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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이 오는 증거! 곰이 나왔어요~~
    캐나다 (Canada)/광역벤쿠버 즐기기 (Vancouver) 2019. 4. 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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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가 오다가 날이 좋다가 이렇게 계속 되풀이 하다가 그냥 날이 좋은 여름이 오는 건가 봅니다.

    변덕쟁이 날씨를 보다가 그래 사람의 마음도 그렇지...

    누군가 그랬지요.

    수만번 흔들리지 않고는 어른이 될 수 없다고,

    이곳 날씨도 그런가 봅니다.

    비와 맑음을 계속 반복하다가 차츰 비가 오는 날이 짧아지다가 좋은 날씨가 길어지는...

    마음의 흔들림도 그러하겠지요.

    그렇게 진자운동을 계속하다가 서서히 줄어들다가 평온의 상태가 어느날 찾아오겠지요.

    그러다 또 그 평온이 깨어지는 상황이나 시기가 오면 또 흔들리다가 어느날 평온해 지겠지요.

    흔들리면 흔들리는 대로 평온하면 평온한 대로 감사하며 즐겨야 하는 삶인거 같습니다.

    비가 계속 오다가 해가 쨍하고 나는 날은 무조건 산책입니다.

    그래서 오늘도 나갔는데요. 오늘은 록키포인트 파크쪽으로 걸었습니다.

    저희 동네 트레일중 아마 제일 이쁜 트레일이 아닐까 싶은데요.

    포트무디 레크레이션 센타 테니스코트쪽에 차를 세우고 걷기를 시작했습니다.

    하루에 두번 아직도 기차가 지나다니는 기찻길

    왠지 기찻길만 보면 좋아요.  기찻길 옆으로 나무에 연두색의 어린잎들이 봄을 재촉하는 거 보이시나요?

    봄의 산책은 겨우내 갈색의 앙상한 가지를 드러내고 있던 나무들에 연두하니 여린잎들이 새로 돋아나는 것을 보는

    싱그러움의 설레임이 있습니다.

    가을에 모든 나뭇잎을 잃어버리는 이별의 아픔을 맞이하고 오롯이 앙상한 가지를 드러내는 강제 발가벗기움을 겪어내는

    나무들이지만 봄이 되면 새로 싱그러움의 젊음의 옷을 입는 것이 문득 부럽기도 합니다.

    매번 봄이면 싱그러운 젊음을 다시 얻는 거잖아요.

    뭐든지 좋은 걸 얻으려면 인고의 세월은 잘 견뎌야 하는 건가 봅니다.  세상에 공짜는 없어요. 

    제일 좋은 트레일.  이렇게 이름을 언제 붙였는지.. 간만에 찾은 이 트레일에 이런 푯말이 떡하니 붙어있네요.

    좋은 트레일인건 맞지만 이렇게 거창한 이름을 붙일 정도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겸손을 미덕으로 배운 저에게는 살짝 낯부끄럽네요.ㅎㅎ

    세월의 깊이를 말해주는 나무 덩굴들이 만들어주는 이런 산책길. 정말 좋기는 합니다.

    아들이 1살때부터 이 산책길은 참 많이도 왔었는데요.

    아장아장 제 손잡고 산책하던 아들은 이제 제키를 훌쩍 넘긴 청년으로 성장을 했는데 이 산책길은 녹음이 조금 더 짙어진

    것 말고는 별 변화없이 이 자리를 지키고 있네요.

    산천은 의구한데 인걸은 간데없네 라고 읊조리던 어느 시인이 생각이 납니다.

    이런 마음이었을까요...

    자연은 그대로인데 사람만 변하고 떠나는 군요.

    하얀 벗꽃나무 뒤로 비춰진 파란 하늘이 너무 좋은 날입니다.

    버라드 인렛인데요.  조수간만의 차가 있는 바다라서 오늘은 썰물때에 제가 나왔나봅니다.

    한참을 경치를 구경하며 산책을 하는데 맞은 편에서 오시던 분들이 한마디씩 하십니다.

    - 저 앞에 곰이 나왔어, 알고는 있으라고.

    사진은 이 트레인 안내판에 있는 사진을 찍은 건데요.  이 자리에서 곰을 이렇게 찍기에는 핸드폰 사진으로는 안나오죠.

    록키 포인트 파크에 곰은 매년 나오는 데요.  그냥 함께 살면 됩니다.

    곰도 별로 인간을 신경안쓰고, 사람도 곰을 귀찮게 하지만 않으면 문제 없이 함께 잘 삽니다.

    산책을 하다 곰을 만나면 그냥 비켜가며 가다가 만나는 사람에게 이야기 해 줍니다.

    혹시 모르고 가다가 갑자기 만나면 놀랄 수도 있으니 알고는 있으라고.

    아직 비도 많이오고 날도 추운데 곰이 나왔다니 봄은 봄인가 봅니다.

    문득 아직은 먹을 것이 많지 않을텐데 뭐 먹고 있나 걱정이 되네요.

    볼때마다 예쁘다고 생각이 되는 인렛입니다.

    한참을 걷다가 문득 제 발걸음을 붙잡은 바닥에 떨어져 있던 벚꽃.

    홑벚꽃을 너무너무 좋아하는데요. 딱 제가 좋아하는 그 꽃입니다.

    벤쿠버에는 홑벚꽃보다는 겹벚꽃이 많아서 벚꽃구경하러 한국가는 것을 좋아하는데요.

    이렇게 가끔 홑벚꽃을 만나면 너무 반갑고 설레이고는 합니다.

    너무 예쁘지 않나요?

    바닥에 하나 둘 떨어져있는 꽃잎을 한참 바라보다 사진하나 남기고 다시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만남이 있으면 이별이 있는 법.  이별이 있어야 또 다른 만남이 있을 수 있는 거겠지요.

    벚꽃과 이별하고 만나는 풍경.

    록키 포인트 공원의 피어입니다.

    비 오는 날 와도 예쁜 이곳이니 날이 좋을때는 설명이 필요없습니다.

    이렇게 예쁜 곳을 산책길로 즐길 수 있다니 감사하고 행복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봄을 즐기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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