라고.. 너는 잘 헤쳐나갈 수 있다고 기운을 복돋우어 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활발히 활동을 하는 카페와 블로그에도 이혼을 했다고 글을 쓰고...

    싱글맘 모임을 시작한다고 알렸습니다.

    같은 아픔과 경험을 나누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서로 위로도 하고 아픔은 나눠가지고 삶의 희망을 함께 꿈꿔보자고...

     

    큰 죄를 고백한 것도 아닌데 이혼을 했다고 글을 쓰고 이렇게 욕을 들어먹을 줄은 몰랐었습니다.

     

    "이혼이 뭐 잘 한 일이라고 드러내놓고 떠드냐..."  부터

    " 저러니 이혼을 당했겠지..  남자가 오죽하면 바람을 폈겠어? "  까지 참 가지가지 이야기를 다 들었습니다.

     

    물론 앞에서는 "정말 대단하셔요.. 어떻게 그런 이야기를 드러내놓고 할 정도로 용감하세요"

    "그 용기가 너무 부러우세요... "  라고 하는 분들도 계셨지만..

     

    무엇보다 이혼이라는 것이 개인에게 있어서 얼마나 상처일지를 상상도 못하는 사람들의 무지에서 나오는 질문이나

    멘트들에서 두번 세번 상처를 받아야 했습니다.

     

    ' 이혼을 했으면 조용히 살것이지 뭐 잘 한일이라고 저렇게 드러내놓고 싱글맘 모임을 한다고 하나..

    지가 뭐 그리 잘 났다고..   남편이 이혼하길 잘 했네...' 심지어 이런 이야기까지 들으며...

     

    그러게 그냥 이혼 안한척 여기에 기러기엄마들도 많이 사는데 그냥 기러기엄마인척 살면되지 뭐하러 굳이 그걸 밝혀서

    모난돌이 정 맞는다고 정을 맞고 있어...  라는 이야기도 들으며...

     

    하지만

     

    제가 만나고 있는 그리고 제 주위에 있는 대부분의 이혼하신 분들이나 이혼이 진행되고 있는 분들은 거의 남편분의 

    불륜으로 아파하고 그 상처에 어찌할 바를 모르는 분들인데요.

    그런 분들도 다들 자신들이 겪고 있는 일은 숨기고 살고 계시지요.

     

    그렇게 혼자 아파하고 움츠려들다 보면 세상에 이런 상처와 아픔은 나만 겪는거 같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도 막막하고..

    너무 힘들게 혼자 아파하고 계신분들을 위해서...

     

    먼저 많은 위로를 받은 사람으로 그 위로를 나누고 싶었습니다.

     

     저한테 연락을 하시는 분들께 제가 제일 많이 듣는 이야기중 하나가, 

     

    " 누구에게라도 말이라도 하고 싶은데 아는 사람일수록 심지어 가족에게도, 그 동안 너무 힘들었을 때 한두마디 밖에 안 했는데 그들 반응을 보아와서... 차라리 이렇게 일이 결정되고 나니 입이 더 안 떨어지네요...


    그래도 감사합니다...! 진심이에요. 정말 누구하고라도 얘기를 하고 싶었거든요... 

    그래도 이렇게 마음이라도 열고 얘기할 수 있어서 얼마나 감사한지 정말 모르실 거에요. 이거 쓰는데 눈물이 앞을 가리네요ㅠㅠ

    그리고 카페에 쓰신 글을 보고 저 같은 사람들이 (아직 나 자신에 대해서 글을 쓸 수 있는 용기조차 없는 사람들...)이 정말 힘을 얻고 있다는 얘기 꼭 드리고 싶었어요. 제 아픔이 어떤 방식으로든 탄로날까봐, 그래서 공격을 받고 쓰러져 못 일어날까봐.... 덧글에 심지어 글 잘보았습니다, 힘이 되었습니다, 라는 말조차 못 쓰고 있지만... 그래도 어제 쓰신 글들을 읽는데 세상에 나 혼자 던져진 거 같은 아픔이 사그라 들었고 그게 제게 너무나 크게 다가왔습니다. 정말로 감사합니다."

     

    이런 쪽지를 받을 때면  이런 저런 공격과 욕을 먹게 되더라도 억울한 말을 듣더라도 내가 해야 하는 일이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했고 믿었던 사람한테 받은 상처만으로도 하루하루 버티기가 힘든 사람들이 자신의 아픔이 어떤 방식으로든 탄로날까봐 그래서 공격을 받고 쓰러져 못 일어날까봐 걱정해야 하는 현실..

    약자라는 것이 알려지면 보호를 받는 것이 아니라 더 짓밟힐까봐 걱정해야 하는 현실...

     

    그 현실에서 그 사람들에게 잠시나마 위로를 줄 수 있다면 나 하나 욕 먹는 거 쯤이야 아무것도 아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제 마음에 방패는 주님이시니...  주님뒤에 숨어서...^^

     

    한국에 친한 친구 두명이 고아들의 고등학교 이후의 자립을 돕는 비영리단체를 시작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요즘 한국의 고아원은 고아들이 들어오기보다는 이혼한 가정의 자녀들이 대부분인데요...

    부모에게서 버림 받은 그 아이들을 위해 힘을 쓰는 친구들을 보며.. 저는 그 아이들이 엄마한테서 만이라도 버림을 받지 않도록

    싱글맘들에게 위로와 도움을 주는 단체가 더 필요하지 않겠니 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아무리 고아원시설이 잘 되어 있다고 해도 사회에서 도와준다고 해도 엄마가 줄 수 있는 사랑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남편으로 부터 경제적 도움을 받지 못해서 아이를 키우는 것을 포기하게 되는 싱글맘들을 사회적으로 제도적으로 따뜻하게 품고 도와주면 고아원에 갈 아이들이 줄 지 않을까요?

     

    그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앞으로도 계속 열심히 이야기할것 같습니다.

     

    저 이혼했어요...  우리 함께 아픔을 보다듬으며 험한 세상 이겨내 봐요...

    무엇보다 우린 아이를 지켜내야할 엄마잖아요...    이제는 아빠의 몫까지 두배를 해 내야할 강한 엄마...

     

    싱글맘! 당신의 삶을 응원합니다.

    즐기세요~

     

     

     

    p.s.  많은 분들을 만나고 메일로 상담하면서 늘 감사하게 되는 것이 저의 가족들의 지지와 도움입니다.

           가족들에게 제대로 알리지도 못하거나 도움은 커녕 되려 가족들에게서 더 많은 상처를 받는 분들을 보게되면서

           무한한 사랑과 지지를 보내주는 제 가족들에게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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