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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이즈 환자로 태어났던 아이
    작은 나눔 2022. 5. 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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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에이즈 환자들의 쉼터를 다시 찾아가 봐야겠다고 생각을 하게 되었던 이유는 그 아이의 울음소리였습니다.

    그때 당시 쉼터를 운영하고 계시던 미리엄 수녀님의 후원요청서를 받아들고서야 이런 곳도 있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되었었는데요.

    그 요청서에 대한 조사를 하고 이사회 통과를 위한 보고서를 쓰기 위해 방문을 하였던 그날 그 아이의 울음소리를

    들었습니다.

    평범한 주택가 동네에 여느 가정집과 다를 바 없어 보이는 집에 낮게 숨어 있는 에이즈 환자들의 쉼터.

    그곳이 그런 곳이라는 것이 동네에 알려지면 혹시라도 동네에서 쫒겨날까봐 아주 낮게 조용히 자리하고 있던 그곳에서

    유독 아프게 들리던 아이의 울음소리.

    20대 미혼모가 에이즈 환자였기에 그녀가 낳은 아이가 에이즈 환자로 태어났던 것인데요.

    그렇게 그곳에서 자라며 그 엄마와 함께 수녀님의 보호를 받고 있던 아이.

    에이즈 환자라서 아이를 밖에서 다른 아이들과 함께 뛰어 놀게 할 수가 없어서 방에서만 거의 가두다시피하고

    키우다 보니 아이는 짜증이 늘어 그렇게 울고 있었고 자신도 환자라서 지친 엄마는 아이를 달래는 것을 포기하고

    있었던 그날.

    그곳의 실태를 확인하고 조사하며 수녀님의 존재를 알게 되었고 그 하시는 일의 중요성과 필요성에 대해

    충분히 인지할 수 있어서 후원금 지급을 위한 보고서를 작성해서 이사회에서 통과를 시키고 그곳에 후원금을

    전달 할 수 있는 일은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작은일 같았습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일.

    그곳은 자원봉사자도 받을 수 없는 곳이기에 현금지원이 유일한 도움이 될 것 같았었죠.

    가장 소외된 이웃을 위한 쉼터.

    수녀님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신문기사로 접했을때 가장 먼저 떠올랐던 것은 그 아이였습니다.

    https://godsetmefree.tistory.com/entry/그녀를-기리며                                                                                                      

    그 아이는 그럼 이제 누가 보호해줄까...

    그렇게 다시 찾은 그 쉼터.

    그곳을 지금 책임지고 계신 수녀님을 만나서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던 어제.

    그 동안 비공개 비밀리에 하고 계시던 그 곳이 안내책자를 만드신것을 보고 놀랐었습니다.

    에이즈 환자들을 관리하는 전국 각지 보건소로 보내신다고 만드셨다고 하시더군요.

    가난한 사람 중에 가장 소외된 이웃.

    옛날에 미리엄 수녀님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던 그 서재방에서 미리엄 수녀님의 사진을 마주하고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더욱 그녀가 그리워지던 시간이었습니다.

    에이즈가 완치는 불가능하지만 이제 약이 잘 나와서 약만 잘 챙겨먹으면 과거의 에이즈 환자들처럼 죽는 일은

    없어서 거의 정복이 된 병인것처럼 취급이 되어지고 있다는 것을 친구에게 처음 들었었는데요.

    약의 크기가 너무 크고 삼키기가 쉽지 않아서 약 복용을 제대로 하지 않아서 상태가 심각해지는 환자들이 많다는

    이야기를 수녀님으로 부터 들었었는데 이제 매일 먹는 약이 아닌 6개월에 한번 주사만 맞으면 되는 주사약이

    개발이 되어서 미국 정부 승인을 기다리는 중이라니 점점 에이즈는 관리가 쉬워지는 병이 될 것 같습니다.

    그 아이도 조금은 편하게 살 수 있게 되기를...

    "하늘은혜, 너 내 남편이 어느 회사에서 일하는지 알아?"

    "아니 몰라."

    작년 10월 친구에게 이번에 한국에 가면 이 쉼터를 찾아보고 싶다는 내말에 문득 전화기 너머의 친구가

    이런 질문을 했을때 그녀가 왜 이런 질문을 하는지 이해를 못했었는데요. 우리는 십수년전에 친구네가

    한국에서 근무할때 같은 교회를 다니며 가족이 함께 친해서 그녀 남편의 유쾌한 농담을 제가 참 좋아했었지만

    그가 어느 회사를 다니는 지는 관심이 없었으니요.

    "@@가 다니는 회사가 그 에이즈 약 만드는 회사야. 은혜가 한국에 가서 그 쉼터를 찾게 되면 그래서 그곳이

    에이즈 약이 필요하다면 @@회사에서 그 약을 무상후원 할 수 있도록 연결해 줄께."

    드디어 그곳을 찾아서 이제 방문을 할꺼라는 저의 전화에 여전히 유쾌한 농담을 던지는 그녀의 남편은

    회사일이니 공적으로 회사로 후원보고서를 써서 자기 이메일로 보내달라며 이메일 주소를 보내주었네요.

    저는 연결을 시키는 사람입니다.

    도움이 필요한 곳과 도움을 줄 수 있는 곳을 연결시키는...

    이런 일이라도 할 수 있다는 것이 늘 감사합니다.

    오늘은 이 세상 모든 에이즈환자들을 위해 기도하는 밤이네요.

    무엇보다 그들의 잘못은 하나도 없이 그저 그런 부모님 밑에 태어났다는 이유로 그 병을 안고 태어난 모든

    어린이들을 위해 기도하는 밤.

    가까이 가보면 이해가 되지 않는 아픔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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