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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3년생 이혼녀 미자. 2020. 3. 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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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자가 처음부터 데이팅앱에서 편하게 남자들에게 관심을 표현하고 했던 것은 아니었다.

    한국에서 여중,여고,여대를 나오고 25살에 결혼을 해서 18년을 전업주부로 살았던 미자는 처음엔 데이팅앱에 가입하는 것도 무서웠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아무리 둘러봐도 자연스럽게 남자를 만날 수 있는 틈이 미자의 삶에서는 보이질 않았다.

    우선 미자의 나이상 남자들이 미자가 싱글인지 아닌지를 알 수 가 없기에 자연스럽게 말을 걸어오는 것도 불가능한 일이었다.
    특히 집,교회,일만 오가고, 일터에도 남자는 없는 일터에서 일을 하는 미자였다.

    먼저 데이팅 앱을 사용해 보았던 선배 이혼녀의 조언을 받으며 조심스레 데이팅앱의 문을 두드렸던 미자가 처음 맞닥드린것은
    30대 초반의 젊은 남자들의 대시였다.

    물론 그녀가 처음부터 30대 초반의 젊은 남자들을 만나려고 한 것은 아니었다.

    그녀는 채팅이나 대화를 하는 것 보다는 한번이라도 만나서 커피를 마시며 사람을 직접 보는 것이 그 사람을 조금이라도 더 알아볼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을 해서 채팅이나 대화를 길게 하는 것 보다는 통화를 해 보고 괜찮다 생각이 들었던 사람들에게 만나서
    커피를 한잔 마실것을 먼저 제안하고는 했는데,
    미자가 사는 동네 커피숍으로 와 달라고 하면 30대 후반 이상의 남자는 자기가 살고 있는 동네로 오기를 요청하거나 아니면 중간에서
    만나자고 제안을 하는 것이었다.

    아직 구식적인 사고방식이 남아있던 그녀로는 그런 제안을 하는 남자는 그냥 안 만나는 것으로 하고 만날 대상에서 삭제를 시켰었다.
    남녀가 처음 만나는데 여자 동네로 와서 차를 한잔 마실 정도의 미자에 대한 관심이 없는 사람은 만날 필요가 없다는 게 미자의 생각이었다.
    그만큼 그녀는 아직도 그녀가 연애를 했던 20대 때의 사고 방식에 갇혀 있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그러다 보니 미자의 동네 커피숍으로 와서 커피를 마시겠다는 사람들은 신기하게도 다 30대 초반 이었다.
    남자가 30대 중반만 넘어가도 두 사람사이의 중간에서 만날 것을 제안하거나 자신들의 동네로 올것을 권하기도 하며 한번에
    미자의 동네로 와서 차를 마시겠다는 사람은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30대 초반의 젊은 남자들을 만나게 된 것이었다.

    처음에는 신기함에 그리고 호기심에 한두명의 젊은 남자들과 커피를 마셨던 미자는 그들을 통해 요즘 젊은 사람들의 연애 현실을 알 수
    있었다.
    어떤이는 하룻밤의 즐거움을 위해 나오기도 했고 어떤이는 진지하게 연애를 할 상대를 찾고 있기도 했다.
    하지만 하룻밤의 즐거움을 위해 나오는 이 조차도 대낮에 커피 한잔을 하면서 이야기를 하다보면 솔직하게 원하는 바를 말해주고
    그녀의 거절을 쉽게 받아주어서 고마웠다.

    처음 만나는 이와는 커피는 일요일 오후 2-4시로 정해두고 있던 미자였다.

    너무도 순진한 미자에게 데이팅 앱을 통해 만났던 어떤 남자는 데이팅앱들의 분석 보고서까지 만들어주며 이런 저런 것을 조심하되
    계속 해서 좋은 사람을 찾아보라고 조언까지 해 주었다. 그 남자는 데이팅앱에서 거짓 이름을 써 놓고 있었는데 만났을 때
    사실을 이야기 해 주며 자신이 거짓 이름을 데이팅앱에 쓴 이유는 이름을 검색하면 사진과 함께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나오는
    사람이기 때문이라고 하며 자신의 진짜 이름으로 인터넷 검색을 해 주었는데 의학박사에 노벨상 시상식장도 초대받아서 가 본적이
    있는 사람이라고 기사가 그의 사진과 함께 이야기 해 주고 있었다. 일하고 있는 병원에서 사람을 만날 생각 안하시냐고 물었더니
    직장에서 누군가를 만나다 헤어지면 일할때 관계가 껄끄러워져서 싫다는 이야기를 하며 참 많은 조언을 주었던 사람.

    무엇보다 데이팅앱을 통해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서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좋았던 미자는 그 뒤로 데이팅 앱을
    연애를 하기 위한 도구로 이용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 그냥 지루한 일상에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용도로
    이용하고 있었다. 그리고 사회적으로 위치가 있는 사람일 수록 앱상에서는 거짓 이름과 거짓 프로필로 그냥 평범한 사람인척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게 재미있었다. 혹시라도 만남까지도 이어지지 않을 사람에게는 스스로를 드러내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그들이었다. 그래서 만나서 얼굴보고 차라도 한잔 하게 되면 그때서야 자신들의 진짜 이름이나 직업을 이야기 해 주는
    사람들.

    책을 읽는 것보다 사람을 만나서 간접경험을 하는 것을 더 좋아하는 그녀는 다양한 직업의 다양한 고민을 가지고 동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사람들과의 대화가 언제나 흥미로웠다.

    그리고 그녀의 나이보다는 사진만 보고 대시를 하는 남자들이 많다는 사실은 전남편의 반복된 외도로 한 이혼을 통해 한없이 떨어져있던
    그녀의 외모에 대한 자신감을 올려주는 아주 좋은 계기가 되었다.

    그녀의 전남편의 마지막 외도 상대가 젊은 여자였고 늘 그녀에게 살쪘다 못생겼다 이야기하던 사람과의 긴 시간동안의 결혼 생활은
    그녀의 외모에 대한 자신감을 무척 낮게 만들어 놓았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녀에게 젊은 남자들로 부터 예쁘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데이팅앱은 꼭 백설공주 계모의 거울같았다.

    하지만 그들이 어리고 예쁜 여자는 원하는 게 많거나 자기들 처럼 평범한 직업의 돈이 없는 남자는 만나고 싶어 하지 않아서 나처럼 나이는 많지만 어려보이고 예쁜 여자를 만나고 싶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요즘의 연애세태가 안타깝기도 했다.

    그리고 예쁘고 직업 좋은 30대의 미혼여성들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그들이 연애할 상대가 없다고 한탄하는 것도 이해가 되었다.
    그들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좋은 가정을 꾸리고 싶은데 생활비가 아주 많이 드는 밴쿠버에서 그들이 원하는 대로 살기위해서는
    돈 많은 남자를 만나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그런 사람은 별로 없거나 돈이 많은 남자는 착하지가 않고 착하고 돈 없는 남자는 아쉽지만
    그들이 원하는 삶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아니기에 그런 사람들을 만나려 하지 않는 다는 사실이 안타깝기만 현실이었다.

    이런 저런 만남을 통해 30대 초반의 남자들은 연애를 하고 싶어하지만 아이를 낳고 가정을 꾸리고 싶은 나이대의 사람들이라 그녀와
    맞지 않고 40대 초반의 남자들은 아이가 아직 어리거나 아님 어린 여자를 만나고 싶어한다는 것을 알게 된 미자는 데이팅앱을 통해
    누군가를 만난다는 것을 포기하고 있었을 때 그 남자의 사진이 눈에 들어왔었다.

    서로의 관심을 확인한 다음 통화를 하기로 한 다음 이름을 보니 일본인이다.
    한,중,일 중에서 일본 남자가 제일 안좋다고 그녀가 늘 주변 동생들에게 이야기해주곤 했었는데... 이런...

    데이팅앱에는 이혼이나 다른 정보에 대해 쓰는 곳이 없어서 그런 정보가 올라가 있지 않기에 먼저 늘 남자들에게 이혼을 했고 아이가
    있다는 이야기를 먼저 하는 그녀였다.

    그래서 이 남자와도 통화를 하며 그런 이야기들로 시작을 했던 것 같다. 남자는 괜찮다고 자기 엄마도 자기가 어렸을때 이혼을 하고
    총각이셨던 계부를 만나 결혼을 하셨다고 이야기를 하며 자기 밑으로 나이차이 많은 여동생이 2명있다는 이야기를 했다.
    남자는 친부가 일본인이지만 친모가 백인 캐네디언으로 혼혈이었다.
    미자가 농담처럼 한,중,일 남자중에 일본 남자가 제일 별로라고 했을때 자기는 백인 부모님이 키워주셨으니 일본인이 아닌 캐네디언이라며 그녀의 투정을 부드럽게 받아 넘길 줄도 아는 사람이었다.

    그 뒤로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 통화를 마쳤을 때는 떨리는 마음으로 전화를 받은 지 2시간이 지나고 난 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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