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감동적이었던 아들의 졸업식
    캐나다 (Canada)/광역벤쿠버 즐기기 (Vancouver) 2019. 7. 2. 06:00
    728x90
    드디어!!!
     
    아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하였습니다.
     
    제가 사는 북미는 고등학교 졸업에 큰 의미를 두는데요.
     
    이제 어른이 되기도 하고 집에서 독립을 하는 나이이기도 하고 모두가 대학을 가는 것은 아니니 누군가에게는 마지막
     

    졸업식이 될 수도 있기에 졸업식을 아주 거대하게 치릅니다.

    아들의 고등학교는 인근 대학교를 빌려서 졸업식을 행사를 하는데요.  다른 고등학교들도 그렇게 하는 곳들이 있어서

    이곳에서는 일요일에 졸업식을 하기도 합니다.

    졸업식을 생각하면 제일 먼저 연상이 되는 모자 던지기.

    넵. 이들도 하였습니다.

    지난 12년 간의 학교생활의 마지막을 찍는 순간.

    아이들은 저 모자를 날리며 얼마나 이 순간을 기다려 왔었을까요?

    졸업식에 빠지면 섭섭할 꽃다발. 

    고등학교 졸업식은 처음 가 본거라 저렇게 아이들이 나오는 데부터 이미 감동을 했습니다.

    어찌나 멋지던지요.

    그 계단을 내려와서 이렇게 홀을 한바퀴 돌아서 중간으로 입장하는 아이들입니다.

    정말 자랑스러운 순간입니다.

    아이들은 이렇게 자리에 앉아서 식을 보고 한 명씩 앞으로 나가서 졸업장을 받고 무대를 가로질러 교장과 악수하고 사진을

    찍고 단상을 내려오게 되는데요.

    한명씩 이름이 불리고 그 아이들이 모두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적은 종이를 전달받은 선생님이 거기에 적힌 짧은 글을 

    읽어주십니다.

    자신의 좌우명을 이야기하는 아이들도 있고 친구나 가족들 선생님들께 전하는 말을 담은 아이들도 있고 다양한 아이들만큼

    아이들이 하는 이야기도 다양했었는데요.

    드디어 제 아들의 차례.  동영상을 찍으며 준비를 하던 저는 아들이 적은 글을 들으며 너무 큰 감동을 받았었습니다.

    "학교 생활을 즐겁게 해 준 친구들에게 고맙고 무엇보다 지난 4년간 혼자 저를 키워주신 어머니께 특별히 감사드립니다."

    너무 감동해서 저장 버튼을 누르는 것을 잊어버려서 그 동영상이 날아간 것이 너무 안타까웠었는데요.

    저렇게 공식적인 석상에서 자신이 싱글맘의 아들임을 당당히 밝히는 아들을 보며 그리고 제게 고맙다고 이야기하는 아들을

    보며 이제 부모 이혼의 아픈 과거에서 벗어나 스스로 당당해진 아들을 보는 것이 너무 고맙고 감동이었습니다.

    물론 제 페이스북에 학교 엄마들이 와서 제 아들이 엄마한테 감사하다고 한게 너무 감동이었다고 댓글을 남기며 저보다

    더 감동하는 모습에 조금 어깨가 으쓱하기도 했습니다. 

    어떤 아이들은 모자를 이렇게 장식하기도 하는데요.

    졸업식전날 친구네에 모여서 각자 원하는 대로 모자를 장식하는 것도 하나의 큰 추억입니다.

    이제 각각 가는 길이 달라서 흩어질 아이들.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지 모두의 삶의 앞날에 주님의 은총이 항상 함께 하기를...

    몇 년 전 나파밸리에 가서 사 왔던 특별한 날을 위해 아껴두었던 와인을 열었습니다.

    아들과 함께 와인잔을 기울이며 많은 이야기를 하는 좋은 시간을 가지는 걸로 졸업식날을 마무리했는데요.

    이제 아픈 과거에 발목 잡히지 않고 열심히 앞으로 나아가 보겠다는 아들의 말에 그냥 너무 고마웠습니다.

    부모의 이혼으로 자살을 생각했었을 정도로 힘들어했던 아들이 그 어두운 터널을 잘 지나와 준 것에 참 고마웠습니다.

    그 힘든 시간들 매 순간마다 주님이 함께 하시고 잡아주시고 좋은 사람들을 붙여주시고 이끌어 주셨음에도 감사했습니다.

    이제는 자신의 인생을 자신의 의지대로 주도대로 멋지게 만들어 가는 아들이길 축복해 주었습니다.

    아들이 내린 모든 결정에 찬성하지도 지지하지도 않지만 적어도 그 결정의 책임을 아들이 지고 가는 삶이기에 엄마로서 

    제가 할 일은 그냥 옆에서 있어주는 것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힘든 세상 살다가 잠깐 돌아보며 언제든 와서 쉴 수 있는 그런 곳이 되어주는 집이 되어 주어야 하는 것이 이제 제가 해야 할

    일이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힘들 때 잠깐 왔다가 재충전하고 다시 힘내서 거친 세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그런 안식처 같은 집.

    제 인생에 제일 중요한 날들 중 하루일 아들의 고등학교 졸업식날.  감동으로 그 시간이 또 지나갔네요.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