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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연히 챙겨드린 생일
    이런 저런 이야기 2020. 7. 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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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에 습관처럼 얼굴책을 폈는데 친구중 한명의 생일이라고 알려줍니다.

    1936년 생이신 데릭 할아버지.

     

    저와 십여년지기 친구였던 데릭 할아버지의 부인이셨던 셔릴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부터 할아버지를 찾아뵙고 있는데요.

    데릭 할아버지와 셔릴 할머니가 영국에서 이민오셔서 처음 친구가 되었던 사람이 저라서 더 특별하게 생각하고는

    했었는데요.

     

    할머니가 위암으로 갑자기 돌아가시고 할아버지는 혼자가 되셨습니다.

     

    원래 아들과 손주 며느리가 있는 밴쿠버라 이민을 오셨던 건데 아들네가 뉴욕으로 이사를 가게되었었거든요.

     

    사람일은 참 한치도 모르는 것인거 같습니다.

     

    할머니를 16살에 만나서 결혼을 하시고 60여년을 함께 결혼생활을 하시고 할머니가 갑자기 돌아가셨을때

    데릭할아버지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요.

     

    워낙 할머니하고만 시간을 보내시던 분이라 친구도 많지 않으셔서 말이지요.

     

    코로나 바이러스로 간간히 찾아뵙던 것도 못하고 전화 안부만 드리고 있었는데요.

     

    마침 페북이 할아버지 생일이라고 알려주어서 연락을 드리고 급 만남을 약속했습니다.

     

    생일을 챙겨줄 사람이 아무도 없었던 할아버지께 제가 가서 생일 축하해드리는 것은 마땅히 해야할 일이었지요.

     

    계획에 없는 약속을 잡는 저를 보며 늘 괜찮다고 함께 해 주는 남자친구가 참 고마웠습니다.

     

    그렇게 남자친구와 할아버지의 첫번째 만남도 자연스레 약속이 되었네요.

     

    생일이시니 케익을 먹기로 하고 다운타운에서 옛날식 케익으로 유명한 집으로 갔습니다.

     

    야외에 테라스 자리가 넓어서 우리만 앉아서 사회적 거리지키기를 하며 케익과 차를 즐기기에 딱이었습니다.

     

     

     

    요즘 케잌과 다르게 너무 단 케잌.  하지만 차와는 참 맛있었는데요.

     

     

     

    할아버지와 남자친구는 차를 시키고 저는 와인을 시켜서 추천해주는 와인과 케잌을 먹어보았는데 참 잘 어울렸습니다.

    드라이한 화이트와인과 달달한 케잌의 그렇게 잘 어울릴 줄은 몰랐었는데요.

    역시 추천해주는 대로 먹는게 참 좋은 것 같습니다.

     

     

     

    찻잔도 완전 레트로죠?

    흰색 컵받침에 까만색 컵이 참 옛스러웠는데요.

    흰컵의 무늬가 까만 컵에 투영이 되어서 또 색다른 멋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너무 달아서 한조각으로 나눠먹으니 딱 좋았었네요.  조각도 많이 커요.

     

    제가 연락드리지 않았다면 할아버지의 생일은 축하해주는 사람없이 그냥 쓸쓸히 넘어가셨을 텐데요.

    저도 기억하지 못했던 할아버지의 생일을 얼굴책이 알려줘서 새삼 고마웠네요.

     

    84세의 할아버지 생신을 축하드리며 또 다른 할아버지 생각을 했었는데요.

     

    친정아빠의 팔순이 이번달입니다.

    하지만 코로나 바이러스로 저는 한국을 들어가지 못하고 아버지 팔순은 하지 않기로 했는데요.

    아빠의 팔순은 축하를 못해드리고 다른 할아버지의 생일을 챙기며 아빠에게는 오빠가 옆에 있어서 다행이다는

    생각을 많이 했네요.

     

    부모님 옆에서 효도를 하지 못해 늘 죄송하기만 한 딸이네요.

     

    주위에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챙겨드리며 저를 대신해서 누군가가 우리 부모님을 챙겨주기를 하고 기도합니다.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며 살아야하는게 삶이려니 하면서요.

     

    행복한 하루 되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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