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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무 너무 하기 싫은 일을 해야 할때
    이런 저런 이야기 2020. 1. 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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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한창 이사를 준비하고 있는데요.
    제가 너무 싫어하는 일입니다.
    무엇보다 지금 살고 있는 집을 너무 좋아해서 이사를 결정하기가 쉽지 않았는데요.
    이런 저런 계산끝에 머리로는 이사를 하는 것이 맞다라고 결정을 했지만
    마음이 잘 받아들이지 못하다 보니 손발이 움직이는 것을 참 힘들어 합니다.
     
    이렇게 너무너무 하기 싫은 일을 해야 할때 저는 옛날 생각을 많이 해 보고는 하는데요.
    나이가 있다보니 제 인생에서 하기 싫은 일을 해야 했을 때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요.
     
    제일 기억에 남은 일은
    제가 처음 아들과 캐나다로 이민을 와서 살때였는데요.
    전남편의 외도를 알고 남편을 용서하고 가정을 지키겠다는 생각에 따놓았던 영주권의 랜딩기간이 다되어 저와 아들이 먼저 랜딩을 하고 살고 있었는데요. 곧 한국을 정리하고 따라오겠다던 남편은
    한국에서의 일이 점점 잘 되는 바람에 정리를 못하고 가족의 미래를 위해 캐나다에서 살고 싶으니
    저에게 빨리 시민권을 따고 한국으로 돌아오라고 가족의 계획이 바뀌어있던 상황이었습니다.
     
    남편은 한국에 있고 저 혼자 2살배기 아들을 키우며 사는 일은 2000년대 초기의 이민생활로는
    쉬운일은 아니었습니다. 늘 아들의 유모차를 밀고 동네를 다니며 많이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다 한번씩 한국을 방문하면 남편의 또 다른 여자를 알게되곤 하였는데요. 그래서 캐나다를 포기하고 아이와 한국으로 오겠다고 하면 그렇게는 못하게 하던 남편이라 용서를 하고 살기로 결정을 했던 제게는 너무도 힘든 시간들이었습니다.
    한국이 너무 그립고 가고 싶은데 못 오게 하니까 한국이 더 그립고 캐나다가 너무너무 싫었었는데요.
    그렇다고 그냥 들어가버리기엔 한국에 가서 이혼이 되는 거라 그걸 원하지 않는 저로서는 캐나다에서 빨리 시민권을 받고 한국으로 들어가는 수 밖에 없는데 그 시간을 살아내는 것이 쉽지가 않았습니다.
     
    이런 저런 관계에서 오는 상처도 많이 받다보니 많이 지쳐있기도 했었는데요.
    그때 저희 동네가 얼마나 싫었는지 제가 살던 집이 얼마나 싫었는지 모릅니다.
    남들은 천국같은 밴쿠버에서 좋은 집에서 아들하나 키우며 사니 얼마나 좋으냐고 했지만
    저에게는 지옥인 날들이었지요. 나중엔 우울증도 너무 심하게 와서 자살충동에 시달릴 정도였으니요. 결국 쓰러져서 병원 응급실 신세를 지게 되었었지요. 그 응급실에서 제 침대 옆에 계시던 주님을
    만났습니다.
     
    그렇게 너무 아파서 혼자 아이를 돌볼 수 없는 상황이 되어서 다행이 시민권을 받기위해서 채우던 날짜에 여유가 있어서 한국을 들어갔고 한국에서 2달을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퇴원을 하여 집에 있을때 남편의 또 다른 여자를 알게되었지요.
     
    이제는 이혼이다라고 결정을 하고 내 몸 상태가 아이를 데리고 캐나다로 올 수 있는 상태가 아니어서 아이도 시댁에 맡기고 혼자 캐나다로 돌아왔었습니다. 시민권날짜 때문에요.
    그때도 내가 왜 시민권을 받아야 하는지 너무 아이를 두고 캐나다로 돌아오는 것은 싫었지만 이혼을 결정하고 나니 더욱 제게는 시민권이 필요해 졌었습니다. 남편이 주 신청자로 받았던 영주권이라 영주권 기간을 채우지 못한 남편과 이혼을 하고 영주권을 갱신 할수 없을 것 같아서 였지요.
     
    그렇게 아이없이 돌아온 밴쿠버에서 매일 기도와 성경공부에만 매달렸습니다. 할 수 있는게 그것밖에 없었으니요. 그렇게 기도중에 주님이 너는 이혼은 안되니 돌아가라는 생각을 주셨습니다.
    정말 미치게 싫었었습니다. 제게 어떻게 이러실 수 있냐고 주님께 울며 난리를 쳤었네요.
    하지만 주님이 기도중에 제 마음에 평화를 주시고 주님의 기적을 보여주셔서 전남편을 다시 용서하고
    화해를 하고 재결합을 했었습니다. 아마 이게 제일 쉽지 않은 일이었을 듯요.
     
    하지만 이제 뒤 돌아보면 아들이 2살부터 5살이 될때까지 제가 겪었던 그 힘든 일들을 다 잘 견디어
    내고 그때 응급실에서 주님을 체험하고 힘든일도 하게 하시는 분의 결정을 믿고 따르다 보니
    그 결과가 다 좋은 것을 보며 그때 견디고 하기를 잘 했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렇게 경험을 통해 익힌 배움이 있기에 살면서 또 하기싫은 일이 있어도 기도를 하며 마음은
    안 움직여도 손과 발을 움직입니다. 마음에 평화는 있으니요.
     
    "사람의 마음에는 여러 계획이 있지만 결국 여호와의 뜻대로 성취된다." 잠언 19장 21절
     
    이 말씀을 저의 인생을 통해 너무 많이 경험하였고 그리고 저의 계획보다 여호와의 뜻이
    정말 제 인생 최고의 것이었던 것을 너무 많이 경험하고 나니 이젠 그냥 내려놓기가 쉽습니다.
     
    하지만 내려놓고 여호와의 뜻대로 되려니 한다고 해서 내가 계획을 세우지 않고 움직이지 않는 다는 뜻은 아닙니다.
     
    열심히 공부를 하다보면 주님의 뜻이 아이가 좋은 대학을 가는 것이라면 갈 수 있겠지만 아무리 주님의 뜻이 아이가 좋은 대학을 가는 것이라고 해도 아이가 공부를 안 한다면 못가는 것처럼요.
     
    너무너무 하기 싫은 일이 머리로는 맞는 일이라고 생각이 들면 저는 일단 움직입니다.
    하다보면 주님의 뜻이 아니면 그 문을 막으시고 다른 통로를 열어주시더라구요. 그럼 또 그쪽으로
    움직입니다. 그렇게 걷다보면 그게 아니면 또 그 문을 막으시고 다른 통로를 열어주시더라구요.
    그렇게 한걸음 한걸음 인도하시는 분이 저의 주님이시다보니.
     
    이사짐을 싸는 것이 너무 싫지만 몸을 움직입니다.
    이사를 하고 나면 알려주시겠지요. 아니 제가 알게 되겠지요. 잘 한 선택이었는지 아닌지는...
    잘못한 선택이었다면 그때가서 또 움직이면 됩니다.
     
    모든 것을 합하여 선을 이뤄주시는 주님이시니요.
     
    그리고 유치원을 마친 아이를 데리고 너무너무 싫었던 캐나다를 떠났던 저는 아들이 초등학교 4학년때 일년동안 들어왔었는데요.
    그때 유모차를 몰며 매일 울고 다녔던 저희 동네가 이렇게 예쁜 동네였다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랐었습니다. 그리고 매일 저에게 자살 충동을 느끼게 하던 저의 집이 이렇게 멋진 집이었다는 것에
    정말 내가 있는 곳이 천국이 되고 지옥이 되고는 내 마음먹기에 달린 것이었구나를 아주 크게
    깨닳게 되었었습니다.
     
    그러니 지금 혹시 너무너무 하기 싫은 일을 하고 계시다면. 조금 더 버텨보시라고 머리가 옳은 일이라고 말한다면 마음이 너무 싫다고 하더라도 손발은 움직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쉽지 않죠? 알아요. 저도 다 해 봤고 지금도 하고 있는 걸요.
    그래도 화이팅이요!!!
    사진은 눈이 펑펑 내린날 집 베란다에 남은 새 발자욱입니다.
    눈이 내려 발이 시렸을 텐데도 열심히 걸어다닌 새처럼 오늘 하루도 부지런히 움직이는 하루 되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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