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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밤
    캐나다 (Canada)/산행(Hiking) 2020. 3. 1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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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밤만큼이나 달콤했던 달밤이었습니다.

    시작은 아침에 창밖으로 본 보름달이었지요.

    늘 생각만하고 있던 보름달 스노슈잉을 하고 싶다라는 마음이 든것은.

    날씨를 확인하고 고민을 하고 있을때 가입되어 있는 지역 등산모임 페북에 공지가 뜹니다.

    오늘밤 달밤 스노슈잉할 사람들 모이라고.

    흠.  여럿이 같이 가면 위험하지는 않을 것이니 시간과 장소를 확인하고 날씨를 확인하고 함께 하기로 연락을 합니다.

    이런 사진이 찍고 싶었거든요.  그리고 어젯밤에 찍었습니다~^^

    사진은 산 정상에 컨트리 스키를 신고 폴대로 찍고 지나간 사람들의 흔적입니다.

    달밤이 보고 싶어서 찾은 산에서 우선 일몰을 즐깁니다.

    눈덮인 나무들 사이로 떨어지는 태양이 예쁘기만 합니다.

    함께 올라갈 사람들인데요.

    다들 20대의 외국에서 워홀이나 여행을 와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이 모임의 공지를 올린 사람이 스노슈즈와 다른 장비를 다 가지고 오겠다고 그리고 역에서 픽업하겠다고 공지를 해서

    장비가 없거나 차가 없어서 밴쿠버 근처 산을 즐기기 쉽지 않은 사람들에게 참 좋은 기회를 주는 것이었는데요.

    공지를 올린 사람도 외국에서 온 사람이라 예전의 자기를 생각해서 이런 기회를 주고 싶었다네요.

    이 친구들에게 참 좋은 기회였을 것 같습니다.

    그들과 산을 오르기를 시작하고 30분쯤  결단을 내려야 했습니다.

    나는 경치를 즐기고 싶어서 온 산행.  그들은 젊은 패기로 정말 열심히 오르더군요.

    온 몸에 땀이 차면서 숨을 헐떡이며 이렇게 산행을 하고 싶었던 밤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리더에게 가서 이야기를 했지요.

    "이곳 트레일은 너무 잘 알고 혼자서도 잘 한다.  그러니 지금부터는 혼자 가겠다.  내 걱정은 말기 바란다."

    이런 결정을 하기 쉬웠던 이유도 어차피 산까지 저는 혼자 제 차로 갔었기 때문에 가능했지요.

    예전에도 20대 친구들과 산행을 해 봤던 적이 있어서 할 수 있다는 것은 알지만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이밤은 그렇게 하고 싶어서 올라온 산이 아니었기 때문이지요.

    그렇게 그 친구들을 먼저 보내고 혼자 신선 놀음하듯 산행을 즐겼습니다.

    어차피 스키장과 함께 있는 트레일이고 사람은 많다는 것을 알아서 전혀 무섭지 않았습니다.

    중간 정도에서 이렇게 일몰을 구경하고 있는 친구들을 다시 만나기도 하면서 말이지요.

    얼마전에 내린 눈으로 뽀송뽀송 너무 예쁜 트레일입니다.

    트레일 옆의 슬로프에는 불빛이 환하게 비추고 있습니다.  이러니 무서울 리 없지요.

    드디어.

    이런 모습이 보고 싶어서 밤에 산을 오르는 것이지요.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그리고 다시 발걸음을 재촉해서 더 올라가서 정상으로 올랐습니다.

    그리고 마주한 슈퍼문.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이 이 정도.  저는 만족합니다. ㅎ

    눈위에 자리를 깔고 앉아서 준비해간 따뜻한 차를 마시며 달달한 단밤 아니 달밤을 즐겼습니다.

    달맞이를 오셨던 한국분들 단체 산행객을 만나기도 했었는데요.

    다들 왜 혼자 이러고 있냐고 한마디씩 하시더군요.  같이 가자고.

    그래서 정중히 괜찮습니다.  조심히 내려가세요 하고 인사 드렸었네요.

    이렇게 고요속에서 달콤하고 따뜻한 차 한잔을 이런 경치와 함께 즐기고 싶어서 이 시간에 여기까지 온 것인걸요.

    이 순간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아 물론 저 정도의 준비와 훈련이 된 사람에게 가능한 자유이겠지요.  산을 잘 모르시는 분들께 혼자 야간산행은

    절대로 안전하지 않으니 권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산과 달과 경치와 차와 함께 하다가 하산하였습니다.

    간만에 본 달무리도 정말 예뻤네요.

    도시의 분주함을 떠나 자연에서 만난 평화와 고요가 참 좋은 단밤이었습니다.

    주차장이 있는 스키장에 다 내려왔네요.

    이 밤을 스키로 즐기는 사람이나 스노슈잉으로 즐기는 사람이다 다들 단밤을 보내었을 것 같습니다.

    휘엉청 밝은 달님 덕분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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