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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업맘으로 살면서 준비해야 할 것들 - ft. Bowen Island
    캐나다 (Canada)/광역벤쿠버 즐기기 (Vancouver) 2021. 4. 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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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라면서 맞벌이셨던 엄마아빠가 어떻게 저를 키우셨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는 것은 언제나 재미있는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장르가 따뜻한 가족물이 아니라 거의 서스펜스 아동학대라고 할 정도의 이야기들이었지요.

     

    제가 한살도 되기 전, 엄마가 먼 친척소개로 저를 보라고 데리고 왔던 언니가 있었습니다.  어느날 퇴근해서 저에게 젖을

    물리려던 엄마는 제가 새파랗게 질려서 젖도 물지 못하고 있는 것을 보시고 놀라서 병원으로 달려가셨습니다.

    병원에서는 아기가 경기를 일으킨 모양이다며 별일은 없지만 좀 지켜보아라고 집으로 돌려보냈습니다.

    다음날 청소를 하시다 우연히 그 언니의 일기장을 발견한 엄마는 일기장을 읽어보시고 깜짝 놀라셨는데요.

     

    모월모일

    낮에 아기가 시끄럽게 울어서 너무 귀찮아서 베개로 아이를 눌렀다.  언니가 퇴근을 하고 집에 와서 아이의 상태를 보고

    깜짝 놀라며 병원을 갔다왔는데 아무것도 모르고 여전히 나에게 잘 대해주는 언니가 불쌍하다.

     

    라고 적혀 있었더래요.  그 일기장을 읽고 나서 그 언니를 다시 친척집으로 돌려보내며 자세히 알아보니 정신에 약간

    문제가 있는 언니였는데 그냥 엄마한테 애보는 언니로 보내었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셨다는 이야기는 언젠가 

    공포 영화로 본적이 있지 않나 싶을 정도의 일이었는데요. 그때 산소부족으로 제 머리가 바보가 되지 않고 살아남은게 기적이었지요.

     

    하지만 그건 시작에 불과 했었지요.   3살때 낮잠을 자고 일어났더니 집에 아무도 없어서 혼자 울면서 엄마 학교를 찾아갔고

    학교에서 울고 있는 저를 동료 교사분이 알아보시고는 교무실 엄마책상 밑에서 엄마를 기다리라고 데리고 오셔서 엄마가

    수업끝나고 교무실로 돌아와서 책상에 앉으려는데 그 밑에 있는 저를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는 이야기도 얼마나 많이 들었던지요.

     

    그때 제가 했던 첫마디가 "아무도 없다..... "  였었다는 데요. 그때는 저를 옆집 아주머니가 보살펴 주실때 였는데 제가 낮잠을 자고 있으니

    잠깐 시장을 다녀오겠다는 생각에 저를 혼자두고 가셨는데 제가 낮잠에서 깨어났을때도 안 계셨던 거였어요.

    그래서 아무도 없으니 엄마를 찾아가야겠다는 생각에 학교를 찾아갔던 건데요.  3살짜리가 집에서 학교까지 가는 길을 기억하고 

    찾아갔다는게 참 신기한 일이었네요.

    그 외에도 요즘 같아서는 있을 수도 없고 아동 학대로 신고당할법한 일들이 수두룩한 에피소드를 남기며 저를 키우셨는데요.

     

    초등학교 저학년때 아파서 열이 펄펄 끓는데 텅빈 집안의 그 고요함 속에서 혼자 깨어서 멍하니 천장을 쳐다보던 그 공허함은 아직도

    뼛속까지 각인이 되어 있는데요. 자식이 아프다고 출근을 안할 수는 없던 시절의 80년대였네요.  조금 더 커서는 학교에서 엄마가

    워킹맘은 별로 없어서 학교 친구들이 학교 끝나고 친한 동네 엄마들이 아이들과 함께 모여 놀때 그 집에 초대되어 가지 못해서

    그 애들 노는 것을 먼 발치에서 부럽게 쳐다보며 일하는 엄마를 처음으로 원망해보았던 기억도 생생하네요.  

    내가 친구집에 초대되지 못한 것이 엄마가 다른 엄마들처럼 동네 엄마들과 친하지 못해서 우리집에 친구들을 초대해서 놀지를 못하니

    그집에서도 나를 초대하지 않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엄마만 원망을 했었는데요.  

    그렇게 자라서 엄마의 물심양면 경제적으로 풍족한 지원에도 불구하고 엄마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고 유학까지 했던 저는

    전업주부가 되는 것을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전업주부로 아이를 키워서 그 아이가 이제 대학생인데요.  그러다 보니 저의 전업주부로서의 일이 끝나버렸네요.

    저는 평생을 전업주부로 살면 되는 줄 알았는데 워킹맘이 원하지 않아도 퇴직을 하는 나이가 있듯이 전업주부도 그런 날이 있다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습니다.  저의 경우는 특히 워킹맘보다 짧은 시간으로 전업맘이 끝나 버렸어요.  아이가 하나였거든요.

    (아이를 너무 좋아해서 4명을 낳고 싶었지만 주님이 한명밖에 안주신 이야기는 다른곳에서 하기로 하구요~)

     

    일하시는 분들이 은퇴 뒤를 준비하듯 전업맘으로 살때도 전업맘 은퇴 뒤를 준비하며 살아야 한다는 것을 이제야 깨닳아서

    오늘은 전업맘 은퇴 뒤 준비를 위해 전업맘으로 살면서 준비하면 좋을 것 같은 것들에 대해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물론 그냥 저의 경험에서 나온 저의 의견이니 참고만 하셔요~)

     

    1. 먼저 후회없이 아이들과 함께 있는 시간을 즐기세요.  많이 안아주시구요. 많이 같이 놀아주세요.  곧 그럴 수 없는 날이 옵니다.

     

    2.전업맘으로 살아도 아이가 학교를 가고나면 시간이 나는데요.  그 시간을 자원봉사나 파트타임 일을 하면서 사회와의 끈을 놓지 마세요.

      책도 읽고 세상이 돌아가는 이야기도 들으며 같은 동네 엄마들 하고만 어울리지 마시고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며 다양한

      사회 직,간접 경험을 해 보세요.  엄마가 넓은 세상을 봐야 아이도 넓은 세상으로 인도할 수 있으니요.  저는 자원봉사를 권해드리고 

      싶은데요. 좀 큰 조직의 자원봉사를 10년 넘게 해 보시면서 다양한 경험을 하시는 것이 나중에 사회로 나오실때 많은 도움이 되실꺼여요.

      저는 국제 자원 봉사 단체에서 자원 봉사로 이사직을 몇년씩 해 보았는데요.  그 경험을 통해 여러나라 사람들을 만나서 다양한 많은

      경험을 해 볼 수 있어서 좋았고 여러가지 기회를 가지기도 했었습니다.  지금도 16년째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퍼스트스텝스가 있어서

      전업맘으로 은퇴를 하고 허전했을때 그곳의 자원봉사 시간을 늘려서 바쁘게 살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물론 제가 돈이 필요했다면 그곳에서

      직원으로 채용이 되어서 일을 할 수 있기도 했을 것 같은데요.  워낙 오래 자원봉사를 해서 다양한 일을 했고 그곳이 저를 알고 있어서

      가능한 일이겠지요.

     

    3. 자기 개발을 계속 하세요.  워킹맘으로 일을 하시는 분들도 자기 일에서 계속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자기 개발을 계속 하고 있는 것 처럼

       전업맘도 은퇴 뒤를 위해 특히 자기 개발을 계속 하셔야 하는데요.  아이와 함께 책 읽기, 영어공부하기, 코딩 공부하기 등 이런 저런것들을

       아이만 시키지 마시고 함께 하시며 나에게는 뭐가 맞고 뭐가 필요할지를 공부하고 개발해 보세요.

     

    4. 워킹맘들이 60세까지 일을 하고 은퇴를 한다면 전업맘의 은퇴는 빠른데요. 40대나 50대면 은퇴를 하게 됩니다.  그러니 더욱 은퇴후의

        경제활동을 계획하며 경제적으로 독립할 수 있는 혹은 경제적으로 넉넉하다면 그 많은 시간을 어떻게 쓰며 살것인지에 대한 고민과

        생각을 많이 하셔서 계획을 잘 세우셔야 하는데요.  빈둥지 증후군으로 힘들어하시는 분들을 보면 참 준비가 없으셨구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물론 호르몬의 작용이라 그럴 수도 있지만요.  은퇴후의 삶이 즐겁다면 빈둥지 증후군은 겪을 시간도 없으실 꺼라

        생각합니다.

     

    5. 취미나 운동을 꼭 챙기세요.  전업맘 은퇴를 하면 여자로서 나를 챙기며 살 수 있는 시간이 많은데요.  그때를 생각해서라도 운동과

        취미활동은 꼭 챙기세요.

     

    6. 무엇보다 경제력의 독립이 중요하겠지요.  그 전에는 아이들을 키운다고 어쩔 수 없었다면 이제 그게 끝나셨다면 경제적인 독립을 

        이루셔야 합니다. 자기 밥그릇을 책임지지 못하는 사람은 한 인간으로서 결코 독립적으로 사고를 할 수 없다는 말도 있는데요.

        그 동안 남편이 벌어다주는 돈으로만 살았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겠다고 하신다면 거기에 대한 이야기를 서로 잘 나누셔서 준비하시길요.

     

    전업맘으로 살면서 워킹맘들이 부러웠던 순간이 많았었는데요.  특히 자신을 위해 돈을 쓸 수 있다는 것이 부러웠었습니다.  생활비로

    생활을 하다보면 자신을 위해 돈을 쓴다는 것은 생각을 해 보기 힘들었거든요.  이혼을 하며 재산분할을 하며 제일 신났던 것은 이제

    드디어 내 명의로 내 돈을 내 마음대로 만져볼 수 있겠구나 였었는데요.  경제적으로 독립을 한다는 것은 저를 독립적인 사고를

    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경험이었습니다.  그 뒤로 투자도 제 의지대로 하고 잘 살고 있는데요.  이런 투자도 전업맘일때도 관심이 있어서

    많은 공부를 했던 것이기에 쉽게 잘 하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이 되네요.

     

    은퇴하고 자원봉사하며 남는 시간에 여행다니며 사는 요즘인데요.

    몇달전에 다녀왔던 보웬 아일랜드도 20여년만에 처음 가 본 곳이었는데 너무 좋았네요.  밴쿠버에서 배타고 20분만 가면 나오는 곳을

    한번도 가 보지 못했었는데요.  그렇게 살았었으니 오늘같은 날이 있는 거겠지요.  예쁜 보웬섬의 일부 구경하세요~ 

    섬들은 다 예쁜것 같은데요.  나중에 코로나가 끝나면 한 일주일정도 들어가서 여행하며 산행을 해 봐도 좋겠다 싶었습니다.

     

    나이들어서의 삶은 젊었을 때부터 어떻게 준비를 했느냐에 따라 많이 달라질 수가 있는데요.

    전업맘의 시간이 그리 길지 않으니 그 이후의 삶을 잘 준비하시며 순간을 즐기시길요.

     

    오늘도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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