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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5세 엄마의 영어 어학연수기
    이런 저런 이야기 2017. 3. 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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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희 엄마는 75세 이십니다.

    30년 국어 선생님으로 교직생활을 하시고 명퇴를 하시고 그후 종종 어학연수를 떠나십니다.

    55세에 퇴직을 하시고 바로 뉴질랜드로 어학연수를 떠나셨던 것이 처음이었습니다.


    물론 처음에 엄마가 뉴질랜드로 어학연수를 가신다고 하셨을때 그냥 여행을 간다고 하시지 그 연세에 무슨

    어학연수인가.. 했었는데.

    6개월 이상 살다오신 엄마는 뉴질랜드 어학연수를 통해 아주 많은 경험을 하시고 돌아오셨었습니다.


    워홀로 와서 고생하고 있는 젊은이들과 쉐어하우스에서 살아보시며 젊은이들이 얼마나 고생을 하고 있는지 보시기도

    하고 30년 교직생활로 사회는 잘 모르셨던 본인의 울타리를 많이 깨고 더 넓은 시야를 가지고 돌아오셨었는데요.

    무엇보다 젊은 사람들과 함께 생활하며 본인이 많이 젊어지신것 같아서 좋았다고 하셨습니다.


    그 뒤로도 엄마의 영어공부는 계속 되었었는데요.


    제가 캐나다로 이민을 오고 저희 집을 다니러 오실때 마다 농담처럼 어학연수 왔다고 하시는데

    오셔서 정말 열심히 하시는 모습을 보며 그냥 그러려니 했었습니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엄마 나이 75세.


    어제는 간만에 스카이트레인을 타고 다운타운을 다녀오신 엄마가 그날 있었던 이야기를 해 주셨습니다.


    "길을 나서면 꼭 한두명의 천사를 만나..."

    보통 좀 멀리 나갔다 오신 엄마가 하시는 말씀인데요.

    길을 잘 몰라서 헤메고 계시거나 대중교통 시간표나 노선을 잘 몰라서 헤메고 있으면 친절한 천사를 만나게 된다는

    이야기셨는데요.  자기가 가는 방향이 아닌데도 함께 걸어가며 길을 찾아주는 사람부터 여러 천사를 만나게 된다는 엄마..


    저는 그 천사들과 엄마가 대화가 된다는 것이 더 신기했습니다.

    엄마가 오래 영어공부를 해 오시기는 했지만 55세에 시작하신 영어공부가 뭐 얼마나 꾸준히 열심히 하실 수 있으셨을 것이며

    가끔 엄마와 함께 친구들을 만나는 저로서는 엄마의 실력을 알아서 엄마의 실력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끊임없이 대화를 시도하신다는 그 엄마의 용기에 참 감탄을 하게 되는데요.


    "길을 물어보고는 거기가 2존 가격인지 3존 가격인지도 물어봤어.. 근데 내가 거기가 2존인지 3존인지 모르나? 딱 봐도 거리가 3존이야 근데 아는 문장 한마디라도 더 연습하려고 물어봤지...."


    라고 말씀하시는데 엄마한테는 표현 안했지만 정말 존경스러웠습니다.

    저렇게 용기내서 계속 노력하며 공부하는거 젊은 사람들도 쉽지 않은데 싶어서요..


    집에서도 늘 뉴스채널만 틀어놓고 영어뉴스만 듣고 계십니다.  밑에 지나가는 자막도 열심히 보시며 

    "내가 저 뉴스를 다 알아들을때 영어공부하기를 그만 둘꺼야.  근데 지금 거의 3분의 1이상은 들리는거 같어..."


    젊은 사람들도 잘 안들리는 영어를 그렇게 계속 듣고 있으라고 하면 힘들어하는데 그걸 75세 할머니가 계속 하시고 계시고 

    정말 리스닝이 많이 느셔서 제가 깜짝 놀라기도 하는데요...


    75세의 엄마가 열심히 영어공부를 하시는 이유는 여행입니다.  당신 혼자 언어에 불편없이 여행을 다녀오고 싶다고 하시는데요


    무엇보다 내가 엄마 나이가 되었을때 엄마만큼의 열정으로 삶을 살고 있기를 바래봅니다...


    "교직생활 30년은 정말 길었는데 퇴직후 20년은 정말 눈 깜짝할 새 지나간거 같어..  앞으로 얼마나 더 긴 날이 있을지 모르는데

    더 빨리 지나갈꺼니 더 알차게 영어하나라도 잘 하고 싶어..."  


    엄마의 꿈을 향해 달려가는 모습을 옆에서 볼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그런 엄마가 또 요즘 열심히 읽고 계신 "영어책 한권 외워봤니?"  

    전국 서점에서 절찬리 판매중입니다...


    저희 엄마의 이 책에 대한 서평도 재미있었는데요...  캐나다에서 한국에 지인들에게 전화하셔서 책을 추천하시며 하시는 말씀

    "지금 고등학교 1-2년 학생들이 읽으면 참 좋을 책인거 같어...  우리 또래는 안 읽어도 돼.. 읽을 필요없어..  이건 젊은애들 공부하라고 읽는 책이야...   손주들 사줘~~~  "

    아니 당신은 그렇게 깔깔 거리며 읽으셔 놓고는 왜 외삼촌한테는 안 읽어도 된다고 하시는 건지.....ㅎㅎ

    주위 사람은 나이가 들었고 본인의 나이는 생각을 못하시는 것이 엄마의 삶의 열정의 비결은 아닐지..


    오늘 도 더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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