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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3년생 이혼녀 미자. 2020. 4. 10.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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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 진짜 경치가 좋은데요. 이곳에 데리고 와줘서 고마워요."

    미자가 준비해온 점심과 간식을 먹으며 연신 미자에게 고맙다는 이야기를 하는 존이었다.

    그녀는 자신이 준비한 멸치 삼각김밥과 된장국을 맛있게 먹어주는 존이 고마웠다.
    한국식으로 준비를 했는데 두말없이 맛있다며 먹어주는 존을 보며 식성을 맞출 수 있어서 다행이다 생각이 들었다.

    "저도 존이 함께 와 주어서 너무 고마워요. 산행 끝나고 근처에 있는 한국음식점에 이른 저녁 먹으러 갈래요? 치맥 어때요?"

    "치맥? 그게 뭐에요? "
    "후라이드 치킨에 맥주를 함께 먹는 것을 치맥이라고 해요. 산행뒤에 최고죠. "
    "우와~ 치킨에 맥주라니 저야 당연히 찬성입니다."

    그렇게 치맥을 먹으러 가자로 계획을 세우고 치맥을 향해 남은 산행을 더 열심히 잘 마무리했던 두 사람이었다.

    "미자씨 차는 미자씨 집에 놓고 제 차로 가죠. 치맥먹으러 가는데 두대가 따로 갈 필요는 없지 않겠어요?"

    7시간 산행뒤의 맥주라 사실 운전 자신이 없는 미자였는데 존의 제안이 너무도 반갑고 고마웠다.

    "네 그렇게 해요. 우선 제 집으로 오세요. 그럼 집앞에서 뵈요."

    그렇게 존에게 집 주소를 찍어주고 먼저 출발을 한 그녀였다.

    그녀의 동네에서 한참 인기가 많은 음식점이라 혹시 줄이 길지는 않을까 걱정을 했는데 토요일 오후 5시쯤은 이른 저녁시간으로
    다행히 줄이 길지는 않았다.

    하지만 바로 입구 앞자리. 그나마 자리가 있다는 것에 감사하는 그녀였다.

    "혹시 어떤 치킨 드시고 싶으세요?"

    "네? 후라이드 치킨에도 종류가 있어요? 전 그냥 미자씨가 추천해 주는대로 먹을래요."
    "그럼 파닭어떠세요? 후라이드 치킨에 파가 많이 올려져 나오는 건데 맛있어요. "
    "처음 들어보는 메뉴인데 한번 먹어보고 싶네요. 그래요. 그걸로 주문해요."

    파닭과 생맥주 2잔을 주문한 미자.
    먼저 나온 생맥주를 존과 건배를 하고 한모금 마셨는데 너무 시원하다!

    "크~ 정말 시원하고 좋네요." 하는 그녀의 말에 웃으며 동의하는 그.

    그렇게 파닭을 기다리고 있는데 새로 들어온 손님중 누군가 그녀에게 아는 척을 한다.

    "미자언니 아니세요? 어머 언니 오래간만이에요~ 잘 지내셨죠?"

    헉. 이곳에서 아는 사람을 만날 줄이야... 아니 그 정도는 각오를 하고 왔었는 지도 모를 그녀였지만 정말 누군가를 만날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하고 있었기에 살짝 당황스러웠다.

    "응, 리디아~ 오래간만이네. 잘 지내지? 애들도 잘 크고 있지? 둘째 많이 컸겠다."

    제과제빵을 공부해서 마카롱과 케익을 아주 맛있게 잘 만드는 리디아. 둘째를 낳았다는 이야기만 듣고 바빠서 만나지 못하고 있던 그녀를
    여기서 마주칠 줄이야.

    반갑지만 뭐라고 길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닌것 같아서 나중에 연락하자 하는 가벼운 인사를 하고 그녀를 보냈다.
    리디아 눈에 가득한 여러 질문을 보았지만 그냥 무시해 버린 미자였다.

    미자가 이렇게 남자와 함께 있는 모습을 아는 사람에게 보여지게 된 것은 처음이었다.
    새삼스레 정말 남자를 만나는 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존과 함께 있는 모습을 보이게 된다는 것에 대해 생각을 해 보는 미자였다.
    그래도 존이 잘생긴 남자라서 다행이다 하는 아주 유치한 생각과 함께.

    "우와~ 파닭이라는 거 처음 먹어보는데 정말 맛있네요. 치맥 참 마음에 들어요"

    그녀가 존을 아는 사람에게 소개를 시키지 않는 모습에 대해 무슨 말을 할 수도 있을 텐데 그냥 별말없이 파닭을 맛있게 먹는 그가 고마웠다.

    "오늘 산행 어땠어요? 존?"
    "아주 좋았어요. 내일 아침에 잘 걸을 수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하하 이런 좋은 코스로 데려와준 미자씨한테 고마워요."
    "저도 존이 함께 해 주어서 참 고마웠어요. "

    치맥을 맛있게 먹으면서도 입구부터 식당 바깥으로 늘어나는 줄을 보며 일찍 오길 잘 했다 생각이 드는 그녀였다.
    "다 먹었으면 일어날까요? 기다리는 줄이 너무 많네요. ㅎㅎ "
    "제가 계산하고 갈테니 미자씨는 먼저 나가서 기다리세요. 그럼 직원분이 테이블을 빨리 치우실 수 있을테니요."

    그의 말에 식당밖으로 나와 그를 기다리던 그녀는 그의 이런 작은 세심한 타인에 대한 몸에 배어있는 배려들이 참 마음에 들었다.

    "이거 집에 가져가서 아이 저녁으로 주세요."
    계산을 마치고 나온 존이 손에 들고 있던 비닐봉투를 미자에게 내밀었다.

    "네? 이건?"

    산행에 치맥까지 하고 집에가서 아이의 저녁을 챙겨야 하는 미자가 힘들꺼라는 생각에 그가 그녀를 위해 주문해 두었던 치킨이었다.

    "고마워요. 덕분에 저녁한끼 해결했네요. 아이가 정말 좋아하는 치킨인데...."

    미자를 집에 데려다 주고 잘 들어가라는 악수만 하고 떠나는 존의 차를 보며 만감이 교차하는 그녀였다.

    존과의 데이트가 늘어날 수록 미자의 마음도 복잡해져만 갔다.
    그러지 말자고 무척 노력을 하는 데도 말이다.

    미자의 첫번째 키스는 대학교 1학년때 복학생 오빠였다.
    유덕화처럼 잘생겨서 미자의 여고 앞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대학생오빠로 미자의 여고에서도 인기가 엄청 많았던 6살많은 복학생.
    알고 지낸지 1년만에 그 남자의 마음을 받아들였던 미자는 첫사랑에 마냥 가슴설레여 하던 철부지 신입생이었다.
    데이트를 하고 집으로 데려다주던 길에 그 오빠는 갑자기 미자를 어두운 골목길로 이끌었고 거기서 놀라서 어쩔줄 몰라 하던 그녀의 첫 입맞춤을
    가져갔다.

    그 첫번째 입맞춤으로 미자는 몇일동안 심장이 쿵쾅거리는 경험을 했었고 사랑이라는 감정이 가져다 주는 행복감에 취해 그렇게 첫사랑을
    키워가고 있을때 일단 아버지께 사귀는 사람이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결혼 허락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해서 말씀을 드렸고
    그 남자의 학벌과 집안 조건을 물어보시던 아버지는 그 남자는 안되니 헤어지라고 하셨다.

    어린마음에 너무 사랑하는 사람이었지만 아버지가 결혼 할 사람으로 안된다고 하시니 헤어져야 한다고 생각을 하고 그 남자에게 헤어지자고 했던 미자.
    처음으로 남자가 울면서 매달리는 모습을 본 그녀였다.
    아직 사귄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나이도 어린데 왜 결혼을 생각하며 헤어져야 하냐고 자기는 그럴 수 없다고 매달리는 그 남자를 보면서
    자신이 너무 잘못하는 것 같은 죄책감이 들었던 미자. 몇달 뒤면 유학길에 오르는 사람이었기에 그럼 유학을 갈때까지만 사귀다가 유학가고 나면
    헤어지자는 생각으로 다시 만나기로 했던 그녀였다.

    그로부터 몇주뒤 어느 여자의 연락을 받은 미자는 많이 놀랐었다.

    "오빠가 당신이 너무 어려서 당신한테 이야기를 못하겠다고 하는데 제가 오빠랑 사귀어요. 그러니 옆에서 좀 사라져주시죠?
    오빠 말로는 당신이 엄청 따라다니고 매달린다는 데..."

    미자가 먼저 헤어지자고 했고 그럴 수 없다고 미자를 너무 사랑한다고 제발 헤어지지 말자고 울며 매달린 사람은 오빠였는데.
    이건 무슨 황당한 상황인지....

    그렇게 놀라서 그 사람에게 연락을 했던 미자는 그 여자의 말이 다 사실이고 자신은 할말이 없다는 말만 들었고 그 어떤 이유도 설명도 듣지 못한채
    첫사랑의 이별을 맞이해야 했었다.

    미자의 첫사랑이 바람을 핀 사람이어서 미자의 전남편도 바람을 폈을까?
    그때를 생각하면 씁쓸한 생각이 드는 미자였다.

    아무튼 미자는 늘 남자들이 주도하는 혹은 남자들이 미자를 좋다고 하는 연애를 했었고 결과도 남자들이 내리는 인생을 살았었다.

    이혼을 하며 더는 그러고 싶지 않다고 생각을 해서 데이팅앱에서 많은 남자들이 좋다고 해도 딱 미자의 마음대로 사람을 만나고 헤어지고를 하고 있었던
    미자였는데.

    이렇게 만남을 계속 지속하면서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은 존이 처음이다.

    하지만 미자의 컴플렉스가 미자의 발목을 잡고 있었다.

    18년의 결혼 생활을 하기는 했지만 전남편과는 아이를 가진 이후로는 거의 한 침대에서 잠자지 않았던 미자.
    그녀의 전남편은 미자와의 잠자리를 좋아하지 않았고 늘 미자에게 그녀가 문제가 있어서 자신이 밖으로 돌 수 밖에 없다고 이야기를 하곤 했다.
    미자는 그녀의 전남편의 욕구를 채워주지 못하는 부인이었다. 전남편의 말에 따르면.

    남자경험이 없는 미자는 그걸 받아들이고 살 수 밖에 없었다. 몰랐으니까.
    미자가 부족해서 전남편이 바람을 피는 거라 생각하고 용서를 하며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전남편과 마지막 상간녀와의 몇달치 카톡을 보게 된 후 모든 것을 그만하고 싶었던 미자는 본인의 인생에 남자는 더 이상 없다고 생각하고 이혼을 하고 삭발을 하기도 했었다.

    시간이 약이라고 시간이 흐르고 머리도 길어서 다시 여자로 예뻐보이고 싶고 사랑받고 싶은 미자였지만 다시 누군가를 만나서 혹시라도
    잠자리를 하게 되고 또 그 남자도 미자와 잠자리를 하고 나서 미자가 별로라서 그녀를 떠나지는 않을까 하는 슬픈 생각이 그녀를 떠나지 않았다.

    사실은 그래서 보수적이라는 핑계를 방패삼아 남자들과 잠자리는 하지 않으려고 연애를 안하고 있었는 지도 모를 일이었다.

    20대의 연애는 혼전순결을 핑계로 결혼할때까지 잠자리를 하지 않으면서 연애를 할 수 있었지만 애딸린 이혼녀가 혼전순결을 이야기 하며
    재혼할때까지 잠자리 없는 연애를 원한다고 하기에는 미자는 재혼을 원하지도 않았다.

    존과 계속 함께 하고 싶은 이유가 그 산속에서의 포옹을 존은 충분히 키스로 이어갈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거기서 그만 끝내주는
    사람이어서 인것 같은 그녀였다.

    혹시 존이라면 잠자리를 하지 않고도 연애를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럼 미자에게 실망하지 않고 계속 함께 할 수 있는 거 아닐까.

    그가 미자에게 실망을 할 꺼리라고는 그것밖에 없는 듯 그 생각에 사로잡히곤 하는 미자는 마음이 복잡했다.
    그리고는 그냥 그와 함께 할 수 있는 모든 순간과 시간을 누리리라 마음먹었다.

    헤어지게 되더라도 후회하지 않게 함께 할 수 있는 모든 시간의 행복을 누려보리라 마음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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