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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제 그만해... 누구를 위해 하는 이야기 인가요?
    이런 저런 이야기 2020. 3. 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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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 18년 생활을 정리하고 이혼을 한지 벌써 5년이 되어갑니다.

    감사하게도 그 동안 아이는 잘 자라서 대학을 들어가 집을 떠나 독립을 하였고 열심히 공부를 하며 잘 살고 있고,

    저도 좋은 사람 만나서 행복하게 잘 살고 있습니다.

    캐나다에 살고 있다보니 한국과는 다른 문화에 캐네디언 교회를 다니며 그 교회에서 그리고 캐네디언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이혼의 아픔에 대한 힐링을 받으며 캐나다에 살고 있는 한국사람들의 생각없이 내 뱉는 말에 상처를

    받으며 두 문화의 차이를 체험을 하며 살다보니 내가 받은 특권이 감사하고 나누고 싶어서 글을 씁니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이해시키기 위해서 혹은 나의 힐링을 위해 혹은 글쓰기 연습으로 과거의 이야기를 쓰고는

    하는데요.

    가끔

    "이제 좋은 남자친구도 만나서 잘 살고 있는 거 같으신데 아직도 과거 생각을 하시나요?  이제 그만하시지요?

    지금 님의 현재 생활에 또는 남자친구와의 관계에 도움도 안 될것 같은데요.  이제 이런 글 그만 쓰세요."

    라는 댓글을 받기도 합니다.

     

    이런 댓글을 받으며 먼저 든 생각은 세월호 유가족들이었습니다.

    그들이 얼마나 많이 이 이야기를 들었으며 듣고 있는지... 

    이런 이야기를 들을때 그들의 심정이 어떨지 아주 조금 이해가 가는 순간이었습니다.

     

    사람이 자신의 상처 치유를 위해 노력을 하며 살고 있다면.  적어도 그 노력이 그 사람의 건강을 헤치는 것은 아니라면

    이제 그만해 라는 말은 하지마세요.

    그게 듣기 싫거나 보기 싫으시면 그냥 지나가세요.  

    여러분께는 그냥 무시하거나 지나칠 수 있는 선택이 있지만 그 아픔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는

    그게 유일한 상처 치유를 위한 노력의 길일 수도 있으니요.

     

    얼마전에 또 한분의 세월호 유가족분이 자살을 하셨다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평소에도 회의에 나와서도 별 말씀없이 조용히 앉아만 있다가 가셨던 분이라지요.

     

    죽을 것 같은 상처를 드러내지 않고 살다가 흔히 할 수 있는 안타까운 선택입니다.

    아마 그 분도 이야기를 하려고 해 보셨을 수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사람들의 "이제 그만해.... "  라는 말에 절망하며 용기가 꺾이기도 하셨을 듯요.

     

    이제 잊을때도 되지 않았어?   잊고 그냥 잘 살아.....

     

    그러고 있습니다.

    그럴 것이구요.

    하지만 이런 저런 이유들로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이 들면 또 쓸것입니다.

    그러니 불편하면 그냥 지나가세요.

    "이제 그만해..."  라는 이야기는 마시구요.

    그리고 저보다 더 많이 죽을 듯이 아프실 그분들에게도 이런 이야기는 하지 말아주시구요.

    그냥 지나가주세요....

    이별로 사별로 아파하는 사람에게 그 사람을 더 아프게 하는 말이

    "이제 그만해..."

    "이제 잊을 때도 되지 않았니? "

    라는 말이라는 것을 경험으로 배워가는 요즘입니다.

    나는 위로의 말이라고 도움을 주는 말이라고 했던 말들이 상처만 주는 말이었다는것을 이제야 배워가는 중입니다.

    이래서 배움에는 끝이 없다고 하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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