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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남오빠에게
    책 이야기 2018. 3. 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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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좋아하는 오빠가 어느날 톡으로 권해준 한권의 책


    현남오빠에게


    '읽으면서 너 생각나더라.'


    책을 받아들고 단숨에 읽어내려 갔습니다.

    일단 82년 김지영을 쓴 작가의 글은 그 이름값을 하듯이 술술 글이 쉽게 읽혀졌고

    여기저기 콕콕 쑤시며 저로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주더군요.


    아마 단편이라서 더 쉽게 읽었을 수도 있을 듯요.


    현남오빠에게라는 책은 동명의 단편을 포함한 여러작가들의 단편집이거든요.


    솔직히 이 작품과 그 뒤의 당신의 평화는 참 생각이 많아지고 막 글이 쓰고 싶어지며

    읽었는데 그 뒤의 작품들은 좀 힘이 들었었습니다.

    제 이해력이 딸리는지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알아듣기도 힘들고

    어느 부분에서 페미니즘을 이야기 하는 지도 잘 모르겠고...


    아마 현남오빠에게와 당신의 평화에서 생각이 너무 많아져서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그냥 현남오빠에게라는 단편에 대한 리뷰를 쓰자면...


    다 읽고 책장을 덮으며 


    '읽으면서 너 생각나더라.  그래도 너는 자립심을 길렀으니 얼마나 다행이야'


    라고 이야기하는 오빠가 이해도 되면서 씁쓸하기도 했습니다.


    결혼생활 18년을 하면서 혼자 해외이사를 다니고 혼자 전구를 갈고 집에 무슨 일이

    생기면 혼자 공구통 들고 변기통까지 혼자 갈 수 있는 아줌마가 된것이

    자립심을 기른게 되는 구나...


    마트에서 흔히 보는 카트를 끌고가는 부부를 보면서 그 아내를 부러워하는 내가

    혼자 씩씩하게 카트를 끌면서 이혼후의 삶과 이혼 전의 삶에서 별 차이가 없음에

    감사하게 되는 것이 자립심을 기른게 되는 구나...


    나는 애뜻한 사랑이나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산 삶이라 안타까웠는데...


    역시 뭐든지 보기 나름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남오빠에게를 읽으며 저는 저 자신에게 글을 쓰고 싶어졌었습니다.


    나는 어렸을 적 부터 현모양처가 꿈이었었기에 그 누가 나에게 그런 삶으로 인도해서가

    아닌 나 스스로가 그런 삶으로 걸어들어가고 나를 그런 삶에 맞추어 넣은 사람이라는 것이라는 것을 알기에.


    어찌보면 스스로를 영악하다고 생각해서 그런 삶으로 나를 구겨 넣었던...


    힘든 세상과 부딪히지 않고 가정의 안전한 테두리에서 현모양처라는 우아한 겉옷을 입

    그렇게 행복하게 살고 싶었던 나였었기에...


    그랬기에 남편이 외도를 반복해도 괜찮았나봅니다.

    이혼을 원하지 않는 남편을 보며 그래도 내가 삶의 동반자로서 자기 아이의 엄마로서의

    저를 높이 평가하는 그의 말을 사랑이라고 믿고 살았던것 보면...


    어려서부터 주위에서 존중하며 존중받으며 행복하게 사는 부부를 본적이 없으니

    어쩌면 그러고 살고 있는 내 삶이 괜찮다 생각이 되었던 것은 당연한 것이었나봅니다.


    주위에서 바람안피는 남편의 이야기를 들어본적이 별로 없었으니요.

    그게 당연한 삶이라고 생각하고 살았으니...


    대학을 나오고 유학을 갔다오고 외국물을 먹었다는 여자의 삶이 왜 그러냐고 

    친구들은 종종 지적을 하곤 했었지만 괜찮았었네요.

    나가서 힘들게 일하고 집에와서 또 육아에 자녀교육에 힘들어하는 다른 여자들의 삶보다는

    덜 치열하고 힘들어 보였으니...


    내가 왜 딸을 낳고 싶어하지는 않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지금도 내가 왜 나를 닮은 딸이 없다는 사실에 안도감을 느끼는 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냥 나 자신에게 미안해졌던 책

    #앞으로 더 멋진 삶으로 살아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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