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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웰리버에서 차박하며 쉼
    캐나다 (Canada)/썬샤인코스트 (Sunshine coast trail and trips) 2021. 7. 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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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밴쿠버에서 페리를 두번타고 와야 하는 곳에 파웰 리버라는 도시가 있는데요.

    지도로 보면 대륙에 붙어있는 곳이지만 밴쿠버에서 이곳으로 오는 도로가 없어서 페리를 두번 타고 들어와야 합니다.

    페리를 두번 타야 한다는 것이 부담이어서 그렇지 운전을 하는 시간만 따져보면 그리 멀지도 않은 곳인데요.

    제한 속도가 60키로나 80키로 혹은 30키로인 곳을 3시간도 채 안 달려도 도달 할 수 있는 곳이니 그렇습니다.

    하지만 페리를 두번 타야 한다는 것이 페리를 기다리는 시간 페리 타고 이동하는 시간들을 다 계산해 넣자면 아무래도 넉넉하게

    6-7시간은 걸리는 곳이어서 저도 이번에 처음 와 보았는데요.

    막상 와보니 왜 여기를 처음 와 보나 싶게 참 좋은 곳입니다.

    우선 달려오느라 수고했으니 맛있는 것 부터 먹어줍니다.  피쉬타코와 구아바가 들어간 마르가리타를 추천해 주시더라구요.

    처음가는 식당에서는 웨이트리스에게 그곳에서 제일 인기가 있는 메뉴가 무엇인지 물어서 그것을 시키고는 합니다.

    적어도 평균은 하는 맛이 나온다는 것이니요.

    이렇게 널찍한 패티오 자리에 혼자 앉아서 맛있는 한상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평일 오후여서 그럴 것 같습니다.

    평일 여행이 주는 장점이라고나 할까요.

    은퇴 생활자가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특권이 아닐까 싶습니다.

    식당앞에 흐드러지는 등꽃이 고등학교 시절 운동장 한켠에서 이맘때면 피어나던 그 꽃이네요.

    아련하게 그때를 회상해 보기도 했습니다.

    멕시코 음식점이었는데요.  이꽃에 이끌린듯 들어간 식당이었네요.

    식당 내부에서 보면 이렇게 바다를 보고 있는 전망도 아주 멋진 식당입니다.

    저 패티오에서 맛있게 식사를 즐겼었는데요.

    차박을 하다보니 숙박비가 들지 않아서 외식비로 좀 더 많은 돈을 쓸 수 있다는 것이 차박의 또 다른 장점인듯 합니다.

    예전에는 어디 여행을 가도 꼭 전기밥통을 들고 다니며 호텔에서 밥을 해서 싸간 반찬으로 끼니를 때우던 때가 있었는데요.

    특히 아들과 여행을 하다보니 아이 입맛에 맞는 음식을 편히 먹이고자 더 그러했던 것 같기도 한데요.

    이제는 혼자 다니며 차박을 하다보니 적어도 하루에 한끼는 외식을 하자고 계획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도시에서 유명한 곳을 구글로 검색을 해서 가보는 사치도 누려봅니다.  혼자 먹는 식사는 생각보다 안 비싸거든요.

    바닷가 도시이고 이곳에서 페리로 밴쿠버 아일랜드의 코목스로 넘어갈 수도 있어서 저 멀리에 페리가 보입니다.

    이번 여름에 여행 계획중에 밴쿠버 아일랜드가 있는데요. 늘 갔던 곳들 말고 한번도 가 보지 않은 곳으로 가보려고 계획을 세우는

    중에 만난 아일랜드 가는 페리는 그곳으로 가는 길의 다양성을 생각해 보게 해 주네요.

    혼자 하는 여행이 좋은 이유중 또 하나는 일행의 취향이나 원하는 것을 신경쓰지 않고 오롯이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가보고 싶은 곳을

    갈 수 있다는 것인데요.  은퇴 생활자라서 시간의 제약이 없다는 것도 참 큰 장점 중에 하나입니다.

    돌아가야 할 날짜가 있는 여행이면 주어진 시간 안에서 더 많이 혹은 속된말로 뽕을 뽑고자 바쁘게 움직여야 하는데요.

    은퇴 생활자는 그런게 없으니 그냥 주어진 하루를 느긋하게 즐깁니다.  오늘 안 가면 내일 가면 되지요.  

    그곳이 마음에 들면 더 머무르면 되지요.

    캬~  오늘의 차박지 입니다.

    아주 멋진 곳으로 자리를 잡은 것 같습니다.

    이렇게 멋진 일출을 바라보는 해변가 이면서 너무 외지지도 않고 주위에 사람들도 적당히 있는 것이 딱입니다.

    차박의 또 다른 매력중 하나는 잘 자고 일어나서 새벽에 이런 경치들을 마주하게 될 때 인것 같은데요.

    이른 새벽의 해변가로 사슴 두마리가 산책을 나왔다가 저와 딱 마주쳤네요.

    잠시 경계를 하더니 제가 움직이지 않으니 저를 향해 올렸던 경계태세를 내리고는 그냥 그들만의 아침 산책을 하네요.

    새벽엔 차한잔이죠.

    밤 늦게까지 사람들이 해변을 즐기더니 새벽엔 아무도 없는 이 조용함과 고요가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 공간을 혼자 차지하고 누리는 이 호사라니요.  차박이 주는 기쁨중 하나입니다.

    물속에서 빼꼼이 고개를 내민 바다사자도 보이네요.

    원래 이 해변에 바다사자와 물개가 나온다는데 제가 있어서 인지 오늘은 다들 물속에만 있네요.

    조금 미안해져서 자리를 떴습니다.

    떠오르는 태양빛에 여리게 물든 하늘색이 보이시나요?

    저녁노을 만큼이나 새벽노을도 참 예쁩니다.

    차를 인근 동네로 옮겨서 바다를 보며 동네 산책을 시작했는데요.  담장에 핀 꽃이 너무도 화려한 자태를 뽐내고 있습니다.

    저희 엄마가 참 좋아하시는 꽃이라 더 눈길이 갔는데요.  이 색은 본적이 없어서 참 황홀했었습니다.

    바다를 향해 나 있는 폐쇄된 선착장앞에 의자에 앉아서 등으로 햇살을 맞으며 비타민 디를 만들고 있네요.

    이곳에서 아침 식사를 하기도 했는데요.  한창 맛있게 먹고 있는데 저 멀리서 고무보트 하나가 다가와서 배를 대시기에 신기했습니다.

    닫음이라는 안내문에도 아무상관 없는 듯한 그분의 당당함에 의문이 생기기도 했는데요.

    저 앞에 보이는 섬에서 오프그리드로 생활을 하시는 분 같아 보였습니다.  고무보트로 노를 저어 넘어오셔서 마트에서 장을 봐서

    돌아가시더라구요.  섬의 오프그리드 생활은 그렇겠구나 생각을 했네요.

    사람들이 멋지다 생각하는 자연에서의 야생생활은 정말 자연인이다 라는 프로에 나오는 것 같은 삶이거나 너튜브에서 근사하게 보여주는

    오프그리드의 삶이거나 둘중 하나일것 같은데요.

    그 둘을 나누는 기준도 돈이 되는 것 같아서 현실적인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습니다.

    돈이 없어서 하는 차박과 돈이 있으면서도 하는 차박의 낭만성은 달라질 수 밖에 없어 라고 말한 친구가 떠오르기도 하더군요.

     

    제가 차박을 너무 좋아하니 그 친구가 한 말이었는데요.

    너야 언제든 돌아가면 멋진 아파트가 너를 기다리고 있으니 잠깐씩의 일탈인 차박이 낭만적이고 좋을 수 있겠지만 정말 없어서 차에서

    생활을 해야 하는 사람들이 너 만큼 차박을 낭만적이게 볼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은 타당하다고 생각이 들었거든요.

     

    어찌보면 저도 내가 쓸 수있는 돈이 무한정 많은 돈 걱정 없는 사람이라면 이렇게 차박을 좋아할까 싶기도 했습니다.

    좋은 호텔에서 넓찍한 침대와 쾌적한 공간에서의 쉼이 싫은 사람은 없을 테니요.

    하지만 한달에 생활비가 정해져 있는 은퇴 생활자가 여행을 즐기는 혹은 삶을 즐기는 방법중에는 차박이 나쁘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물론 여행이 장기가 된다면 마냥 차박만 하지는 않는데요.  한 3-4박 정도를 차박을 했다면 1-2박 정도는 에어비앤비나 호텔을 가서

    휴식을 취하고 다시 차박을 하는 것으로 계획을 세웠습니다.  저에게는 그게 딱 좋은 거 같아요.  

    이 정도만 해도 1박에 숙박비가 10만원이라고 하면 30-40만원씩을 절약하며 여행을 하는 것이니 2-3주의 여행이라고 가정해 보면

    절약하는 금액이 상당해 집니다.

    해변가 산책을 하다가 우연히 이런 모습도 만나게 되었는데요.

    물개 사체를 독수리인지 솔개인지가 열심히 뜯어먹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그 앞에 가만히 앉아있어서 그런지 상당히 가까이 있는데도 저에게 상관없이 자기 하던 일을 계속하는 새의 모습에 정신이 팔려

    한참을 찍고 동영상도 찍었네요.  한국에 있는 오빠에게 동영상을 보내주었더니 왠 동물의 왕국이냐며 신기해 합니다.

    집에서 멀리 온것 같지도 않은데 집근처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자연의 모습들을 이렇게 만날 수 있다니 비씨주는 정말 굉장합니다.

    저처럼 자연을 좋아하고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최고의 주거지인것 같습니다.

    파웰리버에 있는 씨월 산책길 전망대에 있는 토템폴.  이곳에서 고래도 볼 수 있다는 데 오늘은 안 보이네요.

    근처 바닷가로 자리를 옮겨서 조용한 바닷가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이렇게 명당에 자리를 잡고 침대에 누워서 음악을 들으며 과자를 먹으며 책을 읽으니 제 팔자가 세계 최고 인것 같네요.

    햇살은 뜨겁고 바람은 시원하고 솔솔 잠이 오면 그냥 자면 되니 딱 좋습니다.

    개인 프라이버시를 존중하는 문화라서 아무도 제 차의 열린 문 근처로는 안 오거나 이 앞을 지나게 된다고 해도 고개를 돌려

    저와 눈을 마주치려 하지 않으니 더욱 좋습니다.  

    자꾸 인증샷에 못난 발만 들어가네요. ㅎㅎ

    올 한해는 차박을 많이 즐기게 될것 같습니다.  그리고 차박 덕분에 가본적도 없는 곳들을 많이 가 볼것 같습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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